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데뷔 17년만 첫 콘서트, 새로운 시작이 기대돼요"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와 섬세하고 깊은 연기 내공을 지닌 뮤지컬 배우 조정은이 데뷔 후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고 관객과 마주한다.

조정은은 19, 20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마주하다’라는 테마로 첫 번째 콘서트를 개최한다. “9월 중순부터 준비를 시작해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처음 하는 콘서트여서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라며 미소 지었다.

“사실 갑자기 하게 됐어요. 계획했던 건 아니고 알맞은 타이밍에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됐어요. 뮤지컬은 제 개인과 상관없이 관객과 작품, 배역으로 만나잖아요. 콘서트는 저라는 사람, 조정은이라는 사람과 마주하는 느낌이에요. 이제 나이가 40대에 접어들었고 배우를 시작한 지 20년이 안 됐는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걸어온 시간들을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고 저 스스로 이렇게 했다라고 느끼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콘서트에 오는 관객분들도 함께 과거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해요.”

2002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해 데뷔 18년 차에 접어든 조정은은 뮤지컬 ‘닥터지바고’, ‘모래시계’,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레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 ‘피맛골 연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다양한 작품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자신만의 아우라를 지닌 배우로 사랑받았다.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관객들이 뽑은 최고의 여자 배우상을 세 번 받기도 했다. 그런 조정은이지만 데뷔 17년 만에, 다소 늦게 콘서트를 열게 됐다. 

“다른 배우들이 단독 콘서트를 할 때 게스트로 많이 나갔는데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게스트로 한 두곡을 부르는 것도 긴장되는데 2시간을 혼자 얘기하고 노래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더라고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콘서트 제의가 와서 하게 된 건 정리를 하는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서예요. 만약 일찍 제안을 받았다면 안 한다고 했을 것 같아요. 공연을 오래 쉬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에요. 조정은이란 사람이 한 시즌을 마감하고 정리하고 다음 시즌으로 나아가는 차원에서 콘서트를 하게 됐어요.”

콘서트의 제목은 '마주하다'다. 관객과 직접 마주하고, 또 자신의 지난 여러 시간들과 마주하고 싶단다. 

“여러 의미가 있는데 작품을 하면서 저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예민한 모습,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질투하거나 못하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유치한 감정이 들 때가 있잖아요. 어떨 때는 자존심이 상해서 얘기 안 하고 뒤에서 울 때도 있고요. 작품을 할 때 그런 게 많이 튀어나오거든요. 그러면서도 성장한 모습도 있고요. 제게 관객이란 긴장을 시키는 존재인데 작품, 배역이 아닌 나로서 관객을 마주한다는 건 조정은이라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낸 일이에요. 지금 이 시점에서 20, 30대, 더 내려가서 어릴 때의 나와 마주하는 의미도 있어요. 지금 봤을 때는 그렇게까지 그럴 일은 아니었구나 하지만 그때는 힘들 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거든요. 완벽하게 잘한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애를 쓴 시간들도 있고요. 여러 가지 의미로 마주하려고 해요.​"

콘서트 후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단다.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서 그때 그랬구나, 어땠구나 라고 평가할 수도 있고요. 그때의 시간이 있어 성숙했고 어려웠지만 잘 지나왔어요. 이를 되새기고 정리함과 동시에 털어내고 새롭게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듯해요. 저도 새로운 시작이 기대돼요. 어떤 작품을 하든 앞으로 해나갈 일들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이 확 달라진 건 아니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게 있을 거예요.”

조정은의 첫 번째 콘서트 ‘마주하다’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를 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아마도 이제 (콘서트를) 안 할 거니까”라며 웃어 보였다. 

“저를 기다려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요.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지 잘 몰랐어요. 계획하고 의도적으로 1년을 쉰 건 아니고 작품을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어요. 절 기다려 준 분들이 많든 적든 기다려준다는 자체가 굉장히 감사해요. 저도 기다렸거든요. 하지만 너무 안 했으니까, 불안하다는 이유로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번이 마지막(콘서트)인데 될 잘 볼 수 없는 면을 보는 기회가 될 거예요. 멋진 남자 세 분이 게스트로 나오고 제가 출연하지 않은 작품의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