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2 07:15 / 기사수정 2010.05.12 07:15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사상 처음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
하지만, 많은 사람의 기대만큼 어느 때보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바로 현지 치안, 불편한 교통, 보건 환경 등과 관련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소식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악명높은 '치안 불안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무너지고 사회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 '흑백갈등'과 '빈부격차' 문제는 강력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는 국내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최근 국제조사에 따르면 남아공의 살인발생률은 10만 명 당 38.6명이며, 남아공 경찰 조사 역시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겪는 노상강도 사건만 지난해 무려 7만 2194건에 달할 정도로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나라이기도 하고, 경찰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져 남아공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무장 괴한들이 버스에서 총기 난사를 해 승객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월드컵을 한 달여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이러한 일이 터져 많은 사람을 불안에 떨게 했다. 그 밖에도 임금 문제, 주거 관련 문제 등에 대한 소요 사태가 유혈 사태로도 번지는 등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가 월드컵 경기에 직접적인 테러를 예고하고 있어 더욱 불안을 떨게 하고 있다. 알 카에다 북아프리카 한 지역 조직은 지난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미국 경기 도중 보안검색기가 감지할 수 없는 폭발물을 이용해 공격할 것이다"며 몇몇 팀들을 구체적으로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아공 경찰청장 역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액체 경기장 반입을 금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교통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만한 교통수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취약한 교통 체계가 성공 개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월드컵 기간 동안 `택시'(16인승 승합차)와 버스를 외국인 교통수단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흑인 빈민층의 전용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이 안전하게 이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있는 항공 교통 역시 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쉽게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요하네스버그 일대에 조기 개통되는 고속철도가 숨통을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지역과 지역을 잇거나 지방 도시 내 교통 문제는 월드컵 기간 동안 꼬리표처럼 달라붙을 문제로 남을 전망이다.
보건 환경 문제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최근 포트 엘리자베스, 케이프타운을 방문한 독일 여성이 '동물성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여기에다 남아공 성인 5명 중 1명이 에이즈 양성반응자일 만큼 유례없는 최악의 보건 재앙 가능성도 나타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드컵을 보러오는 외국인들은 20-30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월드컵 입장권 예매 역시 한국-그리스를 포함해 20경기가량이 여전히 표가 남아있는 등 흥행 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갖 악재를 달고 있지만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우리는 정말로 준비가 다 됐다"면서 성공 개최를 확신하고 있다.
온갖 우려와 걱정을 딛고 사상 처음 열리는 아프리카 대륙 월드컵이 아프리카에 희망으로 기억되는 월드컵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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