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속물들'(감독 신아가, 이상철)이 12일 개봉한다. 비현실적으로 보여 더 현실적인 상황들과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묘한 재미를 완성해낸다.
'속물들'은 동료작가의 작품을 베끼다시피한 작품을 차용미술이라는 말로 포장해 팔아먹는 미술작가 선우정(유다인 분)을 중심으로 각자의 속마음을 숨긴 뻔뻔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술관을 배경으로, 불법 비자금 횡령과 탈세 사건을 그려냈다. 현실 사건을 떠올릴법한 이야기들로,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예술계 밑바닥의 부조리함을 블랙코미디로 펼쳤다.
현실에 밀착된 연기로 캐릭터에 개성을 더한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
신정아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은 배우 유다인이 연기했다. 유다인이 연기한 미술작가 선우정은 '표절이 아니라 차용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기에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상대에게는 구두로 얼굴을 내려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진짜 속물같은 면모를 갖고 있다.
마주하고 싶지 않던 동창 탁소영(옥자연)의 등장 이후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심리까지, 유다인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심희섭은 잡지 기자 형중, 송재림은 미술관 큐레이터 서진호로 리얼한 캐릭터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 선우정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로서, 속물이 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속물들'을 통해 발견하게 된 새로운 얼굴의 중심에는 옥자연이 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발판을 다져온 옥자연은 주연작 '속물들'을 통해 대마초를 흡연 장면까지 연기하며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선우정을 향한 속 모를 의뭉스러움까지, 섬세하게 살린 표정 연기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캐릭터를 현실에 발붙인 얼굴로 그리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 덕에 '속물들'은 인간군상의 민낯을 그 어떤 작품보다도 자연스럽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속물들'을 통해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한 신아가, 이상철 감독도 "블랙코미디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적은 분량이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유재명의 출연도 눈에 띈다. 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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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