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하늬의 또 다른 얼굴이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를 통해 관객과 호흡한다. 누구보다 다양한 감성을 통해 냉정과 열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블랙머니'를 통해 증명했다.
13일 개봉한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금융범죄 실화극. 이하늬는 냉철한 변호사 김나리 역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정말 세상에 나올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었다"고 말문을 연 이하늬는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당연히 있죠. 그렇지만 그 전에, '블랙머니'는 일단 이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도 반절정도는 했다고 생각해서 감사해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블랙머니'는 경제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다소 어렵게 다가가지 않겠냐는 우려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이하늬는 "거창한 어떤 것보다도, 제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억울하더라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저 스스로도, 제 나이가 그렇게 어리지 않았을 때였는데 왜 이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대중이 좀 더 쉽게 알 수 있어야 하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엘리트 변호사 역할로 생소한 경제 용어까지, 영어 대사를 능숙하게 선보여야 했던 이하늬는 '실감나게 연기했다'는 말에 "다 조작된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리가 영어로 회의를 하는 장면이 첫 등장이기도 했는데, 김나리 캐릭터를 대변하는 장면이라 저 스스로도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경제용어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저희가 평소 '짜장면, 짬뽕'이라는 단어를 밥 먹듯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연습했죠.(웃음)"
이하늬는 영어 대사나 경제용어 같은 부분보다도, '정의'와 '선'을 생각하는 김나리의 모습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가 갖고 있는 분위기가 정치적인 색을 비추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제가 어떤 캐릭터를 맡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면, 무슨 역할을 연기할 수 있을까 싶어요"라고 소신 있게 얘기하며 "저는 배우이니까, 캐릭터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완성도가 있고 하고 싶은 시나리오를 만나면, 최대한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제 몫이죠. 혹여나 어떠한 정치·사회·경제적 시선으로 보시는 부분은 대중의 판단과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함께 한 선배 조진웅, 정지영 감독에 대한 애정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이하늬는 "진웅 오빠도 스스럼없게 해주시는 편이고, 저 역시 현장에서의 무거운 분위기를 잘 못 견디는 편이거든요"라면서 "물론 날이 서야 되는 신들 같은 것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은 현장에서는 조금 자유로운 상태에서 더 좋은 에너지가 나는 것 같아 기본적인 현장 분위기는 좋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있었어요. 그래서 더 소중했고, 진웅 오빠와도 계속해서 작업하고 싶죠"라며 다시 웃어보였다.
또 "정지영 감독님은 정말 무언가 연세가 70대라는 것, 사실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정말 어색할 정도로 친구 같으신 분이거든요. 제가 현장에서 느끼고 하고 싶은 것을 말씀드리면 감독님도 같이 답해주시고, 소통이 정말 잘됐어요. 관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말 애를 많이 쓰셨다는 생각이 들었죠"라며 애정을 전했다.
이하늬는 "영화가 가진 의미가 이어지려면, 또 많은 분들이 같이 공감을 해주시고, 공유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또 이 영화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라고 되짚으며 "'블랙머니'는 실제와 허구가 섞여있는 영화인데, 어떤 것이 실제이고 허구인지를 같이 비교해보면서 보시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전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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