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8 08:12 / 기사수정 2010.05.18 08:12
[엑스포츠뉴스=김지성 기자] 2008시즌 5월 3일~8일 이후 약 2년 만의 주간 5승이다.
한화는 지난 한 주 동안 행복했다. 에이스 류현진이 첫 경기에서 17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며 흥을 냈던 한화는 여세를 몰아 LG와의 청주 3연전에서 시즌 첫 '스윕'에 성공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5월달 들어 상승세를 탔던 KIA와의 주말 대전 3연전에서도 첫 판을 내줬으나 주말 2경기를 모두 따내며 최근 상승세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야말로 투타의 밸런스가 오랜만에 잘 맞아떨어졌던 지난 한 주였다.
중심타선과 불펜의 안정화
주간 5승의 일등공신은 타선이었다. 한화는 지난 한 주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과거의 한화 타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류현진이 대기록을 세웠던 지난 11일에는 많은 찬스에도 불구하고 3점을 얻어내는 데 그쳤지만 강동우과 최진행이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 부활을 이끌었다.
12일과 13일에도 최진행의 만루포와 송광민, 신경현의 홈런포가 나오면서 힘과 힘의 대결에서 LG에 우세를 보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구장이 작은 청주, 최근 하향 세의 LG전이라서 행운이 섞였다고 치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15일과 16일 KIA와의 두 경기는 달라진 한화 타선의 끈기가 눈에 띄었다. 15일에는 시종일관 KIA 선발 콜론에게 눌려있었으나 선발 유원상의 퀄러티 스타트에 힘입어 중반 이후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중심타선은 비교적 잠잠했으나 송광민이 8회 말 결정적인 찬스에서 결승타를 쳐냈다. 16일에도 정원석과 최진행이 맹타를 터트리며 수준급 선발투수 로페즈를 무너뜨렸다. 대체로 활화산 같은 타격은 아니었지만 찬스에서 집중력 있는 한방은 단연 돋보였다.
불펜의 안정화도 눈에 띄었다. 12일에는 선발 김혁민이 많은 실점을 내줬으나 불펜의 박정진과 양훈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투타의 밸런스가 맞아가는 모습이었다. 13일에도 4점의 열세를 뒤집었던 원인은 불펜에서 잘 막아준 양훈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
류현진 혼자 사실상 11일과 16일 두 경기를 책임졌지만 양훈이 지난 한 주 동안 3경기에서 3세이브를 거뒀다. 박정진과 마일영도 각각 3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2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4홀드를 합작했다.
두산-SK 상대로 진검승부
그런 한화가 이번 주 다시 한 번 고비를 맞는다. 바로 2위와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SK와 잇따라 3연전을 치르는 것. 달라진 한화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최근 중심타선과 불펜의 안정화가 고무적이지만 들쭉날쭉한 선발진과 타선의 연결능력 보완이 최대 과제다.
한화 선발진은 지난주 류현진이 2경기를 책임졌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혁민, 카페얀의 부진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혁민은 최근 두 번의 선발등판에서 10.1이닝 7실점에 그쳤다. 볼넷을 11개나 허용하며 자멸했다. 카페얀은 더하다. 5월 3경기에서 9.2이닝 12실점의 총체적 난조다. 선발로서 전혀 제 몫을 못한 채 8패 7.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카페얀의 부진은 한화의 최대 골칫거리다. 양승진과 유원상도 아직은 기복이 있다.
타선도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지난 한 주 중심타선의 최진행(0.348), 송광민(0.400)이 선전했고, 돌아온 해결사 김태완도 타점은 3개에 그쳤지만 타율 0.333으로 타격감을 살려가고 있다. 그러나 테이블 세터와 하위타선의 침묵이 아쉽다.
강동우는 지난 한 주 0.250에 그쳤으며, 추승우도 0.177에 그쳤다. 이러다 보니 지난주 중심타선의 김태완-최진행-송광민이 좋은 타격감에도 불구하고 합계 4홈런 15타점에 그쳤다. 나쁘지 않았지만 아쉬운 수치다. 하위타선의 신경현과 이대수도 0.214와 0.188에 그쳤다. 상, 하위타선에서 중심타선의 견제를 분산하지 못했다.
더욱이 두산과 SK는 득점 루트가 다양하고, 어느 한쪽에서 풀리지 않으면 다른 쪽에서 실마리를 찾아 경기의 흐름을 좀처럼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는 팀들이다. 선발진이 불안정하고 타선의 흐름이 중심타선만 상승 흐름을 탄 채, 상 하위타선이 모두 꽉 막혀있는 한화 타선으로써는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 중, 후반까지 승부를 최대한 대등하게 끌고 가다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불펜진을 최대한 활용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한화는 두산과 SK에 합계 1승 9패로 크게 밀렸다. 더 이상 에이스 류현진에게 일당백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화 한대화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폴라를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기용해 선발진의 반전을 노린다. 한화가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번 주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한대화 감독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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