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17 21:52 / 기사수정 2010.06.17 21:53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벼랑 끝에 선 두 팀이 맞붙는다.
한국 시각으로 17일 오후 11시, 프리 스테디움 스타디움에서 월드컵 B조, 그리스와 나이지리아가 대결한다. 이미 1패를 거두고 있는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유력한 16강 진출 후보 한국과 아르헨티나 중 한 팀이 무너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리스, 빠른 공격이 필요할 때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수비 축구라는 컨셉으로 몇 년 동안 그리스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중원을 책임지던 자고라키스, 바시나스는 흐르는 세월을 이길 수 없었다. 카라구니스, 카츄라니스처럼 중앙에서 공격전개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있지만 미드필더의 중심을 지탱해줄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는 그리스의 최대 걱정 거리다.
수비 중심적인 축구를 하는 그리스는 공수전환이 빠르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역습시엔 그리스의3톱 사마라스, 게카스, 하리스테아스가 고립되어있는 모습이 한국전에선 드러났다. 그리스는 역습시에 공수전환 속도와 공격 전개 속도를 빠르게 갖는 것이 유연한 나이지리아를 상대하는 중요점이 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 그리스에서 가장 촉망받는 포워드인 니니스의 투입 또한 생각해볼 수 있다. 재미없는 축구로 유로2004를 우승했다고 비난받았던 그리스는 남아공 월드컵16강 진출을 위해선 그간 고수하던 축구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비록 패배했으나 좋은 경기력을 보인 나이지리아.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에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스스로 패배를 부른 점도 컸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야쿠부,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의 오뎀윙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칼루 우체. 각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포워드들을 모두 보유한 나이지리아의 패배는 아프리카의 맹주로서 아쉬운 모습이다.
나이지리아의 감독 라스 라거백 감독은 나이지리아의 감독으로 부임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라스 라거백 감독은 나이지리아의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10년간 스웨덴 대표팀의 감독으로 부임했던 감독으로, 한번 마음에 든 선수를 부진하거나 더 이상 국가대표에서 활약하기 힘들어짐에도 계속 중용하는 경향이 있고, 전술의 융통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라거백 감독이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당시 전혀 단합이 되지 않았던 나이지리아를 여기까지 만들어낸 점은 칭찬할만하나, 그간 나이지리아의 에이스를 맡아왔던 오뎀 윙지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았다는 점은 불만의 소지가 있다. 나이지리아는 팀을 이끌고 중요한 순간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결정지어줄 존재, 에이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승점 3점씩을 얻은 상황이기에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16강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무승부가 아닌 한쪽의 승부로 끝난다면, 두 팀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절벽 끝에 몰린 팀들과 절벽 끝에 몰린 감독들 간의 대결.
양 팀이 지난 경기에 비해 얼마나 발전했는지 지켜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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