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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철 FC, '클럽 축구에서 미래의 박지성을 꿈꾼다'

기사입력 2010.06.22 12:12 / 기사수정 2010.07.27 10:06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8편] - 이두철 FC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우리 아이들 가운데서 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좋은 축구 선수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오라는 곳이 없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고등학교 시절 박지성을 옆에서 지켜보던 선생님이, 유소년 축구클럽을 통해 다시 한 번 박지성과 같은 선수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스스로 노력하는 열정적인 팀, '이두철 FC'의 이두철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두철 축구클럽은 2008년 8월 동탄에서 출발했다. 대우 로얄즈 프로 선수였던 이 감독은, 은퇴 뒤 오랜 기간 학원 축구 지도자로써 선수들을 가르쳤다. 수원 공고 시절 박지성을 지도했고,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 전가을, 이은미 선수를 발굴해서 키워내기도 했다.

오랜 지도 경력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선수를 가르치고 있다. 특히, 유치부부터 중등부까지 연계를 시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유치원 때부터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제시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시작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그에 맞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고등부도 개설할 예정입니다."

올해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에 중등부에 출전할 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배워 중등부로 올라간 아이들이라고 한다.

또, 취미 반, 육성 반, 엘리트 반으로 3개의 반을 운영해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축구를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 감독은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서 팀워크를 알아가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같이 배울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축구문화가 학원 중심에서 클럽 축구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학원축구와 클럽축구를 모두 경험한 이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나라 학원 축구는 지나치게 성적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인 면보다는 체력적인 훈련을 많이 시키게 되죠. 그러면 아무래도 창의력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클럽 축구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축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다. 팀에 대한 희생보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는 것. 그런 차이가 결국 기본기와 창의성의 발달로 이어진다고 한다. 축구계 안팎에서 클럽 축구의 발전에 대한 필요성 재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감독은 학원 축구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클럽 축구를 통해 실천해 나가고 있다.

"성적을 내려면 체력적인 훈련을 많이 시켜야 되는데, 우리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죠. 제가 클럽을 시작하게 된 것도 아이들이 연령에 맞게끔 볼 감각이라던가, 드리블 같은 단계별 훈련을 통해,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가고 성인이 됐을 때 자기 기량을 100프로 발휘할 수 있게끔 하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이 감독은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냈다. 이미 언론에 많이 언급되었지만, 다시 한 번 박지성 선수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 이 감독은 수원 공고 코치 시철을 회상하며 말을 꺼냈다.

"박지성이가 지금은 최고의 선수지만, 당시에는 받아주는 대학이 없어서 마음고생이 컸죠. 그 아이들이 3학년 때 전국체전에 나가서 우승도 하고 굉장히 잘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연세대를 간 경우도 있고 다들 대학에 잘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지성이 같은 경우에는 스카우트 제의가 온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박지성 선수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이 감독은, 연줄이 닿는 곳마다 "수원 공고에 있는 박지성이라는 아이에게 테스트 한 번 받게 해 달라"며 뛰어다녔다. 그러나 볼은 찰 줄 아는데, 체격이 왜소하다며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이 감독의 대학교 은사인 명지대 김희태 감독이 박지성 선수의 가능성을 알아주어서, 겨우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오산 중학교 여자 축구부 감독 시절, 현 국가대표 선수인 전가을, 이은미 선수를 직접 발굴해서 키워내기도 했다.

"은미같은 경우, 수원에서 남자들하고 축구를 한다는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제가 감독을 만나서 근처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켜서 가르쳤죠. 전가을 같은 경우 축구를 하던 아이가 아니라 문산에서 탁구를 하던 아이였어요. 아이가 빠르다는 얘기를 듣고 문산 초등학교를 가서 부모님을 설득해서 오산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전가을 선수가 지금 굉장히 잘하고 있는데, 어려서도 남자 아이 못지않게 순발력과 민첩성이 좋았어요. 본인도 열심히 노력을 하다 보니 대표 팀까지 가게 됐죠."

그렇게 큰 선수들을 가르쳤었는데, 클럽 축구에서도 그런 좋은 선수를 길러낼 수 있겠냐고 묻자, 이 감독은 지금도 좋은 선수가 클럽에 있다며 주저 없이 선수의 이름을 말했다.

"저희 클럽에 김정원이라는 5학년 아이가 있고, 또 4학년에 임훈택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굉장히 잘하는 아이들인데, 그런 선수들은 과정만 잘 밟아서 올라간다면, 한국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될 겁니다."

이감독은 클럽 축구를 통해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면서 좋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선수 저변은 걱정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선수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없다는 것.

"부모님들이 운동보다는 공부만 시키려고 하는 면이 많아요. 공부와 운동을 같이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공부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합니다. 소질이 있는 아이의 경우, 외국처럼 운동을 하고, 시간을 조절해서 공부를 같이 병행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방송매체나 언론에서 홍보를 좀 더 해준다면, 비단 축구뿐 아니라 전 스포츠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이 감독이기에, 아쉬움이 더 클 것 같았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어렵게 축구 선수로 진로를 결정하더라도 학원 축구 쪽으로 가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금은 클럽축구 문화가 자리잡혀가는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현재 대한 축구협회에서도 클럽 위주로 가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클럽 위주로 변화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시간이 3~5년 정도 지난다면 자리가 잡혀나갈 것 같습니다."

클럽 축구에 대해 긴 얘기를 나눈 뒤, 다시 대회로 화제를 돌렸다. 이 감독은 클럽축구대제전 대회에 참가하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성적을 내려고 나가는 건 아닙니다. 방학을 통해 아이들에게 축구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출전 하는 것이죠.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하고 같이 모여서 경기도 해보고. 잘하는 팀, 약한 팀과 두루두루 경기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축구가 이런 거구나'하고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또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는 '너희가 경기장에 갔을 때 실력이 돋보일 수 있다'는 식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회 장소인 강진이 천연 잔디 및 인조 잔디 구장 등 시설 구비가 잘 되어있다는 것, 또 방학을 맞아 공부에서 잠시 벗어나 운동장에서 스트레스를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회가 끝나면 아이들이 나름대로 느낀 게 있을 겁니다. 돌아와서 그만큼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아이들의 실력도 향상되고 클럽도 발전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대회에 나가서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 감독은 클럽축구대제전이 클럽 팀 간의 교류를 활성화 시켜, 클럽 팀들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클럽 팀 간에도 잘하는 팀만 잘하고 처지는 팀이 생기기 마련인데, 팀 간의 정보 교류를 통해 그런 부분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회에 출전하면서 '성적'에는 목표가 없다고 밝힌 이 감독은, 아이들이 즐겁게 축구를 하고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준비한 만큼 기량을 발휘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오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기 기량을 백 프로 발휘해서 자신의 발전된 모습을 확인하고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우리 이두철 축구클럽 선수들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도 열심히 해준다면, 선생님으로써 더 바랄게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 가운데서 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좋은 축구 선수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진제공=이두철 축구클럽]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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