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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프리뷰] 치바스 VS 인쩨르나씨오날

기사입력 2010.08.11 17:14 / 기사수정 2010.08.11 17:14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올해 여름(남반구의 겨울)의 축구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오는12일(이하 한국 시각)과19일 오전, 멕시코의 과달라하라와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에서는 남미 클럽축구 최대의 제전 코파 산탄데르 리베르타도레스(이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의2010년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 결승의 주인공은 멕시코의 치바스 과달라하라(이하 치바스)와 브라질의 인쩨르나씨오날이다. 치바스는 ‘순수’멕시코 국적의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멕시코 축구의 ‘자존심’격인 클럽이고 인쩨르나씨오날은 그레미우와 함께 브라질 남부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클럽이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이룩한 업적은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인쩨르나씨오날은 지난2006년 대회에 비로소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다른 브라질 명문 클럽보다 빈약한 발자취를 남겼다. 치바스의 경우, 지난2005년과2006년 대회에서 연달아4강에 진출한 것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야말로, 양 클럽이 국내무대에 한정돼 있던 자신들의 업적을 남미 무대로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또한 치바스와 인쩨르나씨오날은 단지 클럽의 자존심을 넘어서 멕시코와 브라질 리그의 명분을 짊어지고 있다.
 
치바스는 지난2001년 대회의 크루스 아술 이후9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멕시코 클럽으로, 멕시코 축구가 처음으로 남미 무대를 제패할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겠다는 각오이다. 멕시코 축구는 지난1990년대 이후 코파 아메리카(1993년 참가)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1998년 참가)에 참가했지만 두 대회서 준우승만 세 차례 경험했을 뿐, 아직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가장 최근의 브라질 클럽으로 우승을 차지한 인쩨르나씨오날은4년 만에 대회 우승컵을 브라질로 가져오겠다는 각오이다. 브라질 세리에-A는 지난5년간, 마치UEFA 챔피언스리그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처럼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브라질 클럽의 독무대로 만들었지만, 2006년의 인쩨르나씨오날을 제외하고 매번 우승의 몫은 非 브라질 연대의 마지막 생존자에 돌아갔다. (2007년 보카 후니오르스, 2008년 리가 데 키토, 2009년 에스투디안테스 우승)
 
코파 리베르타도레스2010 대회 역시 브라질 대 非 브라질의 구도는 여전했다. 대회에 참가한5팀의 브라질 클럽 중, 16강에서 같은 브라질 팀에 덜미를 잡힌 코린찌안스만이 유일하게8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스페인어권 남미 측에서도 중요한 성과는 있었다. 칠레의 우니베르시닷 데 칠레가 아드리아누와 바그네르 로베의 황금 투톱을 보유한 플라멩구를8강에서 완파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양측을 대표하는 한 팀이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통해2010년 남미 클럽 축구의 최강을 가리는 일전을 남겨놓고 있다. 치바스는 지난16강전에서 대회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벨레스 사르스피엘드(아르헨티나), 8강에서 파라과이 최강 리베르탓, 그리고4강에서 이번 대회 최대의 다크호스로 꼽히던Univ. 데 칠레를 연파하고 非 브라질 연대의 대표자가 되었다.
 
인쩨르나씨오날은16강과8강에서 아르헨티나 챔피언 반피엘드와 지난 대회 우승팀 에스투디안테스를 연파하며 브라질 최고의 라이벌, 아르헨티나 축구를 이번 대회에서 몰락시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 안드레스 달레산드로, 파블로 기냐수 등 팀의 ‘아르헨티노’3인방이 아르헨티나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 마지막 클라시쿠 브라질레뉴(영어식으로는 브라질더비)로 펼쳐진4강전에서 혈투 끝에 상파울루를 원정 다득점으로 제압하며2010년, 브라질의 최종 대표로 선정되었다.

 
과연, 치바스가 고지대와 장거리 이동의 이점을 안고 치러지는 홈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며 멕시코 축구의 첫 남미 제패라는 역사를 창조할지, 인쩨르나씨오날이4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낼지, 2010년 남미 최고 클럽의 주인이 누가 될지에 커다란 관심이 쏠린다.
 
주목할 선수
 
-치바스-
 
오마르 브라보(공격수, 30세)
 
지난 독일 월드컵 이란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우리에게 익숙해진 선수이다. 멕시코 클라우수라(후기리그) 2007 득점왕을 차지하며2008년, 라 리가 데포르티보 라코루냐로 이적했지만9경기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이듬해 고국 무대로 복귀하고 말았다.
 
복귀 후에도 예전의 날카로운 득점력을 상실하며 팀의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지만, 하비에르 에르나네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이후, 팀의 공격을 전담하며 완벽히 부활했다. 16강 벨레스전과8강 리베르탓전에서 연달아 두 골을 기록하며 치바스의 역사적인 결승 진출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조니 마가욘(수비수, 28세)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멕시코 대표팀 수비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정작 본선에서1분도 뛰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중앙 수비수치고178cm라는 단신이지만 ‘철의 기사’라는 별명답게 강인한 수비로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선수이다. 건실한 수비뿐만 아니라4강전 칠레 원정에서 기록한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치바스의 결승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루이스 에르네스토 미첼(골키퍼, 31세)
 
비록, 멕시코 대표팀에서 오스카르 페레스에 이은NO.2로 쓰였지만 이번 대회 숱한 선방으로 명실상부한 과달라하라의 수호신임을 증명했다. 치바스가 결승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골 결정력의 우위를 가져간 것이 미첼의 수준을 증명하는 척도이다.
 
-인쩨르나씨오날-
 
안드레스 달레산드로(미드필더, 29세)
 
2001년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하비에르 사비올라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안드레스 달레산드로가 어느덧30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상대의 예측을 뛰어넘는 천재적인 패싱력과 날카로운 왼발은 여전히 한순간에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하다.
 
2008년,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남미로 귀향길에 오른 달레산드로는 산로렌소를 거쳐 같은 해 여름, 현 소속팀 인쩨르나씨오날에 입단했다. 올해 초,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다소 부침을 겪는 모습을 보였지만 신임 감독 셀소 루소의 신임을 받으며 다시금 인쩨르나씨오날의 공격 지휘관 역할을 되찾고 말았다. 비록 이번 대회 득점은 없지만, 지난4강 상파울루전에서 팀이 기록한 두 골 모두를 도우며 자신의 옛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알렉상드루(공격수, 29세)
 
이번 대회 득점은4골에 불과,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이지만 지난 시즌 브라질 전국 리그에서16골로 득점5위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6골(13R 진행)로 득점1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 무대 경험은 지난2006-07 시즌 스포르팅 리스본에서의 활약이 유일하지만 당시, 리그에서8골을 득점하는 준수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183cm, 80kg의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강력한 슈팅이 일품이다.
 
하파에우 소비스(공격수, 25세)
 
2006년 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스페인으로 건너갔던 하파에우 소비스가4년 만에 인쩨르나씨오날로 복귀했다. 레알 베티스에서 강등을 경험하는 등,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스페인 생활이었지만 하파에우 소비스의 소중한 우승 경험은 팀의 젊은 공격진에 커다란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팀플레이에 원활히 녹아 들어가기에 아직 시간이 부족하므로 조커로서 후반 교체출전이 유력하다.  

[사진: 인쩨르나씨오날 결승 진출의 주역, 안드레스 달레산드로(C) 인쩨르나씨오날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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