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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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불펜 난조와 아쉬운 5할 본능

기사입력 2010.06.23 06:33 / 기사수정 2010.06.23 06:3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KIA가 불펜 난조에 발목이 잡혀 5할에 머물고 있다. 

KIA가 6월 들어 타선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순위다툼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뜻하지 않은 에이스 윤석민의 부상과 로페즈의 계속된 부진으로 선발 마운드의 힘이 다소 약화됐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KIA가 6월에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불안한 구원진 때문이다. 시즌 초반 선발진 못지않은 복덩이였던 구원진이 최근 골칫덩어리가 됐다.

불펜 과부하

KIA는 현재 구원 평균자책점 4.22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가 즐비한 팀 사정상 구원진의 이닝 소화도 219.2이닝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그래서 KIA 구원진은 가장 편안해 보이기도 한다. 전임 투수에게 물려받은 주자는 143명으로 최소 2위이고 승계 주자 실점률도 25.9%로 가장 낮다. 그러나 팀 블론 세이브는 14개로 최다 1위다. 그것도 마무리 유동훈이 5개, 손영민이 4개, 곽정철이 3개를 기록하고 있다. 세이브 성공률도 53.3%로 가장 낮다.

KIA는 근본적으로 타선이 약하다. 중심타선에 상당수 의존하기 때문에 득점 루트가 다양하지 않다. 안치홍, 김선빈 등이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지만 파괴력에서 상대 투수에게 주는 위압감이 크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가 좋은 선발진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꾸준히 만들어주고 있지만 많은 득점을 뽑아내지 못해 구원진이 항상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한다. 곽정철-손영민-유동훈은 시즌 초반부터 잦은 등판으로 인해 점점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마무리 유동훈이 4월부터 6월까지 평균자책점이 1.84-2.57-2.08, 손영민이 7.15-3.38-1.93로 나쁘지 않지만 곽정철은 3.10-9.00-8.71이다. 게다가 곽정철이 40.1이닝, 손영민이 3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 7위와 9위다. 그만큼 KIA 불펜은 두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등판 시 평균 Leverage Index를 봐도 KIA 불펜이 0.99로 최다 1위다. 그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가장 자주 나왔다는 뜻이다. 게다가 구원진의 등판 내용에 따른 Leverage Index도 1.23으로 최다 1위다. 손영민이 1.82와 1.57로 두 부문 1위와 3위다. 이렇게 되면 그만큼 부담감을 많이 받게 되고 투구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다. KIA 불펜은 잦은 난타를 당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적은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클러치 히팅을 허용하고 있다. 터프 블론 세이브가 7개로 최다 1위다.

그래서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안영명을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그는 구원승 2개를 따냈지만 안정감은 떨어져 있다. 지난 22일 광주 넥센 전에서도 6회 구원 등판해 한 점 뒤진 상황에서 2실점 하며 필승 계투 조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를 구원한 조태수마저 대량실점으로 팀 타선의 추격의 여지를 끊어놓고 말았다. KIA 조범현 감독에게는 김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아쉬운 5할 본능


KIA는 5월 11일 광주 넥센 전부터 최근 6주 연속 주간 5할을 기록했다. 최근 타선이 조금씩 터지고 있지만 불펜이 본격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과다. 이 기간 유동훈, 손영민, 곽정철, 서재응이 블론 세이브를 1개씩 기록했고 구원진의 패배도 8개였다. 이 4번의 블론 세이브와 8번의 패배 중 2~3승만 건졌다면 지금쯤 KIA는 5할에서 +3~+5개를 기록해 2위 두산의 턱밑에서 견제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계산도 가능하다.

물론 이는 가정일 뿐이다. 그러나 선발진의 이탈과 타선의 파괴력이 타 팀에 비해 떨어지는 특성상 구원진이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한 방으로 무너지는 것은 KIA에는 상당히 속이 쓰린 현실이다. 조 감독의 "또 다시 버티기 모드로 갈 수밖에 없다"라는 말은 자세히 살펴보면 선발진의 활약과 살아나는 타선에 가려진 불펜진의 난조라는 어두운 단면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을 대변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사진= 유동훈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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