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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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남미 강세-아시아 약진-유럽 최악'

기사입력 2010.06.26 14:14 / 기사수정 2010.06.26 14:1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26일(한국 시간) 2010 남아공월드컵 H조의 조별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끝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A조의 우루과이-멕시코를 비롯하여 B조 아르헨티나-대한민국, C조 미국-잉글랜드, D조 독일-가나, E조 네덜란드-일본, F조 파라과이-슬로바키아, G조 브라질-포르투갈, H조 스페인-칠레가 '줄리메컵'을 향한 숨 막히는 단판 토너먼트 출전권을 획득했다.

월드컵이 지금의 16강 제도를 시행한 것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다. 이후 2006년 월드컵까지 역대 16강 진출국의 명단을 보면 가히 유럽과 남미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졌다. 남미는 강세를 보인 반면 유럽과 아프리카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아시아의 약진은 돋보였다. (아래표 참조)




13개국으로 가장 많은 월드컵 본선 쿼터를 받은 유럽은 절반도 안되는 6개국 만이 16강에 오르는 부진을 겪었다. 지난 대회 우승국-준우승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A조, F조 조별예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B조의 그리스, C조의 슬로베니아, D조의 세르비아, E조의 덴마크, H조의 스위스도 조별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변이 많았던 2002년에 비해서도 형편없는, 1986년 16강 제도 시행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아프리카의 부진도 눈에 띈다.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해 무려 6장의 쿼터를 받은 아프리카지만 가나만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진출국 수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남아공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최국 16강 진출 실패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고, 나이지리아, 알제리, 카메룬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코트디부아르도 '죽음의 조' 희생양이 됐다.

반면, 본선 출전국이 4개국에 불과한 아시아는 대한민국과 일본, 2개국이 16강에 진출에 50%의 생존율을 보였다. 아시아 소속으로 처음 출전한 호주도 1승 1무 1패(승점 4점)로 선전했지만 골 득실에 밀려 아쉽게 탈락을 맛봤다.



이번 대회 아시아 국가의 약진은 2006 독일월드컵 당시 아시아 4개 팀이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당시 호주 오세아니아 소속) 비롯된 '아시아 쿼터 축소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가입국 숫자(55개국)와 실력에 비해 5장의 쿼터가 적다는 주장과 함께 아시아 쿼터 한 장을 아프리카로 옮겨줘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오히려 아프리카는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대륙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둬 그들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오구라 준지 일본축구협회 부회장은 일본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두 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면 다음 월드컵에서 아시아 쿼터 4.5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동반 16강 진출이 아시아 축구의 위상과 실리를 동시에 지켜냈음을 강조했다.

물론 월드컵은 단기전이고 개최를 전후한 여러 상황이나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남미 중심으로 이어지던 16강 진출국이 여러 대륙에 골고루 분포되는 것은 변하고 있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차기 월드컵 본선 쿼터에 대한 담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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