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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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마 그대의 미소를 보여줘

기사입력 2006.09.07 23:32 / 기사수정 2006.09.07 23:32

이성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성필 기자]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경기 종료 직전 김상식은 뼈아픈 실수를 하며 1-1 드라마의 주연이 되었고 경기 종료 후 인터넷의 축구 관련 온라인 웹 사이트상에서는 팬들 간에 격론이 오갔다.

또한, 그의 인터넷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일부 축구팬들의 비난글로 도배가 되는 등 곤란한 상황을 겪으며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안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와 그의 지난 플레이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경기 시작 전 몸 푸는 선수들을 보면서 대표팀 인기 선수인 박지성, 이영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내 김상식의 실수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는 것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 몸을 푸는 그를 보며 축구팬인 홍성훈(41·안산시 원곡동)씨는 “대표팀이 무슨 애들 장난이냐?”라면서 “그 정도 실수할 것이면 대표팀에 왜 선발되었느냐? 수비수라는 것이 원래 실수를 한다고 해도 지난번과 같은 실수는 절대로 보여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김상식을 비판했다.

반면 다른 의견을 내는 관중도 있었다. 한석진(33·서울시 구로동)씨는 “K리그에서 그의 경기를 보지도 않았던 팬들이 그동안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그에게 씌워진 ‘카드남발’이라는 이미지에 무조건 비판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비수도 실수할 수 있는 법이고 4백에서 처음 해본 ‘센터백’ 역할을 잘 소화해 내지 않았느냐”며 그를 옹호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김상식은 몸을 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붉은 악마는 그런 김상식을 위해 “김상식~ 김상식~”을 연호하며 그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더불어 김영광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그가 지난번과 같은 위치인 중앙 수비수로 나와 무리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자 팬들은 김상식을 다시 한 번 연호했다. 또한, 전방으로 깊숙이 침투패스로 공격 연결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때는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의 어려운 장면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그를 대만의 공격수가 압박하자 전개 방향을 쉽게 찾지 못하다 밖으로 거둬내고 말았다. 이 상황을 본 관중석의 팬들은 약간의 술렁거림이 있었지만 이내 다시 한 번 김상식을 격려했다. 붉은악마만이 아닌 모든 관중석에서 그를 연호했다.

이후 경기 종료 때까지 김상식은 별 무리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오히려 김동진과 둘만 남은 수비 진영을 사수하느라 측면까지 수비하는 수고를 해내야 했다. 좌우 풀백의 활발한 공격이 가능했던 것도 김동진과 함께 그의 수고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그를 두고 베어벡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그의 나이를 거론하며 ‘그가 알아서 잘 해낼 것’이라며 옹호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를 신뢰하기 때문에 팬들의 비판 속에서도 내보낸 감독의 의도였다.

김상식은 적극적인 수비를 보여주기 때문에 종종 카드를 받는다. 역으로 보면 이것이 그의 경기에 대한 집중도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비수라면 상대의 공격을 지능적으로 끊으며 흐름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김상식은 오는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자신의 한 때 친정인 ‘광주 상무’와의 경기를 가진다. 그 경기에서 그가 또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며 팬들을 웃기고 만족시킬지 궁금하다. 프로에서 그가 어떻게 경기하는지 궁금하다면 경기장으로 꼭 발걸음 하여 그의 플레이를 보며 그를 논했으면 한다.

어떻게 보면 그가 보여준 그날의 실수는 베어벡 호의 세대교체에 있어 성장통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본인 자신도 좀 더 많은 노력을 해 팬들의 비판을 잠재울 플레이를 선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장준희 기자]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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