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4 15:28 / 기사수정 2010.05.14 15:28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람보 슈터' 문경은(서울 SK)이 은퇴 기자회견을 가지고 정든 코트를 떠났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 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취재진을 한번 둘러보더니 첫 소감으로 "여러 선배가 물러날 때 많이 우셨다. 그러나 난 웃으면서 은퇴하겠다"고 첫 입을 열었다.
정상의 위치에서 물러나고 싶었던 그는 "신선우 감독님의 배려로 시즌 막판에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며 신선우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올해로 40살이 된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목표가 40살까지 뛰고 것이었다. 그것을 이뤄서 기분이 좋다"며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농구 선수로써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혀 어머니와 함께 울던 일,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을 꺾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일, 그리고 지난 시즌 팀이 성적을 내지 못해 모두 힘들어 했던 일을 꼽았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 농구 연맹 대회 당시 서장훈과 현주엽이 빠져 난관이 예상됐지만 모두 똘똘 뭉쳐 우승했다. 당시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잊을 수가 없다"며 당시 회상에 젖어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도 연세대 시절을 생각하면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즐겁고 성적 또한 좋았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한 그는 "당시 노력만이 살길이었다. 고3 겨울부터 2년정도는 성인농구에 적응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1982년 답십리 초등학교 시절 처음 농구와 접했다. 광신상고 당시 처음으로 문경은이라는 이름을 알린 그는 연세대에 진학하면서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90학번으로 이상민, 우지원, 김훈, 서장훈과 함께 대학팀으로는 최초로 농구대잔치 우승(1993-1994 시즌)을 이끌기도 했다. 1997년 실업팀인 삼성전자에 입단한 그는 2001년 서울 삼성이 우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프로 통산 3점슛 1669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앞으로 SK의 전력분석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사진=정든 코트를 떠나 지도자의 길을 걷는 문경은 (C)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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