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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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 두산의 미묘한 변화

기사입력 2010.08.03 08:33 / 기사수정 2010.08.03 08:3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두산 베어스가 변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철저하게 상대팀을 타력으로 깨부수는 야구를 했으나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7월 들어 타선이 부진한 대신 마운드는 살아났다. 타력보다 마운드의 안정성이 높은 건 야구의 진리다.

마운드 UP 타선 DOWN

두산 타선은 시즌 초반부터 대단했다. 상-하위 타선이 따로 없었다. 중심 타선은 롯데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했고, 하위타선은 투수에게 가장 부담스럽다. 팀 타율이 4월 2할8푼(1위), 5월 3할7리(1위), 6월 2할7푼8리(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7월 두산의 팀 타율은 2할5푼7리로 리그 6위에 그쳤다. 팀 득점도 19경기에서 99점에 그쳤다. 특히 두산의 장점이었던 장타율이 4할1푼2리에 그쳤다. 월간 타격 10걸 중 두산 타자는 김동주(3할3푼9리)뿐이었고, 월간 타율 3할을 넘긴 선수도 김동주를 포함해 김현수(3할3리) 외에는 없었다.

그렇다면 두산의 7월 성적이 곤두박질쳤을까? 아니다. 두산은 7월 11승 7패 1무를 기록하며 삼성에 이어 2번째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2위 자리를 삼성에 뺏겼으나 이는 삼성의 초상승세였을 뿐, 두산의 승수 쌓기 페이스 자체가 크게 흐트러진 것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때맞춰 살아난 마운드 덕분이다. 두산 마운드는 6월 이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현재 두산의 팀 평균자책은 4.66으로 4위. 4월 4.14(5위) 5월 6.43(최하위)을 기록했으나 6월 3.84(3위), 7월 4.32(4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7월에는 2위 넥센의 4.31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에이스 히메네스는 7월 3승 평균자책 1.29를 기록했으며, 김선우도 7월 3승 평균자책 4.13으로 괜찮았다.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원투펀치의 위력이 좋아졌다. 구원진도 고창성이 7월 4홀드 평균자책 1.69로 분투했다. 타선이 처지기 시작했던 6월부터 공교롭게도 마운드가 좋아지고 있다.

정말 바람직한 현상인가

두산은 결국 시즌 내내 타선과 마운드가 고루 힘을 지탱했다. 투타 밸런스가 깨지지 않으면서 현재 2위 다툼이 가능한 원인이 됐다. 그러나 두산 마운드는 올 시즌 핵심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벌어져 있다. 6,7월에도 그러한 현상은 완화되지 않았다.

선발진 후미의 임태훈-홍상삼은 여전히 안정성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셋업맨 정재훈마저 피로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히메네스-김선우-이용찬-고창성-이현승 등 핵심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이들 외에는 딱히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게다가 확실히 타선은 6,7월 들어 무뎌졌다.

타력보다 안정성이 높은 마운드가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지만,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자체가 시즌 막판 총력전이나 임기응변 상황에서 약점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우승을 노리기에는 마운드의 힘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겉보기에는 타선 의존도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두산은 타력의 팀이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았다.

두산은 확실한 원투펀치와 마무리가 있지만, 원투펀치와 마무리가 총력전으로 진행되는 정규시즌 막바지 모든 경기를 책임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쟁자 SK와 삼성은 두산보다 전체적인 마운드의 짜임새가 좋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도 SK와 삼성의 마운드 물량공세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두산이 겉보기에는 ‘투고 타저’로 팀 컬러가 바뀐 듯하지만, 대권 도전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경문 감독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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