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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정재훈과 정우람, 보이지 않는 '승리 지킴이'

기사입력 2010.04.30 10:11 / 기사수정 2010.04.30 10:1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인턴기자] 팀 승리를 꽉 움켜쥔 후 놓지 않는 남자들이 있다.
 
개막 한 달, 마운드에서는 특급 선발투수들과 마무리투수들이 연일 팀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보이지 않는 도우미도 있다. 바로 중간 계투 요원이다. 여전히 야구계에서 구원 투수는 '비주류'다. 그러나 중간 계투 요원의 중요성은 백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를 '보장'하는 구원 투수들이 풍부한 팀들은 순위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허허실실 정재훈

이러한 가운데 올 시즌 초반 두산 정재훈과 SK 정우람이 홀드 7개와 6개로 이 부문 1,2위에 올라있다. 중간계투진의 위력을 나타내는 확실한 지표를 홀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두 투수는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양 팀의 든든한 '승리 지킴이'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29일에도 두 투수는 나란히 홀드를 추가하며 팀의 12연승과 4연승 행진을 이끌며 보이지 않는 '보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 정재훈은 중간계투 변신 후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 때 마무리 투수였다가 선발 전환을 모색한 것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지난 시즌 막판 중간계투로 자리를 잡은 이후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재우와 임태훈의 부상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고 최근 다소 구위가 흔들리고 있는 고창성의 몫마저 확실하게 막아주고 있다.

정재훈의 최대 장점은 역시 위기관리 능력이다. 마무리의 경험 때문인지 위기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140km대 초반의 공을 던지지만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안다.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결정구로 쓰면서 상황에 따라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지는데 완급조절과 범타 유도에 능하다. 타자의 심리를 역이용해 능글능글한 피칭을 한다. 전형적인 '허허실실' 피칭이다.      

14경기에 등판해 17이닝 동안 2승 2패 1세이브 7홀드 평균 자책점 1.06, 0.65의 WHIP로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까지 자책점이 2점뿐이다. 29일에도 선발 김선우에 이어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안타 무실점에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간단하게 시즌 7번째 홀드를 기록, 선발 김선우의 승리와 함께 홀드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배짱 있는 정우람

SK 정우람은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08시즌부터는 사실상 '마당쇠'로써 전천후 등판을 하고 있는 좌완 기교파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난조를 겪었지만 올 시즌은 출발이 좋다. 16경기에 등판해 1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23와 3분의 1이닝 동안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1.61, 0.90의 WHIP로 짠물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SK 불펜은 윤길현, 채병용의 입대와 조웅천의 은퇴, 정대현과 전병두의 부상 이탈로 지난 시즌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정우람이 이승호 앞에서 셋업맨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정우람의 장점은 유연한 폼을 바탕으로 하는 '배짱' 있는 투구다. 지난 29일 광주 KIA전에 선발 김광현에 이어 구원 등판한 그는 8회 선두 타자 볼넷에 이어 폭투로 위기를 자초했으나 후속타자들을 외야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해 시즌 6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비교적 단순한 메뉴의 피칭을 하지만 타자의 몸쪽으로 파고드는 체인지업은 일품이다.

각 팀에는 훌륭한 구원투수들이 많이 있지만 팀이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몸쪽 승부를 자신 있게 하는 투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29일 광주 KIA전에서는 역으로 바깥쪽 직구승부로 이용규를 삼진 처리하는 기민함도 선보였다. 물론 박경완이라는 특급포수를 둔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우람의 구위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당백'이지만 괜찮아

두 투수는 지난 29일 나란히 홀드를 추가하며 부문 1,2위를 지켰지만 여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두산은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된 김선우, SK는 6.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이 승리의 '수훈 값'이 됐다. 물론 29일 양 팀의 승리는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밑거름이 됐지만 그것 또한 전적으로 두 사람의 호투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두 투수는 올 시즌 초반 양 팀 핵심 구원투수들의 부상 및 전력 이탈의 공백을 메우는 '일당백'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4월에 계속된 쌀쌀한 날씨마저 투수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묵묵히 마운드에 오르고 또 올랐다. 두 투수는 진정한 '승리 지킴이'로써 프로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정재훈과 정우람은 더 이상 마운드의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사진=정재훈-정우람ⓒ 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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