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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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도, '더비의 남자' 되나.

기사입력 2007.01.31 01:05 / 기사수정 2007.01.31 01:05

이학민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학민]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나우도의 AC 밀란 행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이미 밀라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있는 상태이며, 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AC 밀란 간의 이적료 협상이 마무리되는 데로 이적이 확정된다. 이는 2006-2007 유럽 리그 겨울 이적 시장의 최고의 ‘빅 사이닝’이 터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이적이 성사된 것은 아니다. 심지어 양 팀 간의 1차 협상이 이적료 문제로 결렬 되었다. 하지만, 확실한 공격수의 수급을 원하고 있는 AC 밀란과 이미 호나우도를 팀 전력에서 배제한 레알 마드리드의 카펠로 감독의 의중에 의해 양 팀 모두 이번 이적 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양 측이 제시한 8백만 유로(레알 마드리드)와 7백만 유로(AC 밀란)의 차이가 이적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나우도, 세리에 A의 복귀. 현실로 다가와 …

호나우도는 아직도 적지 않은 세계 축구 팬들로부터 ‘축구 황제’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5년 만에 새로운 적(籍)을 찾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그의 이번 세리에 A 복귀가 전 소속팀인 인테르 밀란이 아닌 AC밀란 이라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그는 스페인 최고의 라이벌 팀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각각 플레이를 펼쳤던 전례를 갖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최고의 라이벌 팀인 인테르 밀란를 거쳐 AC 밀란에 소속된다는 것은 유럽 축구에서도 손꼽히는 ‘더비 매치’를 펼치는 더비 라이벌의 상대로서 두 번이나 각각의 상대 팀에서 뛴 선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비 매치(Derby Match)’란 연고지가 같은 팀끼리 하는 시합을 일컫는 용어이다. 예컨대, 레알 마드리드는 또 다른 마드리드 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같은 바르셀로나를 연고로 하고 있는 에스파뇰과 치루는 경기를 더비 매치라 한다.

이는 밀라노에 같은 연고를 두고 있는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과의 경기에 해당한다. 또한 인테르 밀란과 유벤투스가 펼치는 이탈리아 더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펼치는 ‘엘 클래시코(El Clasico')’와 같이 특수한 라이벌 간의 경기를 말하기도 한다.

호나우도는 지난 1996년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을 떠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 이후 97년 인테르 밀란, 2002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리고 2007년 AC 밀란으로의 이적이 성사 되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고 더비 매치 중 하나인 ‘엘 클래스코’의 두 팀에서 각각 뛰었던 전례에 이어,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최고 더비 중 하나인 ‘밀라노 더비’에서도 각각 인테르와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고 뛴 전력을 가진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라티 “AC밀란 에서 뛸 호나우도의 모습 낯설다”

한 편, 호나우도의 영원한 팬이자, 그의 양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각별한 사이를 유지한 바 있는 인테르 밀란의 구단주 ‘마시모 모라티’는 호나우도의 AC 밀란 행에 대해 "호나우두가 AC 밀란에서 뛰는 것을 보는 것은 참으로 낯선 느낌이다." 라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결국 인테르의 팬들 역시 로쏘네리(AC밀란 유니폼의 별칭)를 입은 호나우도의 모습에 적잖은 아쉬움을 갖게 될 것은 당연지사.

물론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은 적어도 서로에게 있어, 선수 이적에 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하여 서로의 팀에 선수를 내 준 전례가 적지 않았으며, 팬들 또한 다른 더비 라이벌간의 이적케이스에 비해 큰 거부감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호나우도의 밀라노 재입성은 친정팀이 아닌 라이벌 팀으로서의 이적이라 할지라도 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테르 밀란 시절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오는 등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보내야만 했던 호나우도.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을 동시에 보냈던 인테르 팬들의 입장에선 역시 비난 보단 그의 완벽한 재기와 활약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활약에 가장 큰 웃음을 지을 그의 소속팀이 라이벌 AC 밀란이 된다는 점은 참으로 미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가 없다.

곧 이번 이적이 성사된다면 뛰어난 재능과 타고난 능력에 비해, -혹은 그 능력으로 인해- 꿈같던 봄과 시련의 겨울이 유난히 교차로 지속 되었던 그의 축구 인생에서도 그 종지부만큼은 상처 없는 길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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