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05 01:56 / 기사수정 2010.06.05 09:02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피겨 선수들이 총집합했다. 비록,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는 볼 수 없지만 밴쿠버 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올라선 스케이터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남자 싱글이다.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무결점의 스케이터' 예브게니 플루센코(28, 러시아)가 현역에 복귀한 뒤, 그의 올림픽 2연패는 현실로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쿼드러플(4회전) 점프 없이 프로그램을 구성한 에반 라이사첵(25, 미국)이 플루센코를 근소한 점수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싱글 경기가 끝난 뒤, 플루센코가 은메달을 획득한 데 대해 적지 않은 지적이 쏟아졌다. 또한, 당사자인 플루센코도 "남자 싱글에서 쿼드러플 점프 없이 우승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올림픽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뒤, 쿼드러플 점프 같은 고난도 기술을 장려하자는 주장이 일어났다. 그리고 결국, 2010-2011 시즌을 앞두고 쿼드러플 점프와 트리플 악셀의 기초 점수를 높이자는 새로운 규정이 제시됐다.
쿼드러플 점프의 기초 점수가 올라간 점에 대해 라이사첵은 "새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연습하다 보니 매우 바쁘다"며, 재치있는 말을 던졌다.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악셀의 구사 여부는 매우 희소하지만 남자 싱글은 그렇지 않다.
정상권을 다투는 대부분의 스케이터가 4회전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시니어가 아닌, 주니어 선수들도 쿼드 러플 점프를 구사하거나 도전하고 있다. 남자 선수들의 기술적인 기량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경쟁 또한 예전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4달 만에 플루센코와 라이사첵은 한 무대에서 만났다. 물론, 그들이 재회한 무대는 경쟁대회가 아닌, 아이스쇼이다.
5일과 6일 양일간에 걸쳐 펼쳐지는 '현대카드 슈퍼매치10-메달리스트 온 아이스'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모두 2가지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1부 공연에서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기한 쇼트프로그램을 공개한다. 또한, 2부에서는 자신의 갈라쇼를 팬들에게 선보인다. 라이사첵과 플루센코는 올림픽에서 연기한 공식 프로그램을 연기한다.
프로그램의 기술 구성을 올림픽 때와 똑같이 배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라이사첵은 올림픽 때,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에 맞춰 깨끗한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악셀,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그리고 트리플 플립을 구사한 라이사첵이 이 점프 구성을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공개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한, 플루센코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곡인 '아랑훼즈 협주곡'의 선율을 타고 '피겨 황제'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플루센코가 구사한 점프 구성은 경이적이다. 쿼드러플 토룹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 트리플 러츠 등을 구사한 플루센코는 90.85점을 기록하며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공연은 컴페티션이 아닌, 갈라쇼인 만큼, 무리할 필요는 없다. 남자 싱글에서 자존심이 걸린 승부를 펼쳤던 두 스케이터가 1부 공연에서 어떤 연기를 펼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에반 라이사첵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기자, 조영준 기자, 예브게니 플루센코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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