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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손연재, "아시안게임위해 좋은 경험 쌓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0.03.21 22:35 / 기사수정 2010.03.21 22:3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힘든 점도 많았어요. 하지만, 연습은 멈출 수 없었고 시니어 첫 해라 더욱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해보다도 추웠던 올 겨울. 리듬체조 선수들은 난방이 되지 않는 '냉장고' 같은 체육관에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시니어 첫 데뷔 무대에서 1위에 오른 손연재(16, 세종고)는 "올 겨울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지난 20일,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선수촌 필승 주 체육관'에서 열린 '2010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손연재는 이경화(22, 세종대)와 김윤희(19, 세종대)를 제치고 국가대표 선발전 1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국내 리듬체조 정상을 지켰던 신수지(19, 세종대)는 왼쪽 발목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비록, 신수지가 없는 대회였지만 손연재는 시니어 첫 무대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단숨에 '국가대표 에이스'로 떠올랐다.

갈리나 코치,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든 겨울을 보냈지만 러시아에서 온 갈리나 코치에게 지도를 받은 손연재는 한층 성숙해졌다. 현재 손연재의 메인 지도자는 전 국가대표 코치였던 김지희(41) 코치이고 이 팀에 갈리나 코치가 새롭게 들어왔다. 지난 2월 27일, 국내에 입국한 갈리나 코치는 손연재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갈리나 코치님과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났어요. 그 후로도 러시아에 전지훈련을 가면 이분에게 지도를 배울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도 러시아에서 갈리나 코치님과 함께 훈련을 했었어요"

갈리나 코치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손연재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 이번 선발전을 앞두고 훈련 량이 대폭 늘어나 오전 10시에 시작해 저녁 7시 반까지 이어졌다.

"갈리나 선생님은 더 이상 주니어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셨어요. 같은 난도(리듬체조의 기술)라도 좀 더 정확하게 하도록 주문하셨고 국제 대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니어와 비교해 시니어 작품의 수준은 한층 어려웠다. 갑자기 어려운 난도를 접하게 된 손연재는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때는 난도를 낮춰보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다시 도전했다.

이번 선발전에서 손연재는 줄(26.025)과 후프(26.725), 그리고 볼(26.950)과 리본(26.150)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4가지 종목의 점수를 합친 총점 105.850점을 기록한 손연재는 102.200점을 받은 김윤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듬체조에서 3.65점의 차이는 적지 않은 점수 차다.

이날 경기를 펼친 손연재에 대해 갈리나 코치는 "리본에서 나타난 실수만 제외하면 모두 무난하게 연기했다고 본다. (손)연재는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습득 속도도 매우 빠르고 탁월한 운동능력도 갖췄다. 아직 어리고 지금 막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기 때문에 성숙한 표현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난도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점도 연재가 이룩해야 할 과제다"라고 평가했다.

갈리나 코치는 "연재의 장점은 운동능력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머리가 매우 영리하다는 점이다. 리듬체조는 운동능력과 예술적인 감각, 그리고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도 필요하다. 연재는 똑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손연재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배운 '환한 미소', 연기할 때 웃지 않으면 왠지 어색해

손연재는 처음으로 출전한 선발전에서 1위에 올랐지만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어느 경기에 임하든 간에 작품을 깨끗하게 연기하는 것이 손연재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다. 26일부터 28일까지 그리스 칼라마타에서 열리는 '2010 FIG(국제체조연맹) 리듬체조 월드컵 칼라마타 대회'는 손연재가 처음으로 출전하는 시니어 국제대회다.

"항상 대회에 출전할 때, 순위보다는 제 작품을 완벽하게 연기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월드컵 칼라마타 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관중이 많은 분위기 속에서 연기를 해본 적이 드물었어요. 이런 경험을 쌓기 위해 국제대회에 임하고 싶습니다"



무럭무럭 성장 중인 손연재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부상'이다. 리듬체조 선수들은 모두 자잘한 부상을 안고 있다. 이 점을 극복하고 실전 경기에서 최상의 몸짓을 표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자 꿈이다. 손연재 역시 현재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가면서 새 작품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연재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표정 연기다. 아직 어리지만 연기 도중에 잃지 않는 미소를 지니고 있다. 어려운 난도를 펼치면서도 손연재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손연재는 "워낙 어릴 때부터 자주 웃으라는 지도를 받아서 연기 도중 웃지 않으면 어색하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신수지의 부상이 완쾌되면 '2010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치를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5월 말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목표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이에요. 그때까지 지금 연기하고 있는 작품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그리스 칼라마타 월드컵 대회는 처음 출전하는 시니어 국제대회인 만큼,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경험을 쌓는데 집중하고 싶어요"

자신 안에 내재 된 가능성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하게 발전시키는 것. 이것이 손연재의 바람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손연재는 김지희 코치와 김윤희, 그리고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그리스 칼라마타로 출국할 예정이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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