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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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꼭' K리그로 간다

기사입력 2006.11.11 11:33 / 기사수정 2006.11.11 11:33

이성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성필 기자] 올 시즌 초 2007년부터 실시되는 프로축구 K리그 승강제의 첫 수혜자로 '내셔널리그(실업축구)의 왕자' 고양KB와 울산미포조선이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됐다.

다른 내셔널리그 팀들보다 우수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모기업이 K리그 입성 때 지불해야 하는 가입비 10억, 축구발전기금 10억을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좋은 여건들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은 2006 내셔널리그 전기리그에서 8승 2무라는 성적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험 때문인지 몰라도 후기리그 들어 고양은 여러 팀들의 수세적인 전략에 발목을 잡히며 9라운드를 치른 8일 현재 승점 13점을 기록해 후기리그 1위에 올라있는 김포 할렐루야(17점)보다 한 경기 더 한 상태에서 승점 4점 차이로 5위를 기록 중이다.

통합우승 멀어지며 K리그 승격에 신중한 고양

▲ 고양의 주요 선수들. 맨 오른쪽이 '고양의 지단' 김종현이다. 사진은 올해 전기리그 대전 한수원과의 원정경기 장면. 비가 온 상태에서 뛴 경기라 유니폼이 엉망이다.
ⓒ 이성필
고양은 후기리그 우승팀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구단은 조심스러운 태도로 승급 여부를 판단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4일 울산 미포조선과의 홈 경기에서 만난 이훈동 고양KB 사무국장은 "전기리그에선 좋은 성적을 내 경영진들에게 각인시켰지만 후기의 부진한 성적이 이들의 판단을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며 "김칫국을 미리 마시는 것보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확실히 우승하면 (승격에 관련한) 모든 것이 실행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고양의 홈구장 고양종합운동장(지하철 일산선 대화역 바로 앞 위치)에 들어서면 K리그 승격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현수막의 문구가 '기다려라 K리그! 고양KB가 간다'.

또 K리그 승격 시 연고이전 우려 때문인지 최근에는 '고양 시민은 고양시에서의 국민은행 축구팀을 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고이전 우려에 대해서 이 사무국장은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구단, 어떤 상황에서든 승격에 대비한 준비는 철저

▲ 고양의 팬 서비스 중 하나인 퀴즈 맞추기. 늦기는 했지만 프로팀을 따라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 이성필
고양은 승강제 도입에 맞춰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역 주민들에게 고양에 축구팀이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 이것을 위해 고양은 홈경기가 열리는 주에 고양시의 협조를 얻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홍보차량을 배치해 경기일정을 안내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는 지속적으로 다음 홈경기를 안내하고 있다. 또 경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모든 K리그, 내셔널리그 구단이 그러하듯 팀 로고와 선수 사인이 들어간 축구공을 관중들에게 선물한다. 경기 후에는 행운권에 적어 낸 전화번호를 모아 홈경기 일정에 대한 문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양 구단은 유소년 관중을 타깃으로 삼았다. 유소년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때 부모의 손을 잡고 오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눈 높이에서 모든 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고양은 외부 이벤트 업체와 계약해 팬 서비스 행사를 경기 시작 전과 하프 타임에 경기장 잔디 위에서 하고 있다. '미니 축구와 이어 달리기 등을 하며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가면 어린 팬들은 다시 올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고양 구단의 생각이다.

서포터-구단과 함께 호흡하며 관중들에게 홍보

▲ 고양의 서포터 '보레아스'. 경기 전 응원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이성필
2003년 7월 국민은행 축구단이 고양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고 (당시 K-2리그)후기리그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했다. 이때 고양시의 붉은악마 지역 소모임인 '홍의군'이 고양 서포터를 모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국가대표 응원을 중점으로 하는 지역 소모임과 지향점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근회(24) 고양 서포터 '보레아스' 회장은 "처음에는 붉은악마 고양지역 소모임이 주축이었지만 현재는 관련없는 상황"이라며 "순수하게 고양만을 응원하는 사람들로 모였고 연령 또한 10대에서부터 40~50대의 장년층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매 경기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원정 경기의 경우 소규모 인원이라도 응원 걸개 등 모든 것을 챙겨 응원을 한다고 한다. 또 K리그에서도 아직 몇 구단을 제외하고 활성화가 되어 있지 못한 '그날의 경기 안내문(매치데이 매거진)'을 관중들에게 일일이 나눠주고 관중들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준다.

실제 이들은 8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4강 수원삼성전에서도 열심히 응원을 했다(고양은 이 경기에서 수원에 0-2로 패했다).

관중들도 이들의 열성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손종석(43·고양시 주엽동)씨는 "보통 K리그에만 서포터가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도 보니 신기하다"며 "아들이 좀 더 크면 고양 서포터에 가입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 구단, '사회공헌이 목적'

▲ 가족 단위의 관중이 점점 늘어가는 고양. 사진은 후기리그 3라운드. 이날 경기는 화요일 오후 3시에 벌어진 그야말로 관중들이 올 수 없는 경기였다. 관중들 위 난간쪽에 어슴프레 보이는 걸개에는 '기다려라 K리그 고양KB가 간다'라고 써있다.
ⓒ 이성필
이렇게 고양은 구단과 서포터가 시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가며 자발적인 연구와 노력으로 관중들에게 고양 구단을 인식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계가 많다.

우선 고양은 모기업인 국민은행이 은행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 즉 현행 은행법상 은행이 둘 수 있는 자회사의 범위는 금융업과 은행업무수행에 직접 관련된 금융 전산업, 금융 연구업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이 고양 구단을 수익을 내는 영리법인인 프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축구단을 자회사로 설립해야 하지만 프로축구팀이 금융업이나 은행업무와 직접 관련된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이 사무국장도 이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같은 리그의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구단(시청 팀)들이 스포츠산업진흥법안이 계류된 국회를 목이 빠지게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은행법이 예외 규정이라도 두어 수정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고양 구단은 수익을 내려고 운영하는 것이 아닌 국민은행의 사회공헌 사업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고양 구단은 국민은행 '축구부'소속이다. 구단을 알리는 단독 홈페이지도 없다. '스포츠단'의 '축구부'를 소개하는 페이지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강력한 승격 후보로 꼽히며 먼저 정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고양이 과연 K리그에 올라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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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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