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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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에이전트] ⑨ FIFA의 빈틈을 노린 보스만과 웹스터

기사입력 2010.08.18 14:40 / 기사수정 2010.08.18 15:29

전유제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최근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은 K 리그를 발판 삼아 해외 진출이 빈번해 졌습니다.

이미 일본, 네덜란드에서 성공한 뒤 잉글랜드 무대까지 진출해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만 아니라 월드컵이 낳은 스타 기성용, 차두리(셀틱)는 스코틀랜드리그까지 진출했죠. 또 프랑스리그의 박주영(AS 모나코)과 어린 독일 분데스리가의 손흥민(함부르크)까지 굵직한 유럽 리그에 대한민국 선수가 뛰고 있어 개인적으로 기쁩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가까운 J 리그에는 최근 진출한 이천수(오미야)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까지 진출해 있고 심지어 중동으로 이영표(알 힐랄. 사우디), 이정수(알 사드. 카타르), 조용형(알 라이안. 카타르)이 진출하며 강력한 해외파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국내에서 뛰던 선수들이 FIFA 규정에 합당한 절차를 밟으며 해외 진출에 성공했고 그곳에서도 맹활약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모든 조직과 규정에는 틈이 있기 마련이죠.


그 틈을 절묘하게 이용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하게 이용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더욱이 FIFA는 규정의 빈틈을 이 사람들의 이름을 사용한 규정을 만들어 메웠죠. 바로 보스만과 웹스터가 그 주인공입니다.



보스만룰

장 마르크 보스만은 벨기에 선수로써 벨기에 프로축구팀 RC 리게에 1990년 6월 말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계약이 만료되기 전 리게 구단은 70% 정도의 연봉 삭감을 제시했고 이에 팀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보스만은 프랑스 리가의 덩케르크로 이적하게 됐습니다.

물론 아직 리게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기에 이적료 문제는 불거져 나왔고 다행히 리게와 덩케르크간의 이적료 문제는 깔끔히 해결됐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벨기에 축구협회의 ITC 문제가 걸림돌로 드러났고 설상가상으로 덩케르크가 적자 난에 허덕이며 이적료를 충당할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죠. 결국, 보스만은 자국 3부리그 외에는 뛸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했고 어처구니없이 보스만은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보스만은 계약 종료를 앞둔 선수가 이적료 등의 문제와 상관없이 팀을 옮길 수 있고 3명의 외국인 선수와 2명의 준외국인선수(5년 이상 거주)외에는 무조건 국내 선수로 채워야 한다는 3+2 제도에 대해 소송을 걸었습니다.

보스만은 험난했던 재판에서 승리를 얻어냈고 이로써 유럽의 모든 축구 선수들은 자유를 허락하게 됐습니다 위에 언급한 그대로 이적 종료를 앞둔 선수는 자유롭게 다른 팀과 접촉할 수 있게 됐고 3+2 제도는 없어졌습니다.

이후 FIFA는 FIFA 규정 2005년 판부터 선수 이적 규정 제18조에 "선수 계약이 만료되거나 만료 6개월 이내에 소속팀에 통보 후 절대적으로 타 팀과 협상 및 체결할 수 있다. FA로써 이적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보스만룰을 정확히 명시해 놨습니다.



웹스터룰

스코틀랜드 축구 선수 앤디 웹스터는 지난 2006년 8월 EPL 위건으로 이적하면서 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전 소속팀인 스코틀랜드리그의 하츠에서 구단과의 불화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웹스터는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위건과 계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불화였지 실력은 출중했던 웹스터이기에 하츠 입장에서는 억울한 심정이었죠.

웹스터의 에이전트는 FIFA 규정 21조에 선수 보호 기간을 이용했습니다. 28세 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3년, 28세 이후에 체결한 선수는 2년이 지나면 보호 기간이 종료됩니다. 말 그대로 나이가 어리면 오랫동안, 아니면 짧게 적어도 계약한 팀에서는 무조건 있어야 되는 것이죠. 이적 절대 불가입니다. 이적하려면 계약 후 2~3년 후에 이적할 수 있습니다.

웹스터는 2007년 6월까지 하츠와 4년 계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위건 이적 당시 계약 기간 3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기에 위건은 하츠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전까지 이적료 액수는 잔여 계약 기간의 임금 상당액이면 됩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바로 소송 원인이 된 것입니다.

2001년 7만 5천 파운드의 이적료로 웹스터를 데려온 하츠는 200만 파운드 정도의 이적료를 기대했지만 위건은 이에 불만을 가지고 트집을 잡자 하츠는 바로 소송을 걸어버립니다.

소송에서 패한 하츠는 웹스터의 연봉인 50만 파운드만 받고 위건으로 넘겨줘야만 했습니다.

잔여기간 연봉과 이적료의 차이가 크지 않는 고액 연봉 선수를 소유한 클럽에는 이 규정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몸값이 급등한 어린 선수의 경우 기존 연봉이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클럽이 선수를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만약의 경우 이적료를 제대로 챙기려면 세밀한 재계약 전략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웹스터룰은 보스만룰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잔여기간 연봉 보상 의무를 진 채 새로운 클럽을 차아야 하기 때문에 고액 연봉 선수들이 FA를 선언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따르는 것이죠.

그러나 이 룰은 이적료의 의미를 크게 약화시키면서 선수들의 클럽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됐을 뿐만 아니라 임금 협상에도 도움을 주게 됐습니다.

거대한 축구 조직체인 FIFA도 보스만과 웹스터에는 두 손 두발 다 들면서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선수와 에이전트는 머리를 맞대고 FIFA 규정의 빈틈을 노렸고 결국 FIFA는 이를 인정하면서 급하게 새로운 규정을 업데이트하는데 불과했죠.

어떻게 보면 보스만과 웹스터, 그리고 에이전트는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FIFA 규정에 적합한 이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하고 앞선 상황에서 이적할 수 있도록 FIFA 규정을 꼬집었으니 말이죠.

이처럼 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집니다. 계속해서 해외 리그만 이야기했는데 우리 K 리그 역시 상황은 같습니다.

그럼 다음 이 시간에는 K 리그의 경기가 치러지기 전에 준비 과정을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박주영, 블라터 회장, 웹스터 ⓒ 엑스포츠뉴스 DB, FIFA 홈페이지 캡쳐]

 



전유제 기자 mag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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