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유재석이 수다 본능이 일터에서 되살아났다.
24일 첫 방송된 tvN '일로 만난 사이'는 유재석이 매회 스타 게스트와 함께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아가 땀흘려 일하는 프로그램. 1회에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함께 제주도 녹차밭 노동을 떠났다.
이날 세 사람은 6년 동안 방치한 녹차나무 밀림을 재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유재석이 낫으로 잡초를 베면 이효리와 이상순이 뒤따르며 가위질을 했다. 생각보다 일이 고되자 유재석은 "이런 일인지 몰랐다. 상순씨 미안하다. 나는 단순 반복하는 일을 힘들어한다. 안 하던 일인 데다 허리가 좋지 않아서 지금 너무 힘들다"고 투덜댔다.
반면 이효리는 "해가 안 들어와서 시원하고 좋다"며 "일을 하면 힐링이 된다. 빠져서 하다 보면 다른 걸 잊어버리고 몰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에게 "맨날 서서 입만 나불대다가 허리 숙여서 일하려니까 힘든 것"이라며 "얼른 앞으로 가라. 1분에 1미터씩 가야 하는데 토크 할 시간을 줄이자. 지금 오빠 엉덩이가 너무 가깝다"고 일을 재촉했다.
'일로 만난 사이'의 가장 큰 재미는 유재석과 이효리의 입씨름이었다. 이효리는 "'패떳'할 때 나만 일 시키고 놀렸는데 미안한 마음이 없었냐"고 추궁했고, 쩔쩔매던 유재석은 이내 "효리야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효리의 계속된 돌직구에는 "효리는 좋은 예능 파트너지만 가끔 봐야 좋은 것 같다"고 두려워했다. 이상순 또한 "갑자기 단절되는 느낌, 뭔지 안다"고 공감했다.
늘 MC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던 유재석의 개인사도 흥미로웠다. 유재석은 아이들이 몇 살이 됐냐는 이효리의 물음에 "딸 나은이는 8개월 됐고, 아들 지호는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다"면서 "결혼을 하니까 오롯이 TV를, 영화 한 편을 못 본다. 또 지호가 무서워서 혼자 못 잔다고 해서 데리고 자느라 10시면 자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애정행각을 벌이는 이효리 이상순에 "일보다 이게 더 힘들고 외롭다"며 "(나)경은이는 일이 많다. 원래도 오늘 내가 집에 있어야 하는데"라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또 애정표현에는 "애들이 있으니까 부끄럽게는 못하고 나름의 표현을 한다"고 덧붙였다. 키스 질문에는 "애들하고 같이 자니까 키스하기가 시간이 어렵다"고 당황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연에서만 보고 들을 수 있는 풍경과 소리들, 게스트와의 합이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가 탄생했다. 무엇보다 노동에 던져진 유재석의 투덜거림이 국민 MC의 위엄보다 신인시절 메뚜기 탈을 쓰고 고군분투하던 유재석을 떠올리게 해 더 즐거웠다.
한편 이효리 이상순이 첫 회 게스트로 나온 가운데 다음 주는 차승원이 예고편에 등장해 기대를 높였다. '일로 만난 사이'가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8부작 혹은 시즌2까지 바라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