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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하루' 김혜윤 "나도 단역부터 시작, 주체적인 은단오 공감 갔죠"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19.11.28 10:34 / 기사수정 2019.11.28 11:3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환하게 웃는 얼굴과 단발머리로 상큼함을 풍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만화 속 인물 은단오가 그대로 튀어나온 듯하다. 종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일까. 명랑한 표정, 말투, 제스처까지 아직 단오와 다를 게 없다.

배우 김혜윤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발랄할 때의 모습이 단오의 셰도우와 비슷한 것 같다. 이 작품이 끝나고 애교가 늘었다. 부모님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라며 웃어 보인다.

김혜윤은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주인공 은단오의 옷을 입고 열연했다.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은단오와 함께했다. '잘 가 은단오'라는 백경의 대사에 몰입할 정도로 종영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6개월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다가 이제 못 보게 되잖아요. 끝나고 엄청 울었어요. 마지막 촬영 날과 그 전날부터 계속 울었어요. 마지막 촬영 전날에 백경(이재욱 분)이 단오에게 고맙다고 말해요.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할 것 같아서. 잘 가 은단오’라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백경과 은단오가 하는 대사가 아니라 이재욱, 김혜윤이 하는 느낌이랄까요. 울컥했어요.”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여고생 은단오(김혜윤 분)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혜윤은 올해 초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데 이어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첫 주연을 꿰찼다. 풋풋한 신인 배우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었다.

“갑자기 주연을 맡게 돼 부담도 많이 되고 걱정도 컸고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제가 봐왔던, 주연을 하셨던 선생님들이 생각났면서 나도 그런 분들처럼 책임감 있게 끌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바로 전까지만 해도 단역만 7, 8년 했는데 주연 자리에 놓여 걱정이 컸어요. 잘할 수 있을까 했고요. 단오 캐릭터 자체가 원맨쇼를 해야 해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되더라고요.


책임감과 부담이 컸지만 그럴 때마다 동료 배우들 덕분에 힘을 냈단다.

"충분히 단오 같다고 격려해줬어요. 빈말일지 몰라도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힘도 나고 마음으로 의지했죠. 작품을 같이 잘 만들어가는 느낌으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작가님도 종방연 때 뵀는데 잘 표현해줬다고 해주셨어요. 제가 단오로 표현했던 것들을 후반부에 그려주셔서 저를 귀여워해 준다고 느꼈어요. 예전 같으면 (대본에) ‘사물함을 닫는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사물함을 콩 닫는다’라고 돼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작가님의 애정이 많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SKY 캐슬' 예서 이미지를 없애고 단오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혜윤은 첫 주연작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쟁쟁한 드라마들을 뒤로하고 TV 화제성 1위를 차지했고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느는 걸 보고 많이 주목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크게 실감한 건 초등학생분들이 편지를 써서 써주고 초등학교 스태프분들의 딸, 조카분이 놀러 와서 단오 언니라면서 사진도 찍고 하더라고요. 전작은 작품(SKY캐슬)을 많이 좋아해 줬지만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인기가 있진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10대 20대분들이 많이 좋아해 줬구나 싶어요.”

고등학생들의 풋풋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다뤘지만 평범한 학원물은 아니었다. 알고 보니 만화 속 세상이고 모두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으로 판타지를 가미했다.

“초반에 어려웠던 건 놀람의 연속이었다는 것?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반복되는 말을 해서 뭐지 해요. 알고 보니 만화책 속이고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인 거예요. 놀람의 연속이 계속되다 보니 정도의 차이를 표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내용이 단순한 게 아니라 복잡해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요.”

은단오는 여주인공 여주다(이나은)와 남주인공 오남주(김영대)의 러브라인을 도와주기 위해 탄생한 주변 인물이지만 자아를 갖게 된다. 시한부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하루(로운)와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간다. 만화 속 엑스트라라는 운명을 거스르고 자신의 의지를 갖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처음에 끌렸던 이유도 그런 점 때문인 것 같아요. 주인공이 되고 싶다기보단 엑스트라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마음대로 살려는 주체적인 모습에 공감했어요. 저도 단역부터 시작해서 비슷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배우로서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본인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닌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걸 하고 행복을 찾는 모습이 당차다고 생각했고 부럽고 공감도 됐어요. 은단오 캐릭터에 애착이 갔죠.”

김혜윤은 ‘SKY 캐슬’에 이어 ‘어쩌다 발견한 하루’까지 오랜 단역 생활 후 빛을 봤다. 중학생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운 김혜윤은 2013년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했다. 이후 여러 단역을 거쳐 2017년에는 드라마 '도깨비', '밥상 차리는 남자' 등을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후 7년간의 단역 생활을 거쳐 'SKY 캐슬'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이어 싸이더스HQ에 새 둥지를 틀고 예능 출연, CF 촬영 등 바쁜 나날을 보내며 2019년을 알차게 보냈다.

그런 김혜윤의 다음 목표는 뭘까.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학생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렸는데 앞으로 제 나이에 맞는 것도 해보고 싶어요. 24살 대학생, 이 나이에 맞는 역할이요. 전에는 예서라는 이름을 벗으려고, 예서 캐릭터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이제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단오의 모습이 다음 캐릭터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많이 말하고 다녀서 좀 부끄러운데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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