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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GS칼텍스, '데스티니 효과' 사라지자 무너지다

기사입력 2010.04.01 16:27 / 기사수정 2010.04.01 16: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시즌 초반, 최하위에 처져있었던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를 데스티니(23, 레프트)로 교체하면서 14연승을 질주했다.

팀과 융화되는 외국인 선수 한 명의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데스티니의 영입 이후, GS칼텍스는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접어들며 GS칼텍스의 상승세는 주춤거렸다. 공격 패턴이 단조롭고 기교가 부족한 데스티니의 공격 루트가 모두 읽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KT&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데스티니의 공격은 KT&G의 블로커와 수비진들에게 철저히 봉쇄됐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인 케니(31, 현대건설)는 다양한 타법과 기교를 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데스티니의 경우, 기술보다는 자신의 신장과 타점으로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공격의 방향이 일정한 데스티니의 공격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적절한 휴식을 취했던 KT&G의 몬타뇨(27, 라이트)는 위력적인 공격력을 발휘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이끌었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팀 수비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리그 최고의 리베로인 남지연이 버티고 있었지만 팀원 전체가 수비에 임했던 KT&G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 팀의 공통점은 모두 ‘절대적 공격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임한 몬타뇨는 1차전과 2차전에서 6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3차전에서도 54%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31득점을 올렸다. 점프 탄력을 활용한 파워와 손목을 이용한 타법을 구사한 몬타뇨의 공격에 GS칼텍스의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주 공격수가 안 풀리는 상황에서는 다른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김민지(레프트)는 15득점을 올리며 4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돌파구가 돼야 할 오른쪽 날개 공격은 극히 부진했다.

나혜원(라이트)은 3차전에서 단 1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공격성공률은 20%에 불과했고 신인인 양유나와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GS칼텍스 센터진의 부진도 챔피언결정전 탈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배유나(센터)와 지정희(센터)는 3차전에서 각각 4득점과 3득점에 그쳤다. 중앙 속공은 거의 사라졌으며 블로킹 역시 좀처럼 나오지 못했다.

리그 중반 14연승을 올리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GS칼텍스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데스티니의 부진'이었다. 데스티니는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위력 넘치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홀로 고군분투하며 주포의 역할을 해냈다.

문제는 ‘데스티니’가 아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지난달 26일에 열린 '여자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GS칼텍스의 이성희 감독은 "데스티니를 제외한 김민지와 나혜원 등의 활약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스티니의 위력이 감소하자 GS칼텍스는 시즌 초반의 팀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컸던 GS칼텍스는 KT&G에 단 한 세트도 뺐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사진 = 데스티니, GS칼텍스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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