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 이동건 "케빈 코스트너 아닌 나만의 매력 보여주고파"[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수트를 말끔하게 차려입고 훤칠한 외모를 자랑한다. 휘트니 휴스턴을 지켜주는 케빈 코스트너처럼 듬직한 보디가드로 변신할 배우 이동건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보디가드’가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뒀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고 19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보디가드’가 원작이다. 이동건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 강경준과 함께 캐스팅됐다.

이동건은 “매체와 뮤지컬 연기가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면서도 “아직도 낯설다”라고 털어놓았다. TV, 영화 등에서는 오랜 경력의 배우이지만 뮤지컬 분야는 처음 도전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단다.

“무대 연기가 편한 사람이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코앞까지 카메라가 들어오지 않고 멀리 봐주는 거여서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전 무대 연기가 낯설어요. 뮤지컬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거여서 보고 많이 배우고 있죠. 완전히 뮤지컬에 시간을 할애한다면 몇 걸음 더 나아갈 텐데 드라마와 함께 두 작품을 병행하고 있어 아쉬워요. 연습 전에는 막연한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어쨌든 출발했고 많이 뒤처진 느낌이어서 구체적인 고민이 됐어요. 하루만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드라마의 다음 대본에 내가 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이동건은 TV 조선 ‘레버리지:사기조작단’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이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시간을 쪼개 ‘보디가드’ 연습에 임하는 그는 다른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에 뮤지컬 출연을 결정했어요. 연기만 연습하면 되니까 할 수 있단 생각으로 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다음에 뮤지컬을 한다면 결코 무언가를 병행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분들에 비해 연습량이 5분의 1 될까 해요. 월등히 앞선 분들을 볼 때 많이 뒤처져 있어 부족함을 느껴요. 연습하러 올 수 있는 날은 시간을 통으로 할애하고 있고요. 해나, 박기영 씨가 남아서 열심히 연습을 많이 하거든요. 두 분을 붙잡고 같이 연습하고 있죠. 해나 씨가 특히 저와 늦게까지 많이 맞춰줘 고마워요.”

과거 뮤지컬을 접한 뒤 큰 감동했다는 이동건은 자신 역시 뮤지컬에 데뷔해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정성화 씨가 한 ‘레미제라블’을 보고 너무 감동했고 존경했어요. 사담이지만 감동이 너무 커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결혼할 때 축가를 부탁드렸어요. 그날 정성화 씨가 공연이 있어서 미안하다며 못 해주셨는데 그 정도로 재밌게 봤어요. 개인적으로 최고의 뮤지컬을 꼽으라면 너무 오래됐지만 ‘빌리 엘리어트’에요. 애들이 춤추는 걸 왜 봐야 하지라는 생각에 관심 밖의 뮤지컬이어서 반강제로 봤는데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감동과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뮤지컬 무대에 제가 선다는 게 의미가 있어요.”

인터뷰에서는 걱정과 부담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여러 작품에서 안정된 연기로 녹아드는 배우인 만큼 이동건이 어떤 프랭크 파머를 완성할지 기대가 쏠린다.

“초연에 출연한 다른 선배들과 다른, 또 강경준 씨와 다른 프랭크였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나만의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평가될지는 모르지만 다른 모든 배우와 달랐으면 해요. 내가 하는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고요. 액션이나 총기 연기 등은 드라마에서 해본 터라 내가 가진 노하우를 무대 위에서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영화에서 프랭크 파머 역할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나 초연 배우 박성웅, 이종혁의 잔상은 지워도 될 듯하다. 이들과는 또 다른 이동건만의 프랭크 파머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케빈 코스트너를 넘어설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영화와 무대는 다른 연기여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했어요. 원래 원작이나 리메이크작을 절대 보지 않아요. 무의식중에 흉내 낼까 봐 포스터나 특정 신들의 이미지 정도를 보는 편이에요. 박성웅 선배님이 한 영상도 열심히 보긴 했지만 흉내 낼까 봐 일부러 안 보려고 해요.

목표는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한 것과 다른 면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해요. '이동건이 하니까 다르다. 그러나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면 성공적이지 않나 해요. 역할에 도전한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무대에서의 연기는 제가 하는 연기보다 조금은 과장돼 있고 톤이 업 돼 있는데 내가 갖고 있고, 하고 싶은 톤과의 중간을 잘 뚫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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