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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가파른 상승세, 순위싸움 '대혼전'

기사입력 2010.05.21 03:56 / 기사수정 2010.05.21 03:56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본격적인 한여름 승부를 앞두고 순위싸움이 일대 대혼전 조짐이다.

4월 달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당시 4위 LG와 최하위 넥센은 6게임 차였다. 특히 4위 LG와 5위 KIA가 2.5게임 차로 벌어지면서 4강과 4약이 명확하게 구분된 구도를 띄었다. 일각에서는 일찌감치 4강 구도가 결정돼 김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여 일이 지난 21일 현재 그런 걱정은 기우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 4위 KIA와 최하위 한화는 3.5게임 차에 불과하다. 4위 KIA와 5위 롯데는 고작 한 게임 차다. 결국, 3위 삼성과 최하위 한화가 겨우 5게임 차에 불과해 약간 달아나 있는 선두 SK, 2위 두산을 제외하면 중위권이 촘촘히 늘어선 모양새다.

이는 최근 하위권 팀들이 단체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위 롯데는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 6위 LG는 최근 3연승을 포함해 5경기에서 3승 2패, 7위 넥센도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 최하위 한화는 최근 4연승을 포함해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3위 삼성과 4위 KIA는 최근 나란히 3연패와 4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또한, 4월에 워낙 많은 승수를 벌어놓은 탓에 여전히 거리차이는 있지만 2위 두산도 최근 3연패 포함 5경기 2승 3패를 기록 중이며, 선두 SK조차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로 부진하다.

원인은 마운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마운드다. 타격으로 한, 두 경기를 잡을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안정화가 필수다.

최근 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화는 중심타선의 최진행, 송광민이 연일 맹타를 터트리고 있지만 사실 마운드의 안정화가 숨은 원동력이다. 선발진은 여전히 기복이 있지만 양훈, 박정진, 마일영이 지키는 뒷문은 제법 탄탄한 모습이다.

4월 한화의 팀 세이브와 팀 홀드는 3개와 5개였는데 5월은 아직 9경기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팀 세이브와 팀 홀드가 3개와 6개로 4월의 기록을 훌쩍 넘어설 조짐이다. 4월 팀 평균자책점은 6.32로 최하위였지만 5월은 4.25로 3위다.

10승 6패로 5월 성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선발과 불펜의 전체적인 조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넥센은 4월 팀 평균자책점이 4.84로 6위였지만 5월에는 3.73으로 2위다. 그리고 5월에 거둔 10승 중 무려 9승이 선발승이다.

또한, 4월 팀 세이브와 팀 홀드는 2개와 4개였지만 5월 팀 세이브와 팀 홀드는 4개와 5개다. 게다가 볼넷을 헌납하는 투수를 쓰지 않겠다고 했던 넥센 김시진 감독의 엄포도 어느 정도 통했다. 9이닝당 볼넷이 4월 5.29개에서 5월 4.37개로 떨어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반면 기존 상위권 팀들은 5월 들어 마운드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 5월 9승 7패를 기록하고 있는 선두 SK는 최근 선발진이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 팀 평균자책점은 2.74였지만 5월에는 5.28로 '수직상승'했다. 피안타율도 4월 0.226에서 5월에는 0.277로 올라갔다. 두산도 마찬가지다. 4월 평균자책점이 4.08로 3위였지만 5월에는 6.40을 찍으며 7위로 추락했다. 피안타율도 0.259에서 0.301로 치솟았다. 볼넷도 게임당 2.96개 허용에 그쳤으나 5월에는 4.18개를 허용하고 있다. 선발진의 구멍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일부 구원투수들도 과 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5월 7승 9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총체적인 난국이다. 4월 팀 평균자책점이 3.93였지만 5월은 5.68이다. 선발투수들은 최근 3경기 연속 조기 강판을 당했고,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 초반 대량실점을 한 후 타선이 뒤늦게 조금 따라가다가 지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5월 16경기에서 삼성의 선발승은 5승에 불과하다.     

투타 동반 2% 부족, 그러나 엇갈린 희비

5월 들어 LG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와 연이은 부상 선수 속출, 그리고 기복 있는 마운드로 승수 쌓기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LG는 지난 19일과 20일 대구에서 연이어 삼성을 잡아내며 오랜만에 3연승을 일궈냈다. 이대형과 이병규가 대구에서 완벽하게 컨디션을 되찾은 모습이고, 기존 주전들을 대신해서 출전하고 있는 김태완, 손인호, 작은 이병규, 서동욱, 권용관 등도 맹활약을 펼치며 투타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롯데도 4월 팀 평균자책점 5.57, 5월 팀 평균자책점 6.60으로 계속해서 마운드가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군산 KIA전 대역전승으로 상승 흐름을 탄 모습이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사도스키와 송승준은 최근 각각 선발 2연승과 3연승 행진 중이며, 조정훈은 가벼운 어깨 통증을 극복하고 지난 20일 선발승을 따냈다. 장원준도 5월에만 2승을 따내며 부활 시동을 걸었다. 게다가 5월 임경완은 8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이다. 타선의 폭발력이 유지된다면 언제든 치고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KIA는 타선의 부진이 문제다. 5월 들어 9승 3패로 잘 나가다가 최근 갑작스럽게 4연패에 빠졌다. 원인은 역시 타선이다. 5월 초 한동안 불이 붙었지만 최근 이용규, 안치홍, 김선빈 정도를 제외하면 집단슬럼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합계 10득점에 그치고 있다. 4월 팀 타율이 0.248, 5월에도 0.260으로 꼴찌를 벗어날 줄 모르고 있다. 게다가 불펜도 덩달아 시즌 초반 때 처럼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약속이나 한 듯 5~8위 하위권 팀들은 동시에 웃고 있고, 1~4위 상위권 팀들은 동시에 울고 있다. 덕분에 한여름 승부를 앞두고 순위싸움의 흥미가 배가되고 있다. 


[사진=한대화, 김시진 감독(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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