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박종훈 감독이 던진 승부수가 LG 트윈스의 기막힌 역전승을 이끌었다. 9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3차전 홈경기에서다.
LG는 경기 중반까지 3-7로 끌려가며 속절 없이 패하는 듯 보였다. LG 타선은 김태완의 3점 홈런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침묵했고, 두산은 클린업 트리오 세 명이 모두 홈런을 기록하며 LG 마운드를 초토화할 기세였다.
운명의 7회. 선두 정성훈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하자 이진영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두산은 선발 왈론드를 내리고 고창성을 투입해 리드를 지키겠다고 나섰다. 박종훈 감독의 본능적인 감각이 발동한 건 바로 이 시점이었다.
김태완 타석이었다. 2회말에 장쾌한 3점 홈런을 터뜨렸던 타자였다. 8일 대전 한화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나 박종훈 감독의 선택은 (작은) 이병규였다. 대타로 등장한 이병규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병규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LG가 8회말 이진영의 2타점 적시타로 8-7 역전에 성공한 뒤 계속된 2사 1,3루.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3루수 옆을 꿰뚫는 1타점 쐐기타를 뽑아냈다. 결과론적인 얘기이긴 해도 박종훈 감독의 완벽한 대타 기용이 빛을 낸 결과물이었다.
경기 후 박종훈 감독은 예상대로 이병규에 대한 칭찬으로 승리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마침 오늘 1군에 올라온 작은 이병규가 잘 해줬다. 7월 들어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는데 이병규가 그 역할을 했다"며 기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오늘 승리를 계기로 하여 남은 경기에서 상승세를 타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박종훈 감독(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