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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유벤투스, 그들의 미래는? ①

기사입력 2010.05.17 23:01 / 기사수정 2010.05.17 23:01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언제부터인가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인테르의 독주 무대가 됐다.

인테르는 이번 시즌에도 로마의 맹추격을 제치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 리그 5연패와 통산 1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첼시에 밀려 리그 4연패에 실패한 것과 달리, 인테르는 또 다시 이탈리아를 지배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바이에른 뮌헨도, 지난 시즌 6관왕을 달성한 FC 바르셀로나도 인테르처럼 리그에서 독주 체제를 갖추지는 못했다.

인테르의 독주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경쟁자의 몰락이다. 불과 몇 시즌 전 만하더라도 인테르는 유벤투스와 AC 밀란의 등쌀에 밀려 삼인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어느새 절대 반지를 차지한 것처럼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맞수 AC 밀란과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에도 각각 리그 3위와 7위를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보강이 적었던 AC 밀란은 3위라는 성적이 비교적 준수하다고 볼 수 있지만, 여느 팀보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유벤투스가 7위로 시즌을 마친 것은 의아하다.

애초 유벤투스는 착실한 보강에 성공하며 인테르의 유일한 견제 세력으로 보였다. 아니 오히려 인테르보다 팀의 균형은 더 좋아 보였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은 여전히 건재했으며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판타지스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비롯해 팔레르모산 득점 기계 아마우리도 여전했다.

게다가 지난여름 유벤투스는 피오렌티나와 베르더 브레멘에서 브라질 특급 용병 펠리페 멜루와 지에고 히바스를 영입, 중원의 강화와 창의적인 볼 배급이란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했었다. 특히 멜루의 합류는 모하메드 시소코와 함께 과거 이메르송과 파트리크 비에이라에 버금가는 중원을 형성할 것으로 보였다. (물론 이메르송과 비에이라의 공존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럼에도, 이론 상  멜루와 시소코 조합은 절대 강자 유벤투스의 왕정복고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으며, 파비오 칸나바로가 돌아온 수비진은 키엘리니와 함께 아주리 군단의 중앙 수비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이번 시즌 유벤투스의 부진은 다양한 이유로 해석되지만, 그 중 가장 힘을 싣는 것은 페라라의 선수단 장악 실패일 것이다.

지난 2008-2009시즌 막바지 사임한 클라우디우 라니에리의 후임으로 감독에 선임된 그는 감독 경험이 없다는 단점에도, 시즌 막판을 무난하게 끝냈으며 그를 정식 감독으로 뽑았다. 페라라가 팀의 전설적인 선수였다는 점과 2008-2009 시즌 FC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가 6관왕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불어 닥친 젊은 감독 열풍의 영향이 컸다. 아마도 유벤투스는 그를 선임함으로써 과르디올라의 영광을 이탈리아 내에서 재현해주길 원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유벤투스는 모든 이의 예상을 깨면서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기대를 모은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는 조별 예선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는 풀럼에 1차전 대승을 지키지 못하며 2차전에서 완패했다. 리그 초반만 해도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팀이었기에 이는 이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스 조별 예선 A조 마지막 홈 경기에서는 일방적으로 밀리며 1-4로 완패했다.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챔스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린 그들이었기에 충격적이었다.

한편, 리그에서는 깊은 슬럼프에 빠지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으며 경기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들의 경기력은 프리시즌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열린 2009 피스컵 대회에서 보여준 것보다 형편없었다. 선수 간 발을 맞추면 호흡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나아져야 정상인데 이들은 반대였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감독일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이번 시즌 선수 구성에 애를 먹으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 AC 밀란은 레오나르두 덕분에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이는 감독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밀란의 레오나르두가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선수단 장악에 성공했다면, 페라라는 오히려 선수들의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팀의 분위기 쇄신을 비롯해 팀원들의 사기 충전과 전술의 지향점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지에구 히바스는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 “페라라의 전술적 견해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팀에서 맡게 되는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또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한 멜루는 페라라 체제에서 AC 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가 맡는 레지스타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멜루가 실패한 영입이 된 것도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부여한 페라라의 공이 컸다. 아쉽게도 유벤투스 최악의 선수 중 하나인 멜루는 브라질 유니폼을 입는 순간 본 궤도로 돌아왔다.

결국 페라라는 시즌 도중 경질됐으며 그의 후임은 더 최악의 감독인 알베르토 자케로니가 부임했다.

자케로니의 유벤투스는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면 일시적으로나마 상승세를 달린다는 기존의 공식을 깼다. 몇몇 유벤투스 팬은 차라리 페라라를 이끄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케로니의 유벤투스는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3승 1무 6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 리그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비록 유벤투스의 이번 시즌은 최악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은 아쉽지만, 삼프도리아의 챔스 진출을 이끈 루이지 델 네리의 부임이 유력하며 단장 마로타의 선임이 사실상 확정이다. 팀의 새로운 회장 안토니오 아넬리는 착실한 선수 보강을 통해 명가 부흥에 앞장설 것임을 공공연하게 밝혔다..(2편에서 계속)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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