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닷컴] LCK운영위원회의 그리핀 사건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일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에는 “그리핀 사건 관련 LCK운영위원회 최종 조사 결과 발표”라는 제목의 입장문이 게재됐다.
아래는 LCK운영위원회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LCK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입니다.
지난 10월 29일 그리핀 사건 관련 LCK운영위원회 중간 발표(이하 “중간 발표”) 에 이어 본 사건과 관련한 최종 조사 결과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운영위원회는 다각적인 조사 결과 본 사건으로 인해 LCK 리그를 통해 생성된 상호관계가 부당하게 이용되어 LCK의 명예는 물론 핵심가치인 공정성이 심각히 훼손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LCK 리그에는 수많은 구성원들이 있고, 그 구성원들 사이에서 팀의 대표, 감독, 선수 등의 지위로 인해 자연스럽게 위계질서와 그 지위로 인한 ‘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계질서와 그로 인해 발생한 ‘힘’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LCK가 많은 e스포츠 팬 분들과 지속 성장하고 그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LCK 구성원들의 상호 관계 속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운영위원회는 LCK 리그 내에서 우월적 지위가 부당하게 이용되는 것이 밝혀지면 어떠한 경우에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고, 그 수준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예외 없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많은 e스포츠 팬 분들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이며, 공정성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는 LCK리그의 근간을 심히 훼손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본 운영위원회는 리그 전반에 경각심을 울리고자 무거운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징계조치를 발표합니다.
징계 조치
• 징계 대상: 조규남 그리핀 전(前) 대표
• 징계 내용: 무기한 출장 정지
• 징계 발효 시기: 2019년 11월 21일부터
조규남 그리핀 전(前) 대표(이하 “조 전 대표”)의 행위가 형법상 ‘협박죄’나 ‘강요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사건 당사자들의 고소 등을 통해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법적 판단 권한을 가지는 사법기관이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운영위원회는 형법상의 ‘협박죄’나 ‘강요죄’ 성립 여부와 관계 없이 조사 결과 문제로 확인된 사항들에 대해 엄중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공정하고 건전한 리그 육성을 위한 운영위원회의 책임이자 의무라 생각하여, 사법기관의 판단과 별개로 조 전 대표에게 징계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팀의 책임자는 미성년자인 선수의 신분에 어떠한 변동이 생기는 경우, 특히 그 변동이 선수의 법적 권리/의무와 관련된 것이라면, 해당 미성년 선수와 선수의 법정대리인(부모님)에게 충분히 정보를 안내하고 동의를 득한 후 필요한 조치와 절차가 진행되도록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공정성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는 LCK에서 팀의 대표에게 합리적으로 요구 및 기대하는 행동이라 하겠습니다.
즉 서진혁 선수의 부모님으로부터 미성년자인 서진혁 선수가 그리핀의 보호 아래 선수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면, 조 전 대표는 팀의 대표로서 그 선수가 탬퍼링에 노출되었을 때는 선수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해당 사실 및 그 영향에 대해서 충분히 안내했어야 합니다. 더욱이 이후 법정대리인의 동의 범위인 그리핀을 벗어나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이적 의사 뿐만 아니라 이적 조건에 대해서도 선수의 부모님과 충분히 협의하고, 그에 필요한 동의를 득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규정 준수를 독려하고 선수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조 전 대표가 미성년자인 선수 단독으로 이적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미성년 선수가 특정한 선택을 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대표로서의 임무를 해태하고, 나아가 LCK의 명예 및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서진혁 선수를 징동게이밍으로 임대를 보내는 과정에서 운영위원회에 고지한 계약내용과 달리 임대기간을 계약기간에 산입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데 있어 조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였고, 이 조치로 인해 계약 종료일이 변경되었다면 운영위원회에 고지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임대기간을 계약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하는 이 같은 조항은 선수가 임대 중에 있다면 아무런 제한 없이 원 소속팀과의 계약에 종속되는 위험이 있어 선수의 권익을 심각히 훼손하는 조항으로 운영위원회는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조항을 선수에게 제시하여 합의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조 전 대표의 행위는 가벼이 다루어 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운영위원회에 계약 종료일 변경에 대해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위 조항을 운영위원회에게 고의적으로 숨긴 것인바, 운영위원회는 이를 중대한 LCK 규정 위반 내지 규정 위반을 시도한 행위로 판단하였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상기 위반사실에 대한 심각성을 고려해 “조 전 대표”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를 부과합니다. 이에 따라 “조 전 대표”는 LCK를 포함해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 주관하는 e스포츠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가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 징계 대상: 김대호 그리핀 전(前) 감독
• 징계 내용: 무기한 출장 정지
• 징계 발효 시기: 2019년 11월 21일부터
운영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중간 발표’에서 해당 발표에 미처 포함시키지 못했던 의혹과 제보에 대해 조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김대호 그리핀 전(前) 감독(이하 “김 전 감독”)이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일부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는 제보를 접수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양 당사자는 물론 목격자의 진술을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일부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CK 리그에서 폭언 및 폭력적인 행위는 그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특히 LCK 리그 내에서 부여 받은 감독이라는 지위에서 이루어진 폭언 및 폭력적인 행위는 더욱 정당화될 수 없을 것입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피해 선수들에게 행해진 폭력적 언행의 수위는 인격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임을 복수의 진술 및 제출 자료를 통해 확인했으며, 무엇보다 폭언과 폭력의 대상이 됐던 일부 선수들은 당시 미성년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폭언 및 폭력적인 행위는 대한민국 법률에 의하여 금지되거나 적어도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윤리적 행위에 반한다고 할 수 있는바, 운영위원회는 김 전 감독의 행위를 LCK 규정의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이러한 행위의 심각성을 감안해 “김 전 감독”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를 부과합니다. 이에 따라 “김 전 감독”은 LCK를 포함해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 주관하는 e스포츠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가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 징계 대상: (팀) 그리핀
• 징계 내용: 벌금 1억 원
• 징계 발효 시기: 2019년 11월 21일부터
“조 전 대표” 및 “김 전 감독”의 행위에 팀 그리핀의 관계자들이 직접 관여 또는 방치한 사실이 확인되어, 운영위원회는 팀 그리핀에게 벌금 1억 원을 부과합니다. 이와 더불어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1년간 그리핀의 팀 운영 및 관리 전반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향후 동일, 유사한 위반행위가 다시 발견될 경우 최대 “시드권 박탈”의 추가 징계가 부여될 예정임을 말씀 드립니다.
개선 계획
운영위원회는 전례 없는 본 사건을 통해 LCK 운영주체로서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향후 동일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예방하고자 다음과 같은 보완 조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1. 임대제도의 대대적인 개편
임대 제도는 지난 2019년 스프링 시즌부터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실력이 우수함에도 출전 선수 5인에 속하지 못하여 경기에 참여할 수 없었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 실전에 참가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심 끝에 도입한 제도입니다. 본 제도 도입을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보장 받아 기량이 향상되고 연봉 등을 포함한 처우 역시 개선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본 사건을 통해 임대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는 많은 e스포츠 팬 분들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 등의 보완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에 팀 관계자, 선수들을 비롯하여 LCK 구성원들과 현행 임대제도 및 개선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논의 결과 임대제도에 대한 뚜렷한 개선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임대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2. 미성년 선수에 대한 보호 강화
미성년 선수의 계약 체결 시 반드시 운영위원회에 사전 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선수와 관련된 모든 변동사항이 법정대리인과 사전 논의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리그 참가 승인 과정에서 더욱 엄격히 시행될 것이며, 미성년 선수들에 대한 별도 관리 및 교육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3. LCK 리그 규정의 대대적인 개편
“LCK 리그 규정집”, “팀 참가 계약”, “GPI” 등 LCK 관련 규정 및 계약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여 부족하고, 미비한 부분에 대해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검토 과정에서 선수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며, 최대한 명확하고 투명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4. 각 프로 팀에 대한 철저한 관리
정기적인 교육 및 점검을 통해 본 사건과 동일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하겠습니다.
특히 선수와 팀 간 계약에 있어 운영위원회 승인 후 계약 내용의 어떠한 변경이 발생하면 반드시 이를 운영위원회에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보완되는 LCK 규정을 통해 무거운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최근 밝혀진 선수 에이전트 계약 건과 관련해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있는지 리그 전반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포함하여 팀과 선수간 체결한 계약 전반에 걸쳐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운영위원회는 수 세대에 걸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본 사건과 같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운영위원회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LCK와 e스포츠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분들께서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가 가져올 수 있는 충격과 피해에 대해 걱정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위원회 역시 이에 대해 신중한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 세대에 걸쳐 즐거움을 전달하겠다는 LCK의 목표를 고려했을 때, LCK의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리그를 더욱 건강하게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공정한 대회 운영 및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이를 통해 많은 e 스포츠 팬 분들께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사건 주요 폭로자인 씨맥 김대호 감독에 대한 처분. 그는 최근 DRX 감독으로 취임한 바 있는데,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이 됐다.
이와 같은 LCK운영위원회의 처분은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엑스포츠뉴스닷컴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그리핀 공식 SNS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