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매년 성장의 보폭이 달라진다. LG 트윈스 이형종의 멈추지 않는 질주가 가을로 향하고 있다.
'광토마' 이형종이 올 시즌도 잠실벌을 휘젓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기대주에서 팀의 믿음직한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형종은 "재작년보다 작년이,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연차가 쌓일수록 멘탈도 성숙해지고 있다. 그는 "타석마다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 한다. 타석에서 작아지곤 했는데, 좀 더 편안하게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루수를 자주 맡았던 김현수가 좌익수로 복귀하며 외야 주전 자원이 4명으로 늘었다. 훨씬 치열해진 경쟁 속 이형종은 외야와 지명타자, 대타를 오갔다. 못박힌 '내 자리'는 없지만 올 시즌 타율2할9푼7리 11홈런 49타점으로 3할 고지를 눈앞에 뒀다.
결국 실력으로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형종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겨내려 한다. 좋은 선수가 출전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늘 준비를 잘 하고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타선 위치도 변동이 있었다. 지난해 리드오프 출장이 잦았다면, 올해는 3번부터 6번까지 다양하게 배치된다. 출루가 중요했던 포지션에서 타점 생산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이형종은 "1번타자일 때는 출루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나와 조금 맞지 않았던 느낌"이라며 "지금이 심적으로는 타석에서 더 편하다. 타점을 내야하는 상황은 물론 긴장되지만, 1번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리그 전반적으로 장타가 줄었다. 이런 흐름 속 이형종은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장타율(0.467)과 비교해 올해(0.452)도 큰 차이 없다. "홈런타자라고 말하긴 창피하다"라면서도 이형종은 "올 시즌 내 자신에게 여러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성적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꾸준히 시도 중이다. 팀 성적이 좋아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이형종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2016년 와일드카드가 전부다. 1경기 출전했던 그는 3타수 무안타로 아쉽게 가을을 마쳤다. 올 시즌이 '가을 갈증'을 채울 적기다. 이형종은 "당시 (가을야구에) 발만 담갔다가 빠졌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가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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