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13 22:27 / 기사수정 2006.08.13 22:27
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8강 서울-수원의 경기는 3만 8000명의 대 관중 앞에서 축구의 묘미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 준 경기였다. 2-2로 정규시간을 마친 두 팀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수원이 6-5로 서울을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서울-예리한 히칼도
경기 초반 양 팀은 서로 약점을 탐색하는 듯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서울은 역시 이민성을 가운데 두고 김치곤과 김한윤이 좌우로 위치한 3백을 구성, 최대한 앞쪽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앞 선의 미드필더들과 협력해 수원의 공격수들을 막았다.
또한,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다이아몬드 형태의 공간을 형성해 수원의 선수가 공간을 공략하면 4군데에서 근접해 압박을 가했고 이를 통해 소유한 볼은 전방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히칼도에게 전개가 되어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히칼도의 패스는 두두와 정조국에게 칼같이 이어졌으나 수원의 마토-이싸빅 두 외국인 선수가 이들을 페널티지역 바깥쪽으로 몰아내며 슈팅 기회를 최대한 줄이려 애썼다.
이런 서울의 공수 전환에 수원은 한동안 맥을 못추며 공격전개에 애를 먹었다. 특히 이적해 첫 출전한 왼쪽 풀백 문민귀는 늦은 공수전환으로 서울에게 여러 차례 사이드 공격을 허용해 아직 수원의 전술에 녹아들어 가지 못한 인상을 풍겼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백지훈은 친정 선수들을 상대하기 버거웠는지 전진패스보다는 옆으로 돌리거나 뒤쪽의 동료에게 볼을 건네주며 수원의 공격시간을 지연시켰다. 이따금 좋은 슈팅도 선사했으나 양 옆의 공격수 이관우나 김대의의 전진을 막아 미드필드에서의 볼 점유율만 높였다.
수원-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마토
하지만, 후반에 들어서자 수원 선수들은 차범근 감독에게 한소리라도 듣고 온 마냥 확연히 달라졌다. 늘 수세적으로 있다가 한 번의 전방 패스와 함께 공격수가 해결을 짓는 서울의 패턴을 파악이라도 한 듯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던 중 9분 김대의를 빼고 실바를 집어넣었고 실바는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흘러들어온 볼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교체 1분 만에 K리그 데뷔 골을 넣었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이장수 감독은 김은중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고 이에 대응해 차범근 감독은 감을 익힌 백지훈을 빼고 곽희주를 투입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하지만, 모험은 통하지 않았다. 곽희주-이싸빅이 가운데 서고 좌우의 문민귀-마토가 간격을 조절했지만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뒷공간을 허용했고 이것은 22분 박주영과 32분 두두의 연속 골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박주영의 골은 2선의 히칼도의 감각적인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결과가 낳은 것이라 수원에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두 번째 실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수원은 후반 38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싸빅이 옆으로 살짝 흘린 것을 마토가 왼쪽 구석으로 감아 슈팅해 골을 만들었다. 순발력 뛰어난 김병지도 멍하니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벼락 골이었다.
결국, 정신력으로 버티는 승부차기의 순간으로 접어들었고 수원의 승리로 경기는 막을 내렸다. 지난 대전과의 16강 경기에서 방향을 다 잡아내며 선방한 박호진은 이날 이기형과 김치곤의 슛을 막으며 김병지와의 두 번째 대면에서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결과
FC서울 2-2 수원 삼성 (승부차기 5-6)
-득점
서울:박주영(후22), 두두(후32)
수원:실바(후9), 마토(후43)
- 승부차기
서울
김은중 (○), 두두 (○), 이기형 (×), 이을용 (○), 박주영 (○)
이민성 (○), 김치곤 (×)
수원
마토 (○), 실바 (×), 올리베라 (○), 송종국 (○), 김남일 (○)
이싸빅 (○), 조원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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