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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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홈런 만큼 빛났던 이승엽의 승부 요령

기사입력 2006.08.02 05:03 / 기사수정 2006.08.02 05:03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한일 통산 400 홈런을 기록했다. 한국인 선수가 프로에서 400홈런을 터뜨린 것은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물론 400호란 결과 자체만 놓고 봐도 충분히 이슈가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이승엽의 승부 요령이었다. 왜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타자로 군림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유인구에 속지 않고 달콤한 직구를 얻다

1회말 선두타자 야노 겐지의 좌월 2루타 등으로 만든 2사 3루의 찬스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투수 이가와 게이는 이승엽에게 장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코너워크 위주로 승부를 하며 이승엽을 유인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침착했다. 바깥쪽 아래로 빠지는 슬라이더에 속지 않거나 재치있게 커트해내며 이가와를 당황시켰다. 결국 이가와는 가운데 몰리는 직구를 던져야만 했고 이승엽은 기다렸다는듯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자신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든 상대투수를 KO시키는 멋진 한방이었다. 철저한 데이터야구로 무장한 일본 야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이승엽이 왜 일본프로야구 최고타자로 우뚝 섰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 승부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찬스, 놓치지 않았다

400호 만큼 눈길이 가는 것은 이승엽이 '투런홈런'을 터뜨렸다는 사실이었다.

이승엽은 22호부터 31호까지 모두 1점짜리 홈런이었던 만큼 좀처럼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으나 이날은 1회말 2사 3루란 찬스에서 타석에 등장, 2점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6월 15일 오릭스 버팔로스전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쾌감. 올 시즌 득점권 상황(주자가 2루 이상에 진루해 있을때)에서 터뜨린 두 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일본프로야구 전체 홈런 1위 이승엽이 홈런 수에 비해 비교적 타점이 적었던 이유는 그만큼 찬스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지금도 뚜렷한 테이블세터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타점'이란 밥상을 차려야 할 1,2번타자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 이승엽의 솔로홈런 행진을 부추겼다.

그래도 이승엽은 씩씩했다. 주자가 아무도 없는 텅빈 베이스를 놓고도 이승엽은 홈런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이승엽의 투런홈런이 통쾌했던 이유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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