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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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팀, ‘드림팀’ 명칭 자격미달 판정

기사입력 2006.09.03 04:46 / 기사수정 2006.09.03 04:46

박종민 기자

 더 이상 ‘드림팀’은 없다.

[엑스포츠뉴스 = 박종민 기자] 미국 대표 팀의 이번 그리스 전 패배는 그 동안 ‘드림팀’ 명칭의 재사용 논란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현지에서는 미국 대표 팀을 겨냥한 자조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고 농구팬들 역시 세계 농구 수준의 상향평준화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스티브 커를 비롯한 미국 농구전문 칼럼니스트들조차 이번 패배를 이변으로 보지 않고 있다. 미국도 충분히 강한 조직력을 갖췄으나 그리스의 조직력이 한수 위였다. 대인 방어를 뚫는 데 익숙한 미국 대표 팀은 그리스의 강한 지역 방어에 고전했다.

낮은 연령대 선수들로 구성된 이번 대표 팀은 시종일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한계를 보였다. 대표 팀 구성 초기 정신력으로 중무장한 모습과는 달리, 약체 팀을 상대로 한 연이은 대승에 자만심은 극에 달했다. 이에 선수들은 팀플레이보다 1대1 공격방식을 자주 사용하기 이르렀고 그 결과는 냉혹했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경기 막판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은 그리스 선수들은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반면 미국 대표 팀 주득점원이었던 카멜로 앤서니의 허탈한 표정은 미국 농구의 추락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었다.

따라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6년 이상 세계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한 미국 농구 대표 팀에 ‘드림팀’이란 수식어는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 과거 명성을 되찾으려는 미국의 이번 대회 행보에 세계 농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동메달을 노려야할 처지가 됐다.

세계 농구의 상향평준화로 스페인, 아르헨티나, 그리스 등 아시아를 제외하면 그 어느 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세계 농구 강국들은 이미 백중세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고 경기 중 작은 실수도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미국 NBA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글로벌 화된 리그이고 그 발전 중에 있다. 세계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천문학적인 경제적 수입을 챙긴 미국 농구협회는 자신들이 타 국가의 농구수준 상향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 결국 스스로 고양이가 아닌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이 됐다.

이제 세계 농구사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과거처럼 NBA 초호화 멤버를 내세우더라도 어쩌면 제리 웨스트(NBA로고의 주인공이자 역대 최고의 슈팅가드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전설적인 인물)의 말처럼 더 이상 미국은 세계를 압도하지 못할 것이다. 압도는 물론 현재로써 비교우위도 차지하지 못하는 미국 농구의 미래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단 하나의 결론이 생긴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현재 드림팀은 없다’는 사실. 이 하나의 사실이 이번 대회의 모든 것을 가장 잘 요약해주고 있다.



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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