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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마마트' 백승룡 PD "원작 웹툰=소중한 추억, 연출 전 부담 有"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2.28 08:50 / 기사수정 2019.12.28 01:16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백승룡 PD가 '쌉니다 천리마 마트'를 연출하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연출한 백승룡 PD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6일 종영한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천리마마트를 기사회생시키려는 엘리트 점장과 마트를 말아먹으려는 휴먼 불도저 사장의 사생결단 코믹 뺨타지 드라마를 다뤘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연출을 맡은 백승룡 PD는 '막돼먹은 영애씨', 'SNL 코리아', '미생물', '집밥 백선생', '배우학교'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미 연출력을 입증 받았다.

거기다 극중 정복동 역을 맡은 김병철을 중심으로, 이동휘(문석구 역), 정혜성(조미란 역), 박호산(권영구 역) 등은 웹툰 못지 않게 드라마에 몰입해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날 만난 백승룡 PD는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좀 특별했던 작품이었다. 스태프들도 가족 같아서, 잘 살고 있는데 헤어진 느낌이었다. 후련하기 보다는 허전한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기에 연출을 맡기까지 부담도 있었을 법 했다. 이에 대해 백승룡 PD는 "'천리마 마트'는 워낙 팬층이 탄탄하지 않았나. 웹툰을 드라마화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실사 구현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그게 제일 부담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원작 팬들이 드라마를 보고 싫어할까봐 걱정을 했다는 백승룡 PD는 "사실 이게 팬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이지 않나. 그래서 이걸 제가 맡는 게 맞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이 있었지만 백승룡 PD는 '쌉니다 천리마마트' 특유의 코믹적인 요소를 더욱 눈여겨 봤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 많아 도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연출할 당시, 천리마마트를 구현하는데 가장 신경을 썼다는 백승룡 PD와 제작진. 

"이 작품의 집과 같은 곳이고 기상천외한 일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배경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는 소품팀과 미술팀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천리마마트 역시 등장인물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는 제작진. 백승룡 PD는 "오래된 마트였기 때문에 레트로적인 느낌을 많이 녹였다. 허름하지만, 동시에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마트를 연출하는데 특히 더 공을 들였음을 강조했다.

백승룡 PD가 심혈을 기울인 덕분에, 천리마 마트는 극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작부터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에 성공했다. 백 PD는 "외관은 미니어처를 크게 제작한 뒤 CG로 재구현했는데, 만화 같은 느낌이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흡족한 마음을 전했다.

덕분에 원작 웹툰을 그린 김규삼 작가 역시 백승룡 PD에게 따로 연락을 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백승룡 PD는 "저에게도 정말 훌륭한 작가님이다. 저도 '쌉니다 천리마 마트' 웹툰 팬으로서, 작가님의 작품을 만드는 게 기뻤다. 그래서 더 김규삼 작가님의 반응이 궁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규삼 작가는 '쌉니다 천리마마트'에 특별 출연을 할 정도로 드라마에도 애착을 보였다. 백승룡 PD 역시 이 점을 짚으며 "현장에도 가끔 놀러와주셨고, 출연도 세 번 정도 할 정도였다. 만든 사람은 얼마나 더 애정이 있겠나. 그래서 저도 서비스처럼 작품에 좀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팬들도 더 좋아했다"고 웃었다. 

뿐만 아니라,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극 중후반부로 달려갈 때부터 김규삼 작가의 '애정 표현'도 계속됐다. 백승룡 PD에게 '행복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사실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드라마화 됐을 당시, 웹툰 속 싱크로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듯해 보였다. 하지만 백승룡 PD는 비주얼 보다는 성격을 중점적으로 봤다.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 했다는 그는 "마트 직원들, 빠에족과 캐셔까지, 모두 천리마 마트에 잘 녹아든 것 같다"며 흡족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쌉리다 천리마마트'를 이끌어 나간 정복동 김병철의 활약은 극중 눈길을 끌었다. 2019년 'SKY 캐슬', '닥터 프리즈너'로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준 김병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한 이미지까지 새롭게 얻게 됐다. 

백승룡 PD는 김병철에 대해 "연기를 정말 잘한다. 사실 정복동 캐릭터와 외향적으로는 별로 닮지 않았다. 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그 느낌은 닮았다고 생각했다"라며 "연기가 시작되면 김병철 선배님은 그냥 정복동이 됐고, 모든 걸 다 소화하셨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병철은 엄청나게 노력파였다. 백승룡 PD는 "모든 신에서, 심지어 그냥 지나가는 신도 정말 진지했다. 모니터링도 항상 했다. 그런 걸 보면서 연출자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느꼈다"라며 "제가 봤을 땐 정말 천재다. 어떤 캐릭터도 다 소화하지 않나"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결말과 시즌2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이 이어졌다. 마지막 방송 당시 '쌉니다 천리마 마트'는 마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엔딩을 그렸다. 김병철을 시작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커튼콜을 하듯, 천리마 마트에 등장해 인사를 하고 춤을 춘 것. 연말을 앞두고 있었기에 더욱 훈훈한 엔딩이었다. 마지막회 연출 의도에 대해 백승룡 PD는 "천리마마트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느 장소인데 그걸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뮤지컬의 큰 무대를 떠올렸다. 객석에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만들면 좋겠더라"고 이야기 했다.

"천리마 마트 안에서 행복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커튼콜이 더욱 좋았다. 시청자들도 행복하길 바란다. 물론 처음에 고민도 했다. 오버스러울까봐. 하지만 저는 천리마 마트를 따뜻한 장소로 만드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이렇게 마무리 했다. 방송으로 보니 행복한 느낌이더라."

또한 엔딩을 끝낸 후 공개된 쿠키 영상에서는 마치 시즌2를 연상케 하는 김병철-이동휘의 대화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백승룡 PD는 "모든 작품의 감독들은 시즌2를 하고 싶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만화에서 이와 같은 장면이 나왔음을 짚으며 "정복동의 마음을 생각하며 넣어줬다. 사실 결정은 회사가 하는 거 아니겠나. 하지만 천리마 마트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곳이니, 저도 기회가 된다면 이 사람들과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시즌2에 대한 바람을 조심스레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tvN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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