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12 21:52 / 기사수정 2006.08.12 21:52
최근 영국과 한국 언론은 잉글랜드의 신예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월드컵 당시의 안 좋았던 기억을 지우고 다시 절친한 동료 사이로 돌아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 달여 이상 전 세계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둘 간의 불화설은 2006 독일월드컵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8강전에서 루니가 대표팀 동료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밟자, 호날두가 심판에게 달려와 어필한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급한 성격으로 유명한 루니는 순간적으로 이를 참지 못해 호날두를 밀었고, 이번 월드컵을 통해 가장 유명한 심판 중 하나로 떠오른 엘리손도 주심은 루니에게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며 퇴장을 명령했다.
이어 카메라가 잡은 호날두가 자국 벤치를 향해 윙크(?)를 하는 모습이 잡히며 호날두가 루니의 퇴장을 강력히 요구했고, 그래서 작전이 성공하자 윙크를 했다는 논리가 성립되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수적으로 열세에 있었음에도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가는 등 선전했지만 포르투갈 골키퍼의 신들린 방어에 무릎을 꿇었고, 66년 이후 최강의 멤버라고 칭해진 대표팀에 기대를 걸었던 잉글랜드 팬들의 분노는 호날두에게 집중되었다.
호날두는 경기 종료 후, "레드카드를 요구하지 않았다. 나는 심판이 레드카드를 꺼내게 만들만큼 대단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잉글랜드 팬들의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듯 영국의 대표적 타블로이드 <선>과 <미러>는 연일 원색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선>은 루니가 “호날두의 머리를 둘로 쪼개놓겠다. 절대 그와 같이 플레이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7월 3일 열린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선거에 나선 후안 미겔 비야 미르 후보가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 데려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호날두도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맨유로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날두는 장고 끝에 지난 7월 3일 그의 에이전트사인 제스티후테(gestifute.com)와의 인터뷰에서 “루니와 나 사이에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 게임이 끝나고 나와 그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오늘 역시 그랬다. 둘 사이는 완벽히 정리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루니는 나에게 월드컵에서 행운이 따르기를 바랐고, 포르투갈이 더욱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갈등을 부추기는 미디어에서 말하는 것들은 다 무시하라고 했다.”라며 언론이 한 편의 소설을 작성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루니가 이 인터뷰에 대해서 반박했다는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루니가 월드컵 신인왕은 호날두가 받아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결국, 그와 루니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호날두의 행동을 살펴보자. 아무리 클럽 동료라고는 하지만 현재 치르고 있는 경기에서 동료에 대해 거친 행동을 한다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날두는 첼시 FC와의 클럽경기에서 카르발류가 루니를 루니가 했던 방식으로 밟는다면(?) 마찬가지로 심판에게 가서 강력히 어필했을 것이다.
호날두가 비난을 받고 있는 또 한 가지의 이유인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강력히 바랐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맨유와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최고의 클럽이다.
잉글랜드보다는 스페인리그에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는 호날두가 이 팀에 가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호날두는 이미 "미디어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내가 레알 마드리드로 가고 싶어 하면서 맨유로의 복귀는 싫다고 했다는 것 역시 잘못됐다. 영국 매체들의 전형적인 보도 방식이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둘의 불화설은 타블로이드 언론들의 전형적인 보도 행태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잉글랜드 팬들은 최근 경기에서 호날두를 향해 야유를 보내고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이들과 호날두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어 맨유가 첼시의 리그 3연패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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