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35)가 또 피홈런에 울었다.
6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 로페즈는 4이닝만에 6피안타로 5실점(5자책)한 뒤 좌완 박경태로 교체됐다. KIA는 2-7로 져 15연패에 빠졌다.
피안타 6개 가운데 홈런이 2개였다. 1회말 무사 1,2루에서 김현수를 상대로 시속 139km짜리 투심을 던지다 결승타가 된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낮은 코스로 제구된 공이었지만 김현수의 배트에 코방아를 찧은 뒤 무려 130미터를 날아가 우중간 외야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4회말에는 무사 1루 유재웅 타석에 체인지업을 던지다 높게 실투한 것이 화근이 됐다. 유재웅의 타구는 거의 직선타처럼 뻗어나가 우익수 뒤 담장을 넘었다. 비거리는 125미터였다.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로페즈는 피홈런과 거리가 있는 투수였다. 190⅓이닝을 던지면서 200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피홈런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안타를 맞더라도 장타는 피하고 단타로 막아 최소 실점으로 넘어가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6경기에서 92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9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한 경기에 둘 이상의 홈런을 빼앗긴 경우도 여덟 차례나 될 정도로 홈런 때문에 꼬이는 경기의 연속이다. 로페즈는 피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불과 한시즌만에 장타 허용 비율이 이렇게 높아진 건 무엇 때문일까. 상대가 로페즈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마쳤다는 점과 실투 개수가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는 사실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현수는 6일 경기서 홈런을 때린 뒤 "로페즈가 같은 구질을 두 번 연속 던진다는 것을 타격 코치를 통해 알았다. 그 조언이 홈런을 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1회말에 김현수는 초구를 그냥 보낸 뒤 2구째를 주저없이 공략해 홈런을 쳤다. 로페즈의 투구 패턴이 두산에 읽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유재웅은 "싱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오길래 배트를 휘둘렀다"고 4회말 홈런 장면을 되짚었다. 장타 치기 좋은 코스로 실투가 들어와 받아쳤다는 뜻이었다.
[사진 = 아퀼리노 로페즈 ⓒ KIA 타이거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