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감독 권만기) 촬영에 임하며 겪은 일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연배우의 폭로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식지 않는 상황이다.
윤지혜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호흡'과 관련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 제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 것.
윤지혜는 해당 글을 통해 영화 촬영이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됐으며, 초저예산으로 진행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 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며 "아무리 극단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라도 배우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현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다. 요란한 경적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년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지하철에서 도둑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한 후 정처없이 여기저기 도망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폭로했다.
또한 그는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고문인데 촬영 도중 무전기가 울리고, 핸드폰이 울리고, 알람이 울렸다. 돈이 없다며 스텝 지인들로 섭외된 단역들은 나름 연기한다고 잡음을 내며 열연하고, 클라이막스 씬을 힘들게 찍을 떈 대놓고 문소리를 크게 내며 편안하게 출입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마케팅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는 그는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다.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냐.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지혜가 언급한 영화 '호흡'은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작품.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질긴 악연을 담은 작품으로, 윤지혜는 주인공 정주 역을 맡아 촬영을 마쳤다.
특히 이 작품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 후 뉴커런츠상, KTH상 2관왕을 수상했다.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작품상, 제17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인디펜던트 등을 받기도 했다. 윤지혜의 폭로 전까지는 저예산 영화 중 작품성을 인정받은 '좋은 작품'이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윤지혜의 폭로글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윤지혜는 자신의 글이 화제되기 시작한 15일, SNS에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호흡' 측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15일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던 바. 이날 오후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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