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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화 창조를 꿈꾼다', 광주 신화 유소년 축구단

기사입력 2010.07.06 08:46 / 기사수정 2010.07.27 10:08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15편] - 광주 신화 유소년 축구단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월드컵 4강의 성지, 광주에서 새로운 신화가 쓰여지고 있다.

"월드컵 4강을 결정짓는 경기가 광주에서 열렸었죠. 꿈에 그리던 4강이었기 때문에, 신화 창조라고 할 수 있는데 광주에서 4강이 나왔기 때문에 이름을 신화로 하여,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그런 이름을 지었습니다."

광주 신화 유소년 축구단(이하 광주 신화)의 하용서 감독은 유소년 축구를 통해 광주 지역의 축구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월드컵 4강 진출의 무대가 됐던 광주이지만, 아직까지 유소년 클럽 축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2008년도에 창단된 광주 신화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하나씩 이겨내며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광주 출신으로 고향에서 쭉 축구를 해온 하용서 감독은, 어린 시절 브라질에서 축구를 배운 경험이 있다. 현재 1부 리그로 승격된 주벤투스에서 어린 시절 운동을 했던 하 감독은 유소년 축구에 대해 느낀 부분이 많았다.

"어렸을 때와 공부를 위해 다녀오고, 나중에 한 번을 더 다녀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운동을 가르치는 면에서는 우리가 뒤쳐지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선수로써 자라날 수 있는 시스템에서 차이가 있었다. 브라질의 경우 유소년 시기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게끔 구단이나 나라에서 지원을 많이 한다고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지원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실력이 있는 선수들은 계약을 하게 된다.

특히 차이가 나는 것은 냉정하게 아이의 미래에 대해 제시를 해준다는 것. 아직까지 우리 나라는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브라질 같은 경우는 자연스럽게 걸러주고 냉정하게 평가를 해주기 때문에, 일상 생활의 운동과 선수로써의 구분이 명확합니다. 실제로 소질이 있는 친구들이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시스템이 잘 돼있죠."

다행히 광주 신화는 기아 자동차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구장이나 장비 등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광주 신화에서는 기아 자동차 내의 유소년 축구 교육을 맡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좋은 구장은 많은 대회를 개최하는 등 좋은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 전남 지역의 유소년 클럽에 대한 인식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었다. 운동 학원이라면 태권도, 검도 정도이고 축구는 선생님의 지도 없이 아이들끼리 놀면서 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많았다는 것. 자연히 유소년 클럽 팀 수가 적고, 유소년 클럽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클럽 팀들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있고,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한다.

"축구 클럽이라는 인식 자체가 생소한 거죠. 다른 지역을 봐도, 광주·전남 쪽이 제일 뒤쳐진 것 같아요. 광주 내에는 유소년 클럽 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마련해보고자 선후배들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통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광주 신화는,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서로 융화되어 함께 축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구단 내에서는 모두가 친구로써, 또 선후배로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축구단도 단합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 감독은 아이들을 한 데 묶기 위해 나름의 묘안을 생각해냈다.

"아이들을 서로 '형제'로 연결을 해주고 있습니다. 동생이 형을 챙겨주고, 동생이 형한테 운동에 대한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죠. 비록 선생님들이 가르쳐주는 것보다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이 느끼는 것은 훨씬 많습니다."

광주 신화는 작년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한다. 성적보다 팀의 융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참가하는 아이들에게 공평한 출전 기회를 제공할 생각이다.

"남자들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부분이 축구 안에 다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죠. 오히려 단순한 축구 실력 같은 부분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럽의 모든 아이들이 참가를 원할 정도로 클럽축구대제전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러나 학부모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그것이 현실적인 벽이 되기도 한다.

"게임 참여 인원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이 대회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최대한 많은 인원을 참여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강진에 다녀온 아이들의 부모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마지못해서 보내시는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작년에도 기대 밖으로 많은 부모님들이 참여했습니다. 아이들이 경기장에서 게임을 뛰다 보면, 더운 날씨에 넘어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서 뛰기도 하고, 게임에 지면 울기도 합니다. 물놀이 같은 걸 하면 웃기도 하고요. 또 팀을 맞춰 장기자랑을 하면서 마음을 맞춰보기도 합니다. 그런 걸 보면서 부모님들도 많은 걸 얻어간 느낌이었습니다."

광주 신화는 보성 유소년 축구 클럽과 연결이 되어 숙소 문제도 해결하는 한편, 팀간의 교류도 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광주 신화는 올해에도 합숙도 해보고 장기자랑도 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올 계획이다.

대회에서 참여의 기회를 우선시 하는 하 감독이지만, 아이들이 큰 스코어 차로 질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안들 수 없다. 하지만, 비록 큰 스코어 차로 지고 있어도 경기 내내 서로 응원하고, 시합 뒤 심판과 선생님에게 인사를 크게 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다고 한다.

"작년 클럽축구대제전 대회 때는 아이들이 지고서 울기도 했어요. 그 때가 처음 나가는 대회였거든요. 그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실력보다는 아이들이 항상 밝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광주 지역의 유소년 클럽 축구도 저변이 확대되고, 인프라 형성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하 감독은 광주 지역의 유소년 클럽들도 곧 좋은 실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하 감독은 광주 지역의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새로 창단 되는 유소년 클럽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생각이다.

"차츰차츰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당장은 어렵지만 아이들에게 길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광주 쪽 클럽 팀들과 연계해서 재능 있는 친구들이 한 팀을 만들어서 같이 운동도 하고, 그런 것부터 하나씩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있는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부탁하자, 하 감독은 한참을 고민한 뒤 입을 열었다.

"더운 날씨에 아이들이 힘이 많이 들겠지만, 열심히 뛰고 부딪히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지면 울어보기도 하고, 이기면, 또 골을 넣으면 웃어보기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클럽축구대제전을 통해 아이들이 한 단계 성숙해지기만 한다면 더 바랄게 없다는 말을 더했다.

[사진제공=광주 신화 유소년 축구단]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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