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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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히든카드' 안영명, KIA 불펜에 행운을 줄까?

기사입력 2010.06.09 09:42 / 기사수정 2010.06.09 09:4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또 하나의 히든카드다.

반년을 끌었던 KIA와 한화의 장성호 트레이드가 드디어 지난 8일 극적으로 성사됐다. 양 구단은 그간 수차례 카드를 맞춰왔으나 반드시 충족돼야 하는 카드가 공개된 이상 손해를 보지 않는 트레이드를 위해 마라톤 협상을 했다. 결국, 지난 8일 자로 장성호를 포함해 총 6명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 6명의 명단에는 장성호만큼은 아니지만 꽤 묵직한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한화의 '핵심' 우완투수였던 안영명이다.

어렵게 거둔 11승, 그 이후

안영명은 천안 북일 고를 졸업하고 2003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현 한화 김인식 고문의 감독 시절부터 안영명은 꾸준히 1군 경기에 나섰다. 07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61경기에 출전했고, 08시즌에는 46경기에 나서 7승을 거뒀다. 투박하지만 투구 시 볼을 숨기면서 나오는 모습 때문에 밸런스가 좋을 때는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한화는 그의 잠재력을 터트리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고, 드디어 지난 시즌에는 풀타임 선발로 활약해 11승 8패 5.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겪으면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기복이 심한 제구력으로 인한 잦은 실투였다. 지난 시즌 안영명은 0.270의 피안타율을 기록했으나 무려 34개의 홈런을 내줬다. 그래서 좋은 내용의 투구를 해 놓고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올 시즌도 선발투수로 시작했으나 이러한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고, 고비 때마다 집중타를 허용해 12.1이닝 17자책점, 12.4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불펜으로 강등됐다.

그 사이 데폴라와 김혁민이 그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불펜에서도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서 영입한 마일영과 양훈, 박정진의 활약으로 점차 활용빈도가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한화의 마운드 중심에서 비켜난 것이다. 2번의 구원승을 챙겼으나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의 등판이 잦았다. 그렇게 활용도가 떨어졌던 그를 KIA 조범현 감독이 놓치지 않고 '콕' 찍었다. 정든 독수리 굴을 벗어나 호랑이 굴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KIA 불펜의 행운을 위해


지난 8일 야구계가 일제히 오렌지 색 유니폼을 입은 장성호에 포커스를 맞춘 사이, 그는 함께 KIA로 이적한 외야수 김다원과 함께 조용히 광주로 내려와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신고 선수 출신 김다원과 또 다른 우완 투수 박성호보다 확실히 안영명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조 감독은 지난 8일 광주 두산 전에 앞서 "안영명은 오늘부터 바로 1군 불펜에 대기시킬 계획이다. 미들맨으로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나머지 두 선수의 비교적 빈약한 경력에 비해 최근까지도 실전 등판을 했다는 장점을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한화에서의 고별전이 된 지난 6일 대전 두산 전에서도 1.2이닝을 던졌고, 무실점을 기록하며 4경기 연속 실점행진을 마감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트레이드 후 지난 8일 KIA 데뷔 전에서도 역시 두산을 상대했다. 9회 초 2사 후에 등판해 유재웅을 삼진으로 처리, 9회 말 이용규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누렸다. 

이제 그는 본격적으로 KIA 불펜에 합류한다. 그의 성적은 향후 KIA의 행보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KIA는 필승 카드 유동훈과 손영민, 곽정철이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무리를 하고 있다. 최근에도 이들은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힘있는 우완 불펜 요원의 합류는 KIA 구원진의 빛과 소금이 될 전망이다. KIA는 선발진이 두터워 그가 한화 시절처럼 선발투수로 돌아가기에는 쉽지 않지만, 몇 차례 시험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곧바로 필승 계투 조에 편입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KIA 불펜은 SK, 두산, 삼성에 못지않게 불펜의 양과 질이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 

실제로 그는 한화시절 풍부한 중간계투 경험이 있다. 셋업맨과 롱 릴리프 등 수많은 상황에서 괜찮은 활약을 했다. 연투 능력도 검증됐고, 비상시국에는 선발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올 시즌 한화에서 겨우 13경기, 28.2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아 체력적인 걱정도 덜하다. KIA 데뷔 전에서 행운의 구원승을 챙긴 안영명이 이제 KIA 불펜에 행운을 안겨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8일 단행됐던 KIA와 한화의 3대 3 트레이드에서 장성호만큼 유심히 지켜봐야 할 선수가 안영명이다.

[사진= 한화 시절의 안영명 (C)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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