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22 02:18 / 기사수정 2006.08.22 02:18
올스타전이 끝나고 휴식기를 거친 프로축구 후기리그가 23일 전국 7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이번 후반기는 전기리그 우승팀인 성남의 독주를 A3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이 한층 올라간 울산과 전력보강으로 정신 차린 수원, 서울이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탄탄한 전력으로 컵대회를 통해 좋은 성적을 올린 포항, 경남과 일등 조직력을 보유한 대전이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도 관심 가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요 스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게 된다. 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주변의 동료 선수들의 도움 없이는 어떤 것도 해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선수를 찾아내는 것은 K리그를 관전하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지명도가 높은 유명 선수보다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K리그에도 전도유망한 선수는 얼마든지 있음을 느껴보자.
다음은 후기리그에 기대되는 숨어있는 보석 3명을 간추려 보았다.
포항- 이정호(DF. 26)
조성환-김성근과 함께 포항 3백 수비의 왼쪽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상대 공격수에 끈끈이처럼 붙어 몸싸움을 즐기면서 적절한 압박으로 볼의 방향을 차단할 줄 아는 영리한 선수다. 특히 186㎝의 큰 키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가끔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해 파리야스 감독의 공격 축구에 딱 맞는 선수다.
특히 이정호의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전기리그 4월 15일 대전과의 홈경기는 그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다수 연출되었다. 이 경기에서 그는 2골을 뽑아내며 팀의 5-4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또한, 지난해 10월 29일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팀 통산 1000호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상황에 따라 조절하며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그의 발에서 출발한 볼이 미드필더의 한 번의 터치로 곧잘 전방 공격수로 이어지거나 측면의 공격수에게 곧바로 연결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그의 센스는 포항의 전기리그 2위에 분명한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5년을 2군에서 보내고 파리야스 감독의 눈에 띄어 1군에서 괜찮은 활약을 하고 있는 그가 리그에서 조금 더 경기경험을 하고 자신의 장점을 좀 더 극대화한다면 나중에 국가대표 수비수 명단에서 그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전- 김용태(FW. 23)
이관우가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대전은 배기종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2의 이관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배기종은 이관우가 대전에서 보여 주었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아 미드필더에서 공격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배기종을 옆에서 받쳐주는 선수가 바로 공격수 김용태다. 김용태는 올해 입단한 신인이다. 그는 입단 초 최윤겸 감독으로부터 “이관우와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공격의 주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전기리그와 컵대회를 거치며 점점 물오르고 있는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김용태의 장점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빠른 기동력과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능력, 공간 활용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수비수들을 끊임없이 뛰게 하여 지치게 한 다음 주변 동료를 이용해 어시스트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특히 경기 중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대전의 전술에서 그의 체력은 매우 빛난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전방의 모든 영역에서 혹은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플레이 하는 그의 체력은 만점이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수원의 ‘폭주 기관차’ 김대의가 연상된다. 그가 대전에서 조금 더 갈고 닦아 성장한다면 몇 개의 구단으로부터 이적 제의가 올 확률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가 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전북- 최철순(DF. 20)
최철순을 보고 있으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 같은 느낌이다. 경기를 곧잘 풀어나가다가도 잔 실수를 해 팀의 실점 위기로 이어지는 장면을 여럿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쯤 되면 위축될 만 한데도 신경 쓰지 않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경기하는 그를 보면 어린 선수답지 않은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프로 데뷔 경기였던 감바 오사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참으로 신선했다. 볼 다툼에서 밀리자 이내 악착같이 쫓아가 볼을 따내 와 중앙 수비에 연결하는 것을 보면서 잘만 다듬으면 괜찮은 수비수로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했다.
최강희 감독이 만들어 나가고 있는 4백 수비라인에서 그는 주로 측면의 풀백을 소화한다. 주로 좌측에 위치하면서도 오른쪽으로도 얼마든지 이동 가능한 선수다. 무서운 돌파력으로 오버래핑을 자주 보여주는 그는 수비에서도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상대와 신나는 몸싸움을 한다. 때문에 가끔 경고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그는 올해 전북의 빡빡한 일정에서 소금과 같은 존재다. 리그-컵대회-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소화 중인 전북의 수비라인이 숨을 쉴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그의 기량을 더 보고 싶다면 오는 2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컵 국제청소년 축구대회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U-20 청소년 대표로 팀 동료인 이현승과 함께 출전하기 때문이다. 이 경기를 경험하고 돌아온 그가 리그에서는 어떠한 기량으로 전북 팬들을 기쁘게 만들지 궁금하다. 물론 후기리그 초반 2경기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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