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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일고 최재호 감독의 세계 청소년 야구 뒷이야기

기사입력 2010.08.17 13:03 / 기사수정 2010.08.17 13:0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제24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가 끝난 지 2주가 지났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일고 최재호 감독은 여전히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10-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호주와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7위로 대회를 마감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아쉬움이 많이 남을 만한 성적이었다.

최재호 감독 역시 이에 동의한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협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기를 펼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안할 따름"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선수의 기량이 아닌 사령탑의 작전 미스로 놓친 경기가 있었기에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는 "2012년 대회에서 기회가 또 다시 찾아온다면, 그때에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여 대표팀 사령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최 감독은 경기에서 잘 풀리면 그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잘 안 풀리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리는 전형적인 ‘덕장’이다. 이에 최 감독은 지난해 1, 2학년을 주축으로 하여 팀을 청룡기 정상에 올려놓은 바 있다. 다음은 세계 청소년 대회를 마친 이후 수원야구장에서 만난 최재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 세계 청소년 대회를 소화하느라 정말 애를 많이 쓰셨다.

“준비과정에서부터 상당히 좋았단 대회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다 잘 해주었고, 행정적인 부분 역시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또한, 눈 뜨면 아침부터 움직여 준 전력분석원들의 노고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 대회를 7위로 마쳤는데,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성적에 대한 것인가?

“그것도 그렇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경기를 했다는 것이 모두에게 미안하다.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특히, 선수단에 미안하다.”

-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이 잘 안 풀렸나?

“솔직히 해외로 나가다 보면, 우리가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다. 그 점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점을 먼저 내면서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했어야 했는데, 3~4점 내는 야구를 한 것이 결과론적으로 실수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노아웃 2루 상황에서 주자를 3루로 보내고 1점을 선취하는 야구를 했다면 경기가 잘 풀렸을 텐데, 작전 미스로 이를 놓쳤던 경기가 있어서 아쉬웠다. 상대방의 수비 포메이션을 너무 빨리 읽어 생긴 실수였다. 결과론적으로 1점을 먼저 내는 야구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 투수 쪽은 어떠했는가?

“투수들의 볼 배합 문제도 드러났고, 실제로 투수들이 많이 속상해 하는 모습이 눈에 잡히기도 했다. 정말 안타깝다. 아마 시간이 가도 못 잊을 것 같다.”


▲ 신일고와 대구고의 봉황대기 8강전은 ‘신-구 국가대표 감독’ 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대구고 박태호 감독(사진 좌측)은 지난해,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신일고 최재호 감독(사진 우측)은 올 시즌,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 통상 대표팀은 고교 3학년생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2학년이 두 명(신일고 하주석, 경기고 강진성)이나 포함됐다.

“솔직히 저학년을 한, 두 명 더 뽑아 가고 싶었다. 그러나 (하)주석이나 (강)진성이는 1학년때부터 주전으로 출전했던 선수들이었기에 쉽게 발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욱 아쉬운 것은 좌타자가 너무 많다 보니, 작전 수행에 부담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포수를 세 명 발탁했다. 지명타자나 1루수로 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빠른 야구를 펼치는 데에 제한이 되다 보니,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좌타자들을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 쿠바전 승리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공감한다는 듯) 그렇다. 쿠바전 승리 이후 선수들의 자신감이 상승했다.”

- 3연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는가?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나를 포함하여 코칭스태프 모두가 3연패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 2012년 대회는 국내에서 개최된다. 그때 다시 사령탑 제의가 들어오면, 받아들이겠는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며) 2012년에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올 시즌 경험을 토대로 더 멋있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 기회가 온다면, 올 시즌 성적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지니고 있다.”

[사진=신일고 최재호 감독/대구고 박태호 감독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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