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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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비즈니스] 왜 축구는 미국에서 인기가 없을까?

기사입력 2010.07.09 02:17 / 기사수정 2010.07.09 02:34

방수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방수인 수습기자]

- TV중계와 미국축구의 상관성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미국의 선전은 미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미국에서의 축구의 인기는 다른 메이저 종목들인 미식축구(NFL), 농구(NBA), 야구(MLB) 등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미국 대표팀의 실력은 자국리그의 인기에 비해서, 많은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적어도 90년대 이후 국제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축구는, 더 이상 미국을 축구의 변방국이라고 할 수가 없다. '왜 세계는 축구에 열광하고 미국은 야구에 열광하나'라는 책이 나올 만큼, 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왜 축구가 인기가 없는지 많은 이들이 그 이유를 궁금해 한다.



 
미국 상업TV로부터 매력을 얻지 못한 축구

무엇보다 미국 내 축구의 인기가 낮은 가장 큰 이유로 TV중계와의 관계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스포츠는TV 중계와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각 메이저 종목의 스포츠는 중계권료가 가져다주는 금전적인 이익은 물론이고, 그들 스포츠 경기의 노출로 홍보수단으로 매우 유용하였다.

방송사는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대신에 스포츠 중계를 통한 많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였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광고비는 시청률과 광고시간 등에 큰 영향을 받는데, 이 때문에 미국에서 인기있는 스포츠를 보면 너무나도 다양한 광고가 경기 내내 방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스포츠 모두는 광고가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스포츠다. 9이닝을 소화하는 야구는 물론이고, 미식축구나 농구 등은 쿼터제를 실시하여 이 조건을 만족시킨다. 이와 더불어, 작전타임 또한 굉장히 많다.

하지만, 축구는 어떠한가? 전후반 90분 내내 쉬는 시간이라고는 전반전이 끝나고 10~15분가량의 하프타임이 전부다. 방송사들이 광고를 많이 넣을 수 있는, 자신들에게 매력적인 스포츠에 축구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FIFA의 국제룰을 따를 수밖에 없는 축구

사실 미국에서 인기있는 스포츠들의 많은 휴식시간과 작전타임은 처음부터 그렇게 실시된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요구로 인해 그렇게 변화가 된 것이다. TV 중계권료가 수익에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각 스포츠 종목의 대표들은 중계권료를 포기하면서까지 규칙을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즉, 많은 휴식시간과 작전타임은 선수와 팀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방송사를 위한 것이다. 그러면 왜 축구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다른 스포츠 종목들은 자국에서 발전한 스포츠이기에 그들 마음대로 룰을 바꿀 수가 있었다. 방송사가 요구하는 대로 그들의 입맛을 맞춰줄 수 있었다.

그러나 축구는 FIFA에서 정한 국제룰을 따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방송사의 요구대로 경기 규칙을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다. 사실 미국에서 규칙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으나 FIFA의 제재로 시행하지 못했던 일례가 있다. 이는 방송사가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제한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연히 방송사는 TV 중계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미국에서 축구가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여기서 잠깐, 스포츠와TV 중계권료

가장 가까운 예로 남아공 월드컵에서의TV 중계권료를 살펴보자. FIFA가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인 총 수입은 2006 독일월드컵 때의 총수입(23억달러)보다50%가량 늘어난36억달러(4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중, 최대 수입원은TV 중계권료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의TV 중계권료는2006 독일월드컵의TV 중계권료 20억 달러보다 30%가량 늘어난 27억 달러(3조 4000억 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각 방송사는 무슨 돈으로 그렇게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광고다. 월드컵 중계와 관련하여, 많은 광고를 통해서 돈을 벌어 들인다. 요즘 단독중계에 대한 찬반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돈과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단독중계가 광고에 대한 수익부분에서, 성공적이지 못했을 때의 부담감을 안으면서까지 실시하려는 이유는, 성공적일 때의 어마어마한 수익 때문이다.
 


미국축구의 현재와 미래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미국에서 데뷔전을 가졌을 때, 예전 펠레와 베컨바워 등 슈퍼스타를 영입했을때와 같이 축구의 관심이 잠시나마 높아졌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의 자국팀의 선전을 보면서 미국인들은 여느 세계의 축구팬들처럼 축구에 열광하였다. 현재 미국 내 축구 인구도 계속 증가 추세이기에 방송사들이 축구의TV 중계를 외면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 미국경기 방송을 보면, 경기 도중에 경기장 화면이 작아지면서 그 외부 공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축구를 중계할 때 어떻게 하면 광고시간을 더 늘릴 수 있을까하는 방송사의 고민에서 나온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더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축구경기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 이는 곧 머지않아 여느 다른 메이저 스포츠들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축구도 TV 중계와 함께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리그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
 
많은 전문가도 가까운 미래에 미국에서의 축구에 대한 인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에서 축구의 발전과 함께TV 중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그래서 축구가 더욱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던, 축구와 광고시간과의 관계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다.

즉, 미국에서 축구와, 절대적으로 상업성만을 강조하는 방송사간에 어떤 관계가 맺어질지 주목된다.

 [사진= 미국 축구대표팀 (C) Gettyimages/멀티비츠]



방수인 수습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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