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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킨스 고문이 한국농구에 던진 메시지

기사입력 2010.06.14 08:14 / 기사수정 2010.06.14 08:1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윌킨스 기술고문은  한국농구에 무엇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최근 아시아에서조차 2류로 전락한 남자 농구 대표팀은 다가올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NBA 감독 1332승에 빛나는 명장 레니 윌킨스를 기술고문으로 전격 영입했다. 그는 지난 5일에 입국해 약 일주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11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수비와 목표의식

윌킨스 고문은 유재학 감독, 신동파 대표팀 협의회장과 함께 지난 6일 기자회견도 가졌다. 그리고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대표팀 1차 훈련도 참관했다. 윌킨스 고문의 지론은 수비를 중시하는 유재학 대표팀 감독의 그것과 같다는 점에서 향후 대표팀의 행보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윌킨스 고문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수비를 잘해야 한다. 어떤 팀이든 강력한 수비에 고전한다. 수비가 승리를 이끈다"고 선수들과의 첫 만남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수비가 잘되기 위해서는 결국 목표의식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한국선수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확실한 목표 아래 팀이 구성된다면 좋은 성과를 이룰 것이다"라며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정진하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한국 대표팀에 마침맞은 조언이었다. 그간 대표팀을 맡았던 사령탑들은 우승을 위해 제대로 해보자는 말만을 했을 뿐, 실제로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수비를 강조하거나 목표의식을 상기시킨 적이 드물었다.

심지어 프로 지도자들도 대표팀 사령탑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의 국제대회에서 부상과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대표팀에 좋은 컨디션으로 참가해 끝까지 목표의식을 갖고 뛰었던 선수가 드물었다.

빡빡한 KBL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들렸지만 다른 나라 프로리그보다 약간 일정이 빡빡할 뿐, 실제로 다른 국가의 대표팀 선수들도 프로리그 휴식기간에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다를 바가 없다.

국제대회 참가의 근간이 되는 수비와 목표의식은 컨디션과는 별개의 문제다. 윌킨스 고문은 한국의 최근 국제대회 모습과 지난 시즌 KBL 주요경기를 확인한 후 작심하고 내뱉었던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짜 원하는 것은 이길 수 있는 팀  



게다가 윌킨스 고문은 대표팀이 첫 훈련을 했을 때 "확실한 목표를 위해 개인이 아닌 하나가 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강력한 수비와 목표의식의 근본적인 지향점이 '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이기는 팀이 되기를 바랬다. 사실 대표팀은 부상으로 불참한 선수들을 제외하더라도 항상 동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최강의 멤버구성이라고 자부했지만 실제로 조직력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윌킨스 고문 영입의 주요한 목적은 선진농구에 대한 습득이다. 대표팀 유재학 감독도 항상 "배울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배우겠다"며 기술고문 영입의 참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윌킨스 고문은 내달 서머리그 참가와 최종엔트리 선정,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하게 세계농구의 흐름을 한국농구에 접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때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선수들이다. 윌킨스 고문이 아무리 끊임없는 조언을 해도, 동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도 선수들이 이를 습득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즉, '팀'이 이뤄지지 않으면 윌킨스 고문의 존재는 반감될 것이며, 그 '팀'의 관건은 선수들의 준비에 달린 것이다. 유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공식 훈련 전 선수들과의 면담에서 충분히 이러한 부분에 대해 교감을 나눴다고 자부했다.

이번 대표팀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결국,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의식과 한국의 실정에 맞는 수비를 중심으로 한 대표팀을 구성할 때 아시아 경쟁국가를 이길 수 있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1일 윌킨스 고문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한국에서 체류했던 일주일은 한국농구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출발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사진= 윌킨스 기술고문 (C) KBL 제공, 유재학 대표팀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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