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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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육상부, 막강 화력 날개 달았다

기사입력 2010.06.28 08:55 / 기사수정 2010.06.28 08:55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두산 육상부가 다시 루상을 훔치고 있다.

두산은 07-08시즌 팀 도루가 161개-189개였다. 주자가 루상에 나가기만 하면 정신없이 다음 루를 훔쳤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하면서 도루와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에게 그린 라이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린 라이트 작동은 곧 다양한 득점루트 개발로 이어져 득점 확률을 높였다. 이종욱, 고영민이 주체가 된 두산 표 '발야구'라는 이름도 이때 붙여졌다.

진화하는 두산 타선

그러나 지난 시즌 두산은 시즌 초, 중반 주전 야수들의 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팀 도루 수는 129개로 4위에 그쳤다. 이때 두산 김 감독은 근본적으로 도루라는 컬러를 바탕으로 하는 공격력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도루는 분명 상대 배터리에게 부담을 주고, 적은 안타로 다양한 득점 루트를 활용해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매년 많은 도루를 하게 되면 야수들의 체력적인 문제와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이종욱과 고영민의 부상 이탈을 보면서 도루를 줄이더라도 장타력을 향상하는 것이 득점력 증대에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두산은 올 시즌 팀 컬러가 확실히 변했다. 팀 타율 0.294, 80홈런 418타점으로 부문 1,2위에 올라있다. 주전 중 무려 4명이 3할 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어 상, 하위타선의 구분이 필요 없다.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화끈한 장타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두산 김경문 감독의 화끈한 공격 야구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대신 도루숫자는 28일 현재 58개로 많이 감소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장타력을 갖춘 타선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에 준하는 정확성과 팀배팅 능력이 떨어진다면 팀 득점력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정확한 배팅을 할 줄 아는 선수가 많았다. 이종욱이나 김현수는 물론이고 김동주도 원래 장타력에 정확성을 함께 갖춘 타자다. 이러한 탓에 다른 선수들이 장타력 증강에 매진해도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 계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현재 두산 타선은 그야말로 장타력과 정확한 타격을 골고루 할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팀 도루 수가 줄었다고 해도 발야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도루 개수는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능력은 두산의 자랑거리다. 두산이 한창 많은 도루를 했을 때도 많은 야구인은 "두산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도루가 아니라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능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에도 두산은 팀 도루 수가 58개에 불과하지만 뛰는 야구는 죽지 않았다. 주자의 전체적인 추가 진루확률이 46.3%로 LG에 이어 리그 2위다. 이러한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으면서 장타력 증강으로 타선 전체의 파괴력이 높아졌다. 빠른 발과 장타력이 가미된 완벽한 타선을 만들어가는 것에  발야구의 힘이 여전히 살아있었다는 뜻이다.


막강 화력에 도루도 증가

김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팀 도루 수가 급감하자 "호쾌한 공격 야구가 가장 좋지만 도루가 줄어든 것은 다소 아쉽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사령탑의 욕심이야 항상 끝이 없지만, 이제 두산이 점점 완성형 타선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도루의 이점만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도루가 한계가 있듯이. 항상 장타가 뻥뻥 터지면서 팀이 승리할 수도 없는 법이다. 장타력으로 무장한 타선에 때에 따라 도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것만큼 확실한 고득점 옵션은 없다.

실제로 6월 두산의 도루 수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7일 잠실 KIA 전에서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개의 도루를 만들어냈다. 2회말 2사 이후 6연속 안타와 5득점에는 오재원의 도루가 한 몫을 했다. 4월 15개, 5월 18개에 이어 6월에는 23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톱타자 이종욱이 6월에만 10번을 훔쳤으며, 오재원이 5번, 고영민, 정수빈, 김재호, 김현수가 각각 2번을 훔쳤다.

두산은 도루를 언제 어떻게 써먹을지 아는 팀이다. 두산의 6월 팀 타율은 0.286으로 3위지만 4,5월에 비해 약간 숨이 죽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팀 도루가 증가하고 있다. 막강 화력에 도루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뛰어다닐 태세를 갖춘 것이다. 이제 두산 타선은 빅볼과 스몰 볼을 두루 갖춘 무결점 타선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김경문 감독-이종욱 (C)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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