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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에스타 결승골', 스페인 사상 첫 월드컵 우승

기사입력 2010.07.12 06:06 / 기사수정 2010.07.12 06:13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80년 월드컵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12일(한국시간) 새벽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연장 승부 끝에 네덜란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8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됐고,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월드컵과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준우승을 거두는 비운의 2인자로 머물게 됐다.

치열한 중원 전쟁= 스페인은 전체적인 라인을 앞으로 올리며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는 동시에 특유의 점유율을 높이는 패싱 게임을 구사했다. 네덜란드도 이에 물러나지 않고 중원에서부터 빈틈이 없는 수비를 펼치며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였다.

이에 스페인은 전반전 점유율을 54%밖에 가져가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6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 이는 네덜란드가 중원에서 스페인에 밀리지 않는 경기를 벌였다는 증거였다.

중원다툼이 치열하다 보니 전반전에 두 팀은 많은 득점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은 전반 4분 프리킥 상황에서 사비 에르난데스(FC바르셀로나)가 올린 크로스를 세르지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가 강력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가로 막혔고, 네덜란드는 전반 45분에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전반 양팀 합쳐 나온 가장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의 선방에 막혔다.

양팀은 치열한 중원 다툼으로 경고도 많이 나왔다. 양 팀은 전반에만 다섯 장의 옐로 카드(네덜란드 세 장, 스페인 두장)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지루한 전반전이었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골=양팀은 후반 초반까지 조심스런 경기를 이어갔지만. 후반 15분이 지나면서 서서히 공격에 불을 뿜기 시작한다.

네덜란드는 후반 16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베슬리 스네이더의 날카로운 '킬러 패스'를 이어받은 로번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낸 것. 그러나 로번의 슈팅은 카시아스의 뒷발에 맞으며 골문을 외면했다. 월드컵 결승전이란 상황과 상대 골키퍼가 최고의 수문장 카시아스였던 탓인지 평소의 로번답게 골키퍼를 제치고 슛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스페인도 완벽한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후반 23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욘 헤이팅하(에버턴)가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고, 이를 그 뒤에 기다리고 있던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가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했다. 골이나 다름없던 상황이었지만 실수를 저지른 헤이팅하가 몸을 던져 막아내 네덜란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한 번씩 결정적인 순간이 지나가자 양팀의 공격에도 서서히 불이 붙기 시작했지만, 골이 터질 듯하면서 터지지 않는 분위기는 계속됐다.

스페인은 후반 30분을 전후해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며 일방적인 공격으로 네덜란드의 숨통을 조여왔다. 비야는 세 차례 연속해서 슈팅을 기록했고, 후반 31분에는 사비가 올린 코너킥을 라모스가 달려들며 완벽한 노마크 찬스 헤딩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안타깝게도 공은 뜨고 말았다.  

후반 37분에는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운 로번이 카를레스 푸욜(FC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다시 한번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끝까지 따라붙은 푸욜과 달려드는 카시야스 사이에 막히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로번은 푸욜이 파울을 저질렀다고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다 오히려 경고를 받기도 했다.

양팀은 3분의 추가 시간까지도 별 소득없이 흘려보냈고, 결국 0-0으로 90분 전후반 경기를 마쳤다.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득점 없이 전후반을 보낸 결승전이었다.

기나긴 연장 승부의 끝=연장 시작과 함께 스페인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와 사비가 연달아 페널티킥을 얻어도 무방한 기회를 잡았지만 주심은 이를 외면했다. 곧이어 이니에스타가 배후를 침투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에게 연결해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선방에 가로막혔다.

1분 뒤 네덜란드는 코너킥 상황에서 요리스 마테이센(함부르크)가 결정적인 헤딩 기회를 잡았지만 공은 골문 위로 날아가고 말았다.  누가 골을 넣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연장 전반 10분, 이번에는 스페인의 헤수스 나바스(세비야)가 오른쪽 측면에서 오픈 찬스를 맞아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를 맞아 빗나갔고, 13분에는 파브레가스가 수비 네 명을 달고 들어가며 슈팅했지만 골문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과 끈기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스페인은 비야를 대신해 그동안 부진했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후반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승부에 영향을 줄만 한 사건이 터진다. 이니에스타와 사비의 2대 1 플레이가 헤이팅하의 두 번째 경고를 이끌어낸 것. 결국, 헤이팅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스페인은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쳤고 결국, 연장 11분에 오프사이드 트랩을 벗어난 이니에스타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기나긴 연장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타를 날렸다.

이후 스페인은 이니에스타의 골을 잘 지키며 1-0으로 승리,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사진=안드레스 이니에스타 (C) Gettyimages/멀티비츠]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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