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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연패 탈출 LG, 1승 이상의 가치 있는 승리

기사입력 2010.05.11 07:35 / 기사수정 2010.05.11 07:35

정재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경 인턴기자] 지난 9일 잠실야구장을 찾은 LG 팬들에게는 지난 일주일간 답답했던 마음을 한 번에 풀 수 있는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연패 탈출과 동시에 홈에서의 맥없는 경기력이 아닌 9회에서만 3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이며, 좋지 않았던 분위기마저 반전시킬 수 있는 승리를 거뒀다.

9일 경기의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많은 의미를 담은 중요한 승리였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나중에도 2010년 LG트윈스 최고의 명승부를 꼽힐 수 있을 만큼의 경기임을 넘어선 많은 의미는 5월 위기를 맞았던 LG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준 경기임이 틀림없다. [야구+]에서 그 의미를 살펴봤다.

1. KIA와의 잠실 악연 종료

작년 시즌 LG의 KIA전 성적은 2승 1무 16패. 이 중 잠실구장에서의 성적은 1승 8패였고, 1승도 4월 18일에 거둔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KIA를 상대로 거둔 잠실에서의 1년여만의 승리 거기에 KIA전 홈경기 9연패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올 시즌 KIA전 3승째를 거뒀다.

KIA는 해태 시절부터 잠실 경기에 유독 강점이 있었던 팀이고, 특히 관람객이 많을수록 힘을 내는 팀이기에 이 악연은 언제 끝날지 초조할 정도의 미련이 남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9일 승리로 단순히 시즌 중 연패 탈출에 지나지 않아 특정 팀에 대한 패배의식을 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올 시즌 LG는 5경기 만에 지난 시즌 KIA에 거둔 승리보다 많은 승리를 거뒀다.

2. 드러나지 않은 선수들

마운드에서 승리투수는 오카모토 신야였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와 잘 막아준 중간계투진의 KIA 타선 봉쇄는 역전승의 큰 밑거름이었다. 이상열, 김광수, 류택현은 상대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최근 등판이 없었던 오카모토의 컨디션 등판 전까지의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 선수들의 호투는 충분히 넘어갈 수 있었던 흐름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타석에서 마지막 주인공은 조인성이었지만, 조인성에게 연결해준 중요한 역할을 해 준선수는 손인호였다. 7회 말 최동수의 타석에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9회 말에는 무사 1,2루에서 침착하게 희생번트에 성공하며, 조인성에게 두 번의 기회를 연결해주었다.

비록 7회 말에 공격에서는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지만, 9회 말 희생번트는 결승타 이상의 값진 희생타였다. 특히 최근 LG가 작전 실패와 수행력이 떨어졌음을 고려하면 손인호의 희생타는 앞으로 남은 경기 작전수행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타석이었고, 이 타석에 소중한 희생은 팀의 승리로 연결됨에 있어 최선의 아웃이었다.

3. 9회 말의 집중력과 부진했던 선수들의 활약

최근 LG 경기의 패인은 집중력 부족과 팀플레이 미스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가까운 예로 8일 경기에서도 번트 사인 미스로 희생 번트 실패 및 견제사로 소중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며, 승리의 끈을 스스로 놓는 승부가 많았다.

7회 말 무사 1,2루에서 조인성의 잘 맞은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흘러가며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며, 또다시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9회 말 LG의 집중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뭇 바뀌어 있었다. 선두타자 이병규(24번)는 최근 들어 부쩍 공격의 흐름이 좋지 않았지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해냈다. 특히 최근 찬스에서 스탠딩 삼진 비율이 높아지며, 팬들의 걱정을 샀던 선수였기에 이 안타는 결국 좋은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디딤돌이 되었다.

이어 나온 박용택은 데뷔이래 최악의 성적을 보이며, 작년 타격왕 명성의 큰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날의 박용택은 2009년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첫 타석에서 콜론의 높은 공을 때려 좌전 안타를 만들어나갔고, 며칠 전과의 분위기는 많이 틀려 있었다.

9회 말 박용택은 2S 2B 상황에서 낮은 공을 무리하지 않고 맞추는 데 주력하며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조급한 마음 탓에 허공을 가르던 방망이는 정확하게 갖다 맞추는 타법으로 찬스를 연결하는 중요한 안타로 동점 득점에 성공.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 듯했다.

최근 찬스에서 이상하리만큼 뜬공을 많이 쳤던 이진영도 0S 3B 상황에서 기다리지 않고 적극인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어내며, 4번 타자의 몫을 했고, 손인호의 희생번트와 조인성의 끝내기안타는 팀배팅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7회 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잘 맞은 타구가 더블플레이로 이어지며, 자신감을 잃을 수 있던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조인성을 향한 박종훈 감독의 믿음과 믿음의 부응하는 조인성의 타격은 올해 LG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고의 장면이었다.

이 전 경기들을 복기해보면 분명히 먼저 나와야 했던 배팅이지만 결국 승리했기에 지금부터 시도해도 늦지 않았다.

4. LG의 미묘한 '매진 징크스' Good Bye~

LG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프로야구의 인기구단이다. 하지만, 팬이 많은 팀으로써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홈구장 매진 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1년 이후 LG는 정규시즌 단 한 번도 홈에서 매진을 이룬 경기에서 이겨 본 적이 없다. (표 참조) 



가장 큰 구장을 사용하고 가장 많은 팬이 방문하는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으로써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상하리만큼 이기던 경기마저 뒤집히거나 무승부로 끝을 맺는 등 이 징크스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올해도 5월 5일 어린이날 두산 전과 8일 KIA 전에서 매진을 기록했지만, 무기력한 패배로 구장을 방문한 많은 팬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9일 경기도 매진 발표가 난 후 9회 말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날의 승리로 LG는 2001년 8월 11일 KIA 전 이후 자그마치 8년 반 이상을 지난 끝에 홈구장에 꽉 들어찬 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뒀다. 큰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하는 잠실을 홈을 쓰는 구단에서 이 징크스는 제일 깨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징크스다. 특히 다음주 주말 홈경기는 KIA와 더불어 최고의 서울 원정 관람객 동원력을 자랑하는 롯데와의 경기다. 또 다시 매진이 될 가능성이 큰 주말을 앞두고 9일의 승리는 앞으로 많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홈구장에서의 징크스 탈출 이상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5월 첫 홈 6연전에서 LG는 2승 4패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 하지만, 2승은 모두 역전승이었고, 9일의 승리는 많은 숙제를 풀어나가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비록 다른 팀보다 늦게 발견된 약점들이지만,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지난 32경기에서 보여준 미숙한 점은 남은 101경기에서 보완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LG는 코스모스 피는 가을에도 잠실구장의 만원 팬들 앞에서 야구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사진=조인성-박용택ⓒ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정재경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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