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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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삼성을 호적수로 받아들인 SK의 향후 대응

기사입력 2010.07.09 08:31 / 기사수정 2010.07.09 08:3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삼성이 확실히 더 세진 느낌이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좋고 젊은 선수의 성장과 스피드가 놀랍다"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SK는 올 시즌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삼성에 7승 8패로 밀렸다. 이제 삼성을 두산과 함께 자신들의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을 방해할 수 있는 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SK는 과연 삼성의 어떤 점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지 살펴보자.

거의 대등한 마운드 높이

SK는 9일 현재 3.6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도 4.05로 마운드 높이가 만만치 않다. SK는 6월 평균자책점이 3.26이었지만 삼성도 3.72로 SK와 함께 유이한 3점대였다. 특히 올 시즌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SK의 4.15보다 1점 가까이 낮은 3.22다.

SK는 삼성의 불펜진이 가장 부담스럽다. 삼성이 최근 12연승을 이어오며 탄탄한 선발진을 과시했지만, 어차피 SK의 선발진은 리그 최고수준이라서 선발 싸움에서는 별 지장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삼성의 구원진이 질과 양에서 사실상 SK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SK는 이승호-정우람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불펜의 여력이 삼성보다 부족하다. 반면 삼성은 정현욱-권혁-안지만을 최대한 아끼면서 기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당연히 피로도도 SK에 비해 다소 적다.

단적인 예로 7일 양팀은 똑같이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지만 삼성은 경기 중반 까지 정인욱, 임진우 등으로 밀고 가다가 7회 리드를 잡자 필승 조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SK의 불펜은 비교적 필승 조를 일찍 올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SK 불펜은 정우람-정대현-이승호를 대체할 선수가 거의 없다. 롱릴리프 감인 고효준 외에는 불펜의 물량이 삼성에 다소 달린다. 게다가 정우람-이승호는 시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게다가 삼성은 장기적으로 윤성환과 권오준이 돌아오면 불펜진의 부담이 더 줄어들 수 있다. 8일 경기를 통해 구자운의 활약도 예고됐다. 정인욱-이우선은 다목적 카드다. 반면 SK는 사실상 불펜 히든카드가 없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단기전에서 삼성을 만나도 확실하게 후반 승부를 잡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이것은 SK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SK는 결국 삼성의 선발진을 일찍 무너뜨리지 못하면 경기 자체를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 최대 고민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물량공세를 통해 물고 늘어질 수 있는 팀이 사실상 삼성뿐이다. 결국, 김 감독은 앞으로 삼성전에서 특유의 마운드 변칙 운용의 폭을 넓게 가져갈 공산이 크다. 스윙맨인 고효준의 적극적인 활용이나 5선발로 자리를 잡고 있는 전병두 등 선발을 파격적으로 구원싸움에 붙일 가능성이 크다.

가을 잔치에서 만날 것을 대비해 정규시즌에서 효과를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젊은 피의 성장과 진갑용의 존재

SK의 최대 강점은 분석력이다. 그러나 새로운 선수에게 은근히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에서 SK는 또 삼성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차우찬에게 고전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박경완의 노련미로 오정복, 김상수, 이영욱, 조영훈 등의 공격을 막을 수는 있어도 창의적인 주루와 수비에 고전하고 있다. 6~7일에도 이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도루와 과감한 주루를 허용하며 압박을 당했다.

또한, 삼성은 12연승 과정에서 조동찬, 조영훈, 오정복, 김상수, 임익준, 이영욱 등이 기존의 박진만, 양준혁 등의 올드보이와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삼성은 이제 선수층이 꽤 두터워졌다. 이렇게 되면 선동열 감독의 지략으로 SK를 혼돈에 빠트릴 여지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주중 3연전에서 단 한 번도 같은 라인업으로 SK를 상대하지 않았고, SK는 이에 꽤 당황했다.

게다가 삼성은 박경완만큼 노련한 포수 진갑용이 존재한다. SK 특유의 위장 스퀴즈 작전이나 더블스틸 등이 진갑용에게 수차례 막혔으며 7일 경기에서도 진갑용에게 히트앤드런을 간파 당해 주자가 아웃 되며 흐름을 넘겨줬다. SK는 작전 야구에 능한 팀인데, 이러한 부분이 막히게 되면 공격에서도 빡빡한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모든 부분도 SK 특유의 분석력이 더욱 철저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수 개인별 수비 시프트 같은 맞춤 대응과 함께 김 감독의 더욱 다양한 공격-주루작전으로 삼성 젊은 선수들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아무래도 최근 주축이 된 젊은 피들이 덜 여물었기 때문에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순식간에 그들을 흔드는 작전의 빈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제까지 삼성의 약점인 선발진을 무너뜨리면 경기는 쉽게 풀릴 것으로 생각하고 삼성전에 임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 마운드는 전체적으로 SK와 거의 대등한 모양새고 젊은 피의 성장은 SK 특유의 다양한 작전 야구에 맞붙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상대 전적 7승 8패로 확인됐다.

이제 SK는 두산을 상대할 때처럼 삼성을 상대할 때도 적지 않은 부담과 긴장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김성근 감독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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