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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 (21) 브라질을 빛낸 5인의 행방은?

기사입력 2010.04.02 10:45 / 기사수정 2010.04.02 10:45

박문수 기자



- 브라질을 빛낸 5인인 행방은?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세계 곳곳에서 브라질 출신 용병을 찾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정도로 당연시됐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의 K-리그 용병 중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으며,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이 많은 브라질 출신 선수 중에서도 진귀한 보석은 늘 있었으며, 이들이 보여준 화려하고 진귀한 마술 쇼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함을 들게 했다. 70년의 월드컵 역사에서 브라질이 유일하게 5회 우승이란 빛나는 성과를 얻은 것은 절대 그들이 보유한 선수의 양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2% 뛰어났던 선수 질이 양이란 요소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이번 삼바 토크 21편을 통해 앞에서 언급한 보석에 대해 재조명할 예정이다.

2002 월드컵 우승에 빛나는 주역들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를 비롯해 각각 프랑스 리그 1과 독일 분데스리가를 장악했던 선수 주니뉴 페르남부카누와 제 호베르투까지 지난 10년간 브라질 축구를 빛낸 5인의 별들의 행방에 대해 알아보자.

호나우두 (코린치안스,브라질)

‘축구 황제’ 호나우두는 화려한 골 퍼레이드에 못지않은 부상 경력으로 더 유명한 선수이다. 게다가 부상을 당한 후에는 은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존재했음에도, 이러한 우려를 무너뜨리며 팬들 앞에 넘버 원 포워드의 위엄을 드러냈다.

지난 2008년 초, AC 밀란 소속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리보르노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최악의 부상 때문에 슬개건을 잃었던 그는 무릎 수술을 순조롭게 끝내며 복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지만, 선수생활 유지 여부에 대한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심했기 때문에 은퇴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4월에는 성 상납과 관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으며 같은 해 7월 소속팀 AC 밀란과의 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어린 시절 차비 때문에 입단이 무산됐던 히우 지 자네이루주의 플라멩구 입성이 유력했던 호나우두는 우여곡절 끝에 코린치안스에 입성한다. 그는 2009년 3월 18일 파우메이라스와의 캄페오타누 파울리스타 경기(브라질 상 파울루 주 리그)를 통해 자신의 복귀 골을 신고했으며 이후, 소속팀 코린치안스의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와 코파 두 브라질 2연패를 이끌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과시했다.

전성기 시절, 호나우두만 있으면 모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지는 못했지만, 페널티 박스 지역 내에서 보여주는 그의 감각적인 득점 본능은 여전히 매서웠다. 비록 팬들과 약속했던 2009년 30골이란 대업을 이루어지는 못했지만, 지난 시즌 37경기에서 23득점 6도움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보여주며 부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 캄페오나투 파울리스타에서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순항을 이끌고 있으니 팬으로서 행복하다. 게다가 득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팀의 공격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경기에 출장한 호나우두는 2개의 득점과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적절한 스탯을 기록 중이다.

다만, 월드컵 승선 문제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브라질 사령탑 둥가가 확실하게 선택한 포워드 호비뉴, 루이스 파비아누를 제외한 나머지 두 자리는 미궁 속에 있으며 호나우두보다는 아드리아누와 니우마르, 그라피테, 알레산드레 파투가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 자신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천천히 늘리는 카나리아 군단의 9번 호나우두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지 모른다.

히바우두(분요도크르,우즈베키스탄)

호나우두에 밀려 주연보다는 조연의 이미지가 강했던 히바우두지만, 위기의 순간에 번뜩였던 그의 강력한 왼발 슈팅은 어쩌면 호나우두가 브라질 축구를 위해 세운 공로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만일 히바우두가 없었다면 브라질은 브라이언 라우드럽의 골 세레머니에 넋이 나간 채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비보를 가슴 속에 안은 채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을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도 마찬가지이다. 호나우두가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보여준 2골과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호나우지뉴의 패스를 환상적으로 마무리 지은 히바우두가 없었다면 브라질의 5번째 월드컵 우승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선수 생활 말년은 절대 순탄치 않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서 자신의 전성기 대부분을 보낸 히바우두는 당시 바르사의 사령탑으로 돌아온 루이스 반 할과의 마찰 때문에 AC 밀란으로 이적한다. 카를로 안첼로티체제의 밀란에서 안드레이 셰브첸코와 최고의 호흡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히바우두의 밀라노 생활은 실패였으며 그리스와 브라질을 전전하던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축구 전도사로서 분요도크르에 입단했다.

우즈베키스탄 왕실과 관련된 분요도크르는 히바우두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했으며 은퇴를 앞둔노장은 물질적인 풍족이 좋았는지 현재까지 자신의 선수 생활 말년을 머나먼 이국에서 보내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브라질로 돌아온 것과 사뭇 다르다. 게다가 돈 때문에 자신의 축구 인생에 오점을 남겼다는 오명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때문에 포항에 입국했을 당시 히바우두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그 선수가 아닌 그저 그런 브라질 출신 용병에 불과했다. 세월의 흐름을 속일 수 없었던 주름과는 별개로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72년생이란 나이가 걱정될 만큼 기대이하였다.

호베르투 카를루스(코린치안스,브라질)

1997년 프랑스에서 열린 프레 월드컵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보여준 UFO 왼발 프리킥이 더욱 뜻깊은 대회였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카를루스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인 궤적을 보여준 프리킥 한방으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카를루스의 이름을 알린 것이 이 프리킥이었지만, 실제로 그는 지난 10년간 브라질을 대표한 왼쪽 풀백이었으며 가장 완벽한 축구 선수 중 하나였다. 우측의 지배자 카푸와 함께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그라운드를 누볐으며 날카로운 킥력까지 갖춘 그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이기적인 실력까지 보유, 브라질 부동의 풀백이었다.

자신의 전성기 대부분을 보낸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2006-2007시즌까지 3번을 달고 팀의 좌측 측면 수비수로서 그라운드를 달리던 그는 페네르바체를 거쳐 현재는 호나우두의 소속팀 코린치안스에 속해있다.

지난 시즌 코파 두 브라질을 거머쥔 코린치안스가 클럽 100주년을 맞이해 야심 차게 영입한 카를루스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에도,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상 파울루와의 캄페오나투 파울리스타에서는 코린치안스 소속으로 자신의 프리킥 데뷔골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풀백이란 포지션 제한에도, 이번 시즌 그는 14경기에서 2개의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선수 생활 말년을 무난하게 마무리 짓고 있다.

주니뉴 페르남부카누 (알 가라파,카타르)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주니뉴는 오랜 기간 올림피크 리옹의 상징이었다. 동명의 주니뉴 파울리스타 그리고 또 다른 축구 황제 호마리우와 바스쿠 다 가마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뒤, 프랑스로 이적한 주니뉴는 그곳에서 올림피크 리옹의 리그 우승에 크게 이바지하며 또 다시 주가를 올렸다. (지난 2001년 리옹에 입단한 주니뉴는 리그에서 247경기 출장 74득점을 기록한 팀의 전설적인 선수였다)

리옹과의 계약이 만료되자 카타르 리그로 이적한 주니뉴는 이번 시즌 소속팀 알 가라파의 리그 2연패를 이끌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애초, 주니뉴는 리옹을 떠나 다른 유럽 클럽으로 이적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친정팀 바스쿠 다 가마로 돌아가길 원했지만, 그의 전 소속팀이 브라질 2부 리그로 강등된 상황이라 거대한 오일 머니의 힘을 빌린 알 가라파 행을 선택했었다.

그러나 그의 카타르 인생은 짧을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는 애초 자신의 친정팀 바스쿠 다 가마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소속팀이 브라질 2부리그에 속했기 때문에 포기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바스쿠 다 가마가 1부리그로 승격했으며 주니뉴 영입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한 조율만 있다면 그의 복귀는 시간 문제일 것이다.

제 호베르투 (함부르크SV,독일)

오랜 기간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이름을 알린 제 호베르투는 측면 미드필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에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이다. 실패한 대회로 꼽힌 2006 브라질 대표팀의 당당한 에이스였으며 이 대회에서 유일하게 빛난 선수였다. 공격에 주안점을 둔 브라질 대표팀의 공수 조율이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으며 뛰어난 활동량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팀 워크를 상실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제 호베르투는 화려함이란 장기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꾸준함으로 사랑받던 선수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개인기를 전혀 못 쓴다는 말은 아니다. 선수 생활 초반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했던 그는 탁월한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자주 농락했으며 바이에른 레버쿠젠 소속으로 팀의 트리플 러너업을 이끌기도 했다)

자신의 포지션에 상관없이 줄곧 A 학점 이상의 성과를 올린 선수이며, 꾸준한 자기 관리로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함부르크 SV에서도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많은 나이 때문에 단기 계약을 제시한 바이에른 뮌헨에 입장에서 제 호베르투의 이번 시즌 활약상에 배가 아픈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중간에 부상으로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음에도, 그는 함부르크의 이번 시즌 최고의 성과물임이 틀림없다.

본인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러한 활약이 지속된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명단에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둥가는 2007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제 호베르투의 대표팀 승선 문제에 대해 논했지만, 바이에른 뮌헨과의 계약 조항 때문에 거부당한 전례가 있다.

[사진=호나우두,히바우두,호베르투 카를루스,주니뉴,제 호베르투 프로필 사진 ⓒ 코린치안스, 분요도크르, 알 가라파, 함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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