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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석진욱, 연패에 빠진 남자배구 건졌다

기사입력 2010.08.02 09:38 / 기사수정 2010.08.02 12: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돌도사' 석진욱(34, 삼성화재) 연패의 늪에 빠진 한국 남자배구를 살려냈다.

지난 1일, 이란 우르미아에 위치한 가디르 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배구 선수권대회' B조 예선전 1차전에 출전한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세크스코어 3-2(25-18, 23-25, 25-17, 21-25, 17-15)로 누르고 이번 대회 첫 승을 올렸다.

지난 2009-2010 V리그 시즌을 마친 뒤, 각 팀에서 소집된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극심한 침체에 빠졌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FIVB(국제배구연맹) 2010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출전한 한국은 같은 조에 편성된 네덜란드와 불가리아, 그리고 브라질에게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2연패를 당했다.

월드리그 출전사상, 최악의 성적을 낸 남자배구대표팀은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한국 팀의 '주포'인 문성민(24, 현대캐피탈)은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김요한(25, LIG손해보험)도 허리 부상으로 제외됐다.

또한, 국내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인 박철우(25, 삼성화재)도 부상으로 월드리그 때부터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빠진 채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의 선수 구성은 1.5군의 멤버였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공격수는 물론, 세터와 리베로도 모두 국가대표 1진 멤버가 아니었다. 한국과 똑같이 아시안게임을 노리고 있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 2진을 출전시켰다.

일본 최고의 공격수인 이시지마 '고츠' 유스케(사카이 블레이저스)와 지난 시즌 MVP를 수상한 시미즈 구니히로(파나소닉)등은 이번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은 대표팀 주전 세터인 최태웅(34, 현대캐피탈)과 한선수(25, 대한항공)등이 모두 출전한데 반해 일본은 주전 세터인 우사미 다이스케(파나소닉)가 출전하지 않았다.

비록, 상대팀은 최정예 멤버가 아닌 2군 멤버였지만 이 팀을 상대로 한국은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승리를 거뒀다.

1세트를 25-18로 손쉽게 이긴 한국은 쉬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일본의 후루타의 강서브와 후위 공격에 고전하면서 2세트와 4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의 고질적인 약점인 서브리시브 불안은 이날 경기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석진욱이 투입되면서 한국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의 영원한 고민거리는 리시브와 수비, 그리고 두뇌플레이를 해줄 '레프트 보공'의 부재이다. 지난 월드리그에서 이 역할을 해준 강동진(27, 신협상무)은 7월말 입대한 상태다. 또한, 지난 V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임시형(24, KEPCO45)도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남자배구대표팀의 신치용 감독이 내린 해결책은 다름 아닌 석진욱이었다. 여러 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을 만큼, 산전수전을 겪어온 그는 지난 시즌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삼성화재의 '절대적 공격수'인 가빈 슈미트(24, 삼성화재)가 불참한 '2010 한일 탑매치'에서는 공수주에 걸쳐 팀을 이끌었다. 결국, 일본리그 우승팀인 파나소닉을 물리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한 석진욱은 이 경기의 MVP로 선정됐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석진욱은 팀의 문제점인 서브리시브부터 해결했다. 안정된 리시브는 최태웅의 머리 위로 올라갔고 이는 중앙 공격수들의 속공과 다양한 세트플레이로 이어졌다.

또한, '월드 리베로' 여오현(32, 삼성화재)과 함께 삼성화재에서 보여준 '그물망 수비'를 형성하면서 일본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수비에서 좋은 역할을 해준 석진욱은 시간차 공격으로 일본의 수비진을 흔들어놓았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몇 템포 느린 플레이와 서브리시브가 불안하다는 점은 늘 대표팀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34세의 노장인 석진욱은 국제무대에서도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기량을 발휘하며 대일본전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11월에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인 이번 대회는 한국의 기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실전 무대이기도하다.

일본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2일, 또 하나의 강호인 호주를 상대로 2차전을 펼친다.

[사진 = 석진욱, 한국남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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