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투산(미국 애리조나), 조은혜 기자] 프로 20년 차,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의 FA 1년 계약은 스스로를 향한, 또 세상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나 다름이 없다.
베테랑 김태균의 세 번째 FA 분위기는 앞선 두 번의 FA와는 사뭇 달랐다. 온도 차는 당연하게도 선수 본인에게 가장 분명하게 다가왔다. "내가 부족하구나, 부족했구나"를 느낀 김태균은 한화와 단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태균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까, 그걸 받아들이면서도 뭔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 쉽지 않은 결정의 다른 이름은 도전, 혹은 모험이다. 김태균은 "어떻게 보면 1년 계약이라는 것이 모험이다. 지금 우리 나이,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는 보장이 안 된다"며 "신인 시절 자리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했던 때처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1년 계약을 한 거였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큰 액수가 보장된 대형 계약은 시간이 지난 후 그 자체만으로 비난의 화살이 되기도 한다. 특히 김태균은 팀의 간판스타로 늘 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그의 부진은 팬들에게 더욱 실망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아쉬움은 김태균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태균은 조심스럽게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을 냈어도 그냥 가는 게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이번 1년 계약의 의미가 더 크게 와닿는다. 김태균은 "한 시즌을 하고 납득이 안 되고, 한계라는 게 느껴지면 쉽게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도 포함이 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잘 잡아야 한다. 끝나고 후회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걸 쏟아부은 후에, 결정을 해도 내가 선택할 수 있었으면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되기까지 많은 생각들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20년 가까이 야구를 하면서 목표를 수치로 정해보지 않았다는 김태균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떨어진 신뢰와 믿음을 다시 회복시키고, 팬들도 전처럼 '김태균이 나오면 뭔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을 생길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자신이 선택한 이 '도전'의 해피엔딩을 그렸다.
물론 이 목표는 팀의 목표와 결을 같이 한다. 김태균은 "팀이 2018년에 좋은 분위기를 잘 만들었는데, 그 때보다 좋은 분위기로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강팀이 되려면 내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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