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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를 꿈꾸는 중학생들, 경남FC U-15 진주

기사입력 2010.07.31 07:55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진, 백종모 기자] 30일 오후, 'errea 2010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 믹스트존에서 경남FC U-15 진주 팀의 양병은 감독, 안창우 선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클럽 축구팀에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국내 축구 현실이다. 유소년 클럽 팀에서 축구를 하던 아이들은 중학교 진학과 함께 '학원 축구 진학'과 '축구 선수 포기' 사이에서 선택을 한다. 그러나 '잘 갖춰진' 클럽 팀에서는 중등부에서도 축구 선수의 꿈을 꿀 수 있다.

양병은 감독은 '경남FC 진주(이하 경남FC 진주)'와 유소년 클럽 팀인 '진주 고봉우FC'를 동시에 맡고 있다. 진주 고봉우FC에 경남FC 구단이 직접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진주 고봉우FC의 유소년 선수들이, 중등부에서도 클럽 방식으로 축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양 감독은 유소년 클럽과, 중학교 클럽이 연계되고 있는 것에서 아이들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에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기존 엘리트와는 다르게 클럽 시스템이다 보니까, 기존에 프로 산하에서 하는 학교를 연계해서 하는 시스템이 아닌 순수한 클럽입니다. 저희 아이들이 진주 고봉우FC에서 어릴 때부터 같이 발을 맞춰왔고, 중학교 때도 같이 경남FC 구단과 연계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랜 기간 같이 운동 해오면서 조직적인 부분이라던가 서로 눈빛만 봐도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 때문인지, 경남FC가 조직력이 좋다는 평가가 있어서 이에 대해 물었다. 양감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결과가 좋다보니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은데, 조직력이 좋은 건 아닙니다. 경남FC 진주 팀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같이 해오던 진주 고봉우 FC 아이들이 올라오다보니까 개인 능력이나, 서로간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진 거죠. 결코 수비훈련이나 조직적 훈련을 많이 해서가 아닙니다. 엘리트와 붙었을 때 상대팀보다 기술적 부분이 상대팀보다 약간 낫다보니 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지난 2009 클럽축구대제전 초등학교 5~6학년부에 뛰었던 진주고봉우 6학년 선수들이, 올해 경남FC 진주에 11명이나 속해있다. 이번 대회 출전 멤버 구성 과정에 대해, 양 감독에게 물어봤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래서 빠진 선수대신 3학년 선수들이 나오게 됐습니다. 원래는 1~2학년만 나오려고 했는데 20명 엔트리를 채우려다 보니 3학년도 나오게 됐습니다."

경남FC 진주가 클럽축구팀으로써 귀감이 되고 있지만, 중등부에서 클럽 팀으로 활동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클럽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중학교 같은 경우는 어려운 점이 많죠. 초등학교는 클럽이 활성화가 많이 되어있고 주말리그나 각종 대회가 많지만, 중학교는 대회 자체가 많이 없잖아요."

중등부 클럽 팀은 사실 상 주말리그만 참가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같은 경우 클럽이다 보니까 주말리그 외에는 대회를 나갈 데가 없어요. 다행히 클럽추국대제전이라는 대회가 있긴 하지만, 일단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없다보니까, 아이들이 경기력 향상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애들이 보여주고 싶어도 주말리그 외에는 기회가 없습니다. 전국대회 나가서 이 아이들이 주목도 받고 그런 마음이 있는데, 지금처럼 대한축구협회에서 하는 춘계 추계 대회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유소년 시기에는 클럽 대회들이 굉장히 많지만, 중학교에서는 주말리그 외에는 나갈 수 있는 대회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적다는 게 양 감독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그나마 좋은 점은 애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합숙을 하지 않고, 지금도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다하고, 방과 후에 모여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함께 한 경남FC 진주의 안창우 선수는 클럽 팀이라서 안 좋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애들 다 대회나간다고 그러는데, 우리는 대회 못나가고 훈련만 해야 되니까, 기분이 좀 안 좋았어요."

현재 경남FC 진주는 중등부 전국축구리그(경남 서부)에서 올해 선두와 승점 3점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에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에 비해 올해의 발전은 눈부시다.

"작년에는 선수도 15명 정도로 적었지만 그중에 1학년이 10명가량 됐어요. 그래서 당장의 결과보다는 올해를 위해 준비했었죠. 사실 올해도 3학년이 3명이고, 나머지는 1~2학년 아이들이에요. 다른 팀들은 거의 3학년 위주로 나오니까,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든 점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지금까지 해오며 갖고 있는 창의적인 능력이나 기술적인 부분, 더불어 같이 끈끈하게 해왔던 그런 부분들, 즉 그런 부분들이 연계가 되다 보니까 작년보다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 경기가 모두 끝난 게 아니라, 아직까지 마음을 놓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올해의 성적보다 더 큰 목표는 지금 1~2학년들이 2~3학년이 되는 내년이다.

"꼭 욕심을 낸 다기 보다, 올해도 부상 없이 가는 게 목표입니다. 현제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욕심은 내보겠지만, 더 큰 목표는 지금 1~2학년들이 내년에 2~3학년이 될 때에 있습니다. 지금은 2~3학년을 합쳐도 12명이 안 돼요. 내년에는 2~3학년이 합치면 20명이 되죠. 내년에는 백업 멤버도 있기 때문에, 올해는 큰 욕심보다도 나가면 좋겠지만 못나가더라도 내년에 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고, 여름을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저도 뭔가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안 감독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클럽 축구에 대한 인식이다.

"아직까지도 공을 차면 엘리트로 가야 된다는 인식이 커요. 우리 애들은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경남FC 진주 선수들은 모두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엘리트에 있지 않다 뿐이지, 클럽에 와서 매일 운동을 합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대부분 여기십니다. 바꿔 말하면 '축구할 아이들을 내가 잡아놓고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하지만, 축구 선수가 꿈인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이 모두 선진 시스템에서 축구를 배우길 원했고, 양 감독도 창의적인 부분과 인성적인 부분을 중시했기 때문에 유소년 클럽과 중등부 클럽을 연계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합숙생활을 통해 축구에 관한 것을 하나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축구 외적인 부분은 문을 다 닫아 논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인식자체가 제일 힘든 부분이에요."

작년 한 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클럽 팀만 다른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 대한축구협회의 클럽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첫 경기 동점골의 주인공 안창우 선수


경남FC 진주의 안창우 선수는 포워드와 수비를 겸하고 있는 선수로, 2009 클럽축구 대제전 MVP다. 30일 경기에서도 0-1로 지던 상황에서 동점 골을 넣기도 했다. 주말리그에서도 팀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안 선수는 골을 잘 넣지만, 기복이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안 선수에게 학원 축구 대신 클럽 방식의 축구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학원 팀은 폭력도 심하고 그런 이유 때문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사실 안 선수는 경남FC가 창단하기 전, 학원 축구팀에서 5개월 정도 생활했었다. 그런데 학원 축구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축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경남FC가 창단 될 때, 양 감독이 안 선수를 데려온 것이라 한다.

안 선수는, 엘리트와 클럽의 차이 중 하나로 훈련 방식을 들었다.

"훈련방식이 엘리트 보다 우수한 것 같아요. 그런 점이 제일 좋은 부분 중 하나에요. 체력 훈련이나 기본기도, 또 패스 훈련이나 여러 가지가 더 좋아요."

이른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닌,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한다는 것이 클럽 축구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안 선수는 무엇보다 합숙 생활이 없는 것을, 클럽 축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합숙생활 안하는 것, 출 퇴근 하는 것처럼 할 수 있어 좋아요.(웃음)"

'출퇴근'생활로 돌아왔다는 안 선수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현재 3학년인 안 선수는 프로 산하 팀의 제의를 받고 내년에 엘리트 팀으로 진학할 예정이라고 한다.

클럽 생활에서 많은 추억이 있던 클럽축구대제전도 이번이 마지막이기에 안 선수의 각오가 남다르다.

"마지막으로 우승하고 가겠다는 각오로 나왔어요. 이번에는 득점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안 선수는 후배들에게 "클럽축구대제전 대회와 함께, 앞으로 주말리그도 잘하고 좋게 고등학교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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