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나영석 사단이 새 도전에 나선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통해 6개의 코너가 담긴, 독특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스탠포드룸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나영석 PD, 장은정 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노동, 요리, 과학, 미술, 여행, 스포츠 등 각기 다른 소재의 6개의 숏폼(short-form)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10분 내외의 짧은, 서로 다른 주제의 코너들이 시청자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으로, 나영석 PD와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 '스페인 하숙'의 장은정 PD가 공동 연출을 맡는다.
이러한 기획은 어떻게 하게 됐을까. 나영석 PD는 "요즘 프로그램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가끔 했다. 저희도 예능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1시간 짜리가 70분~90분이 돼서 프로그램을 하는데, 드라마로 치면 대하드라마 같더라"며 "숏폼이랄까, 가벼운 코너를 하고 싶은데 방송사 편성은 기본적으로 60분 이상을 해야 하니까 생각을 하다가 한 프로그램을 바구니라고 생각하고 각각 개별적인 프로그램이 작게 둥지를 트는 그런 걸 하면 어떨까, 그러면 평소에 시도하지 못했던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나온 코너도 한시간으로 만들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소재다. 미술, 과학을 배우고 공장을 가는 게 70분~80분 만들라고 하면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을 했는데, 이거 하나하나가 의미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각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걸 하나로 모아서 만들면 더 다양한 걸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실험을 한번 해보게 됐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나영석 PD는 위기감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방송국에 일하는 분들은 다 똑같겠지만 다들 일정 부분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후 "사상이 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TV만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시청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시청자는 그렇게 보는데 우리는 70분 던져놓고 '알아서 보세요'라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다고 느꼈다. 유튜브에 나오는 클립처럼, 각자 다른 여섯개의 코너를 만들어서 하자는 실험을 하는 거다"고 답하기도 했다.
총 6개의 코너가 15분씩 방송되기에 시청률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들이 한 프로그램을 전부 시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코너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 이에 장은정 PD는 "전체적으로 보면 지루해지기 전에 코너가 바뀐다.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나영석 PD는 "파편화된 프로그램이라 캐릭터가 뭉쳐서 서로 시너지를 내고 서로 재미를 주고 받으면서 폭발력을 키워가는 기존 문법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시청률이 낮을 거란 각오는 하고 만들었다"며 "이 프로그램은 사람보다 소재, 보여주고 싶은 정서 같은 걸 우선시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프로그램보다 폭발력은 낮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라는 시청률에 대해선 김대주 작가가 "7.8% 나와서 신나하는 꿈을 꿨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나영석 PD는 "7.8%는 너무 큰 것 같고 4%~5% 기대하고 있다. 5% 정도 나오면 회식할 거다"고 바람을 전했다.
6개의 코너는 알차게 꾸려졌다. '체험 삶의 공장'에서는 이승기의 일일 공장 체험을 다루고,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런 내 친구네 레시피'에선 홍진경이 매회 다른 게스트의 집을 방문해 유년시절 소울 푸드의 레시피를 전수받는다. 또한 '신기한 과학나라', '신기한 미술나라'에는 각각 '알쓸신잡3' 김상욱 교수, '어쩌다 어른' 양정무 교수가 출연해 은지원, 송민호, 장도연 세 사람에게 자신의 전문 분야를 풀어낼 예정이다.
'이서진의 뉴욕뉴욕' 코너에선 뉴욕대를 졸업한 이서진의 생생한 뉴욕 여행기가 공개되며, '당신을 응원합니당'에선 박지윤 아나운서와 한준희 축구해설가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스포츠 중계에 나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기존 '나영석 사단'에 속한 이서진, 이승기, 은지원, 송민호. 먼저 나영석 PD는 이서진에 대해 "이서진 씨를 뉴욕에 보낸 이유는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거기 처음 가서 어떤 풍경을 보고 놀라고 감상하는 게 아니라 살았던 사람이 '여기 이런 게 있네'라고 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또한 "이승기 씨 뿐만 아니라 이서진, 송민호 등 기존 우리랑 작업하던 분들이 절반 이상 있다"며 "새로운 시도이다 보니 잘 안 될 가능성이, 리스크가 크니까 덜 미안하게 친한 사람들 위주로 연락을 드린 부분도 있다. 처음 뵙는 분을 모시고 했다가 망하면 너무 민망한데 승기 씨나 이서진 씨 같은 경우엔 '미안해, 다음에 같이 하면 되지'라고 하면 되니까 그런 마음으로 부탁을 드렸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나영석 PD는 "각자 취향에 따라 재밌는 것도 재미없는 것도 있을 거다. 여섯 개 모두 의미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보면 '얘는 걸러도 되겠다'가 나올 것"이라며 "억지로라도 첫 방송은 봐주는 게 현명한 시청 패턴을 위해 좋지 않을까"라고 강조해 또 웃음을 줬다.
한편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10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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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